뉴저지초대교회는 온누리교회의 2중대?
뉴저지초대교회는 온누리교회의 2중대?
  • 김종희
  • 승인 2008.08.13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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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하용조 목사 부름 받고 이재훈 목사 한국으로 복귀

▲ 뉴저지초대교회는 현재 이재훈 목사 후임 청빙 과정을 밟고 있다. 사진은 초대교회 전경.
2005년 3월 뉴저지초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재훈 목사가 최근 한국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의 부름을 받고 4년이 안 되어서 돌아간다. '미국 뉴저지초대교회는 역시나 한국 온누리교회의 2중대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건인가.

이재훈 목사는 한국 온누리교회에서 오랫동안 하용조 목사의 오른팔 역할을 하면서 하 목사의 복심(腹心)으로 통했다. 그는 하 목사의 비서로 있으면서, '재벌의 문어발 행태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을 받았던 ACTS 29의 충실한 기획자요 추진자로 일했다. ACTS 29가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 이 목사는 총알받이 역할도 했다. 그의 충성심이 인정받아서일까. 그는 2004년부터 온누리교회의 지원을 받아서 시카고에 있는 트리니티신학교에서 공부했다.

2004년은 뉴저지초대교회 전임목사가 불미스런 일로 교회에서 나가는 바람에 담임목사 공백기를 맞고 있을 때였다. 장로들은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형 교회 목사들에게 담임목사 후보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중 하용조 목사가 이재훈 목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 목사가 영어권도 아니고, 나이도 어리고, 목회 경험도 부족한 점 등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처음에는 장로들의 눈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하 목사의 강권이 크게 작용한 탓인지 2005년 3월 담임목사가 되었고, 1년이 지난 2006년 3월 정식으로 위임했다.

40세도 안 되는 젊은 나이에 비해 잘 준비된 깔끔한 설교를 했고, 장로들의 파워가 강한 이 교회의 분위기에 맞게 부드러운 이미지와 타협적인 자세를 취했다. 사랑의교회가 새들백교회를 붙잡고 있다면, 온누리교회는 윌로우크릭교회의 지교회처럼 카피해왔었다. 뉴저지초대교회도 이재훈 목사 부임 이후 윌로우크릭교회의 리더십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한국 온누리교회의 프로그램들이 도입되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우러지면서 교회는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역시 한인 대형 교회들의 고질적인 문제 중에 하나인 한국 대형 교회 의존적 행태가 이 교회에서도 담임목사가 위임한 지 3년도 안 되어 '본국' 내지 '친정'으로 돌아가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번 일을 놓고 한국이나 미국의 한인 교계 언론들은 '온누리교회의 후계 구도'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재훈 목사가 하용조 목사의 후계자가 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이 과연 '이재훈 목사가 하용조 목사의 후계자가 되는가'일까. 하용조 목사와 이재훈 목사에게 뉴저지초대교회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특히 하 목사 눈에는 온누리교회 외의 다른 교회들이 정말 '주님이 머리 되시는 교회'로, 교인들이 '성도(聖徒)'로 보이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기자는 이재훈 목사가 부임하는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는 여건에 있었다. 이 목사가 부임하는 과정과 그 후 교회 모습을 보면서, '뉴저지초대교회가 온누리교회의 2중대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우려해왔다. 기자의 우려를 잘 아는 장로들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하지만 예측은 예상보다 빨리 현실로 드러났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의 건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 수술을 해서 회복 상태라고 교회는 밝혔지만, 그건 일시적인 회복 상태일 뿐이다. 하 목사의 건강 상태를 봤을 때 교회는 후계자 구도를 빨리 그려놓을 필요가 있다. 하용조 목사는 오른팔과 같은 이재훈 목사를 키우려고 미국으로 보내 공부도 시키고 목회 경력도 쌓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때가 꽉 찬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사정이 급하다 보니 자신이 보낸 교회에서 3년 조금 넘게 목회했는데 친정으로 돌아오도록 한 것이다. 이재훈 목사는 이에 순종했다.

결과적으로 볼 때 하용조 목사에게 뉴저지초대교회는 자기 사람의 경험을 쌓게 하는 '목회 훈련장'이나 기업으로 따지면 '계열사' 중에 하나일 뿐이지, '주님이 머리 되시는' 독립된 교회는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기가 담임목사로 강력히 추천하고 위임식 때 설교까지 해준 목사를 몇 년도 안 되어서 자기 사정에 따라서 다시 불러들일 생각을 할 수 있는가.

그건 이재훈 목사도 마찬가지다. 뉴저지초대교회 교인 누구도 이런 저런 비전을 내세워서 교회를 이끌어온 담임목사가 몇 년도 안 되어서 갑작스레 하용조 목사의 부름을 받고 이 교회를 떠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뉴저지초대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내어놓고 온누리교회 수석 부목사로 돌아가는 것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했다. 하용조 목사와 그의 관계, 지금까지 진행된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온누리교회 수석 부목사로 가는 것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하는 말을 믿는 사람은 '이런 바보 같으니라구' 하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좀 더 그럴듯한 논리와 표현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는 뉴저지초대교회를 떠나는 것에 대해서는 '1세 목사로서의 한계'라는 논리를 들이댔고, 온누리교회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했다. 딱히 대들기 어려운 논리와 표현이다. 이 목사가 뉴저지초대교회를 올 때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고, 온누리교회로 돌아갈 때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지금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얼마든지 얘기하겠지만, 나중에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된다면 그때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하면 그만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당사자 외에는 그 누구도 검증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 자신도 누구를 어디에 불렀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교회 구성원들이 자기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깨닫고 그에 걸맞게 자신들의 몸을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그 누구든 남의 장단에 놀아날 수밖에 없다. 입만 열면 1·5세, 2세, 미래 세대를 말하지만, 정작 지난 5년 가까이 무엇을 준비하고 갖춰왔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다음 세대는 멋진 건물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뉴저지초대교회가 지금 후임을 열심히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구성원들이 다 함께(몇몇 장로들만 말고)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더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씨름하는 과정을 밟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후임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할 것이다. 수개월 동안 담임목사 없이도 내부 동요 없이 교회 건물을 건축하고 잘 견뎌낸 내공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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