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교회에 위협인가 기회인가
포스트모더니즘, 교회에 위협인가 기회인가
  • 박지호
  • 승인 2008.09.19 0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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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생명학 포럼, '포스트모던 시대 교회의 태도는?'

하나님이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상품 중 하나가 되어버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은 불안하다. 다원주의나 절대성에 대한 회의를 신앙의 위협으로 느끼고 교회는 세상을 향해 벽을 쌓는다.

▲ 김기대 목사는 "대립과 배제가 만연한 사회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으로 포스트모던 시대에 교회의 사명을 규정했다.
9월 11일 평화의교회에서 열린 '생명학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김기대 목사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절망을 오히려 기독교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자. 교회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 말고 사회와 문화의 해석을 선도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 목사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신학과 교회가 결코 수세에 몰릴 이유가 없다"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가 탈중심, 탈논리, 탈이성을 추구하는 불안한 시대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동시에 전 시대를 껴안으려는 건강한 시대라고 볼 수 있다. 해석과 대화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다시 부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시대"라고 해석했다.

김 목사는 "대립과 배제가 만연한 사회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으로 포스트모던 시대에 교회의 사명을 규정했다. '차이의 긍정'을 추구하는 들뢰즈의 '생명철학'을 예로 들면서, 동일성만 주장하고 차이를 부정하면 대립과 죽음이라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지만, 차이를 긍정하면 새로운 의미가 창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교회가 보여준 무례하고 호전적인 행태로 인해 한국 사회에는 반기독교적 정서가 팽배하고, 종교 편향 논란은 종교 간 대립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똘레랑스가 보다 나은 생성을 이끌어내는 첫걸음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두 가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모든 금지를 금지한다'는 극단적인 '혼잡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경계해야 하지만, 사회의 다원성을 인정하면서 시대의 방향을 찾으려는 '엄밀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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