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교회의 장애우 '참사랑'
롱아일랜드 참사랑교회, 청소 용역 장애우에게 맡겨
▲ 비질의 달인 양철승 씨. ⓒ뉴스앤조이 박지호 | ||
목요일 오전 10시가 되자 장애우들이 참사랑교회에 도착했다. 이들은 교회당에 들어서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스스로 알아서 청소 도구를 하나씩 들고 나타났다. 그리곤 각자 맡은 구역에 가서 알아서 청소를 시작했다. 움직임이 제법 능숙하다.
▲ 카메라만 들이대면 포즈를 취해 사진 찍기 힘들었던 최효진 씨. ⓒ뉴스앤조이 박지호 | ||
장애우들은 문 목사와 김 사모를 곧잘 따랐다. 청소를 마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최용진 씨가 어린애처럼 묻는다. “하나님이 무얼 젤 기뻐해요?” 문 목사가 “용진이 장가가는 거지” 하며 농을 던지니 좋아하며 키득거린다. 최용진 씨는 청소해서 받은 돈을 꼬박꼬박 모아오고 있단다. 장가 밑천이라고 문 목사님이 살짝 귀띔해줬다. 비질의 달인 양철승 씨는 모은 돈으로 플로리다에 여행도 다녀왔다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효진 씨는 번 돈으로 엄마에게 선물을 사줬다며 좋아했다. 드라마 제목을 줄줄 외는 박은지 씨는 받은 돈으로 빌려 볼 드라마를 고르느라 벌써부터 머릿속이 복잡하다.
지금이야 2년 조금 안 되게 지났으니 모든 것이 순조롭지만 처음부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막상 김 사모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교회 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단다. 같은 비용으로 정상인을 고용해서 훨씬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는데 구태여 그럴 필요 있냐는 거다.
▲ 청소를 끝낸 뒤 휴식 시간. 하지만 박은지 씨의 입은 쉴틈이 없다. 가운데가 문영길 목사. ⓒ뉴스앤조이 박지호 | ||
▲ 음식 가득, 보람 가득, 미소 가득… 점심 시간이 가장 즐거운 박은지 씨. ⓒ뉴스앤조이 박지호 | ||
돈은 돈대로 쓰고 신경은 신경대로 쓰이는 청소 용역을 맡긴 이유를 김인옥 사모에게 물었다. “비록 작은 노동이지만 그것을 통해 스스로가 하나님 앞에서 소중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편안하게 살려고만 하는 의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 수고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목요일이면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장애우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문 목사는 청소가 목적이 아니라 일했다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냥 돈을 줄 수도 있지만, 이 친구들이 일을 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느끼고, 스스로 돈을 버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저희가 하는 일은 단지 이들이 열심히 일하고, 맛있게 먹고, 즐겁게 놀다 가도록 돕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