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따고도 못 자르는 머리
아들이 엄마식 미국 영어 42
▲ 미용실에서 쓰는 영어 외워두세요. 이런 영어가 살아 있는 영어입니다. | ||
일단 미국에서 머리를 하러 가려면 예약을 하는 게 보통이지만 안했어도 돈만 내면 얼마든지 반겨주는 곳이 또 미용실이죠. 예약 없이 그냥 들어가는 것을 Walk-in이라고 하는데 미용실에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물어보세요. 'Do you take walk-ins?(예약 안 해도 괜찮아요?)'
머리 자르러 가서 제일 흔하게 하는 얘기가 뭔가요? 먼저 'I'd like a hair cut.(머리 자르러 왔는데요)'라는 말부터 시작해야죠. 그러고 나서는 층을 쳐 달라, 앞머리를 내려 달라, 머리를 귀 뒤로 넘겨 달라, 원하는 대로 설명을 해줘야 낭패를 안 봅니다. 머리를 자르는 대신 '파마하러 왔는데요'는 'I'd like a perm' 얼마나 쉬워요. 그치요?
먼저 머리에 '층을 쳐' 봅시다. 도대체 여기에 맞는 영어 단어는 뭘까요? 층? Stairs? 계단? 절대 아니죠. 이럴 때 쓰는 말이 layer입니다. 'Can you make layers in the back?(뒷머리는 층을 좀 쳐주세요)'
그 다음에 앞머리로 가 봅시다. 'Leave my bangs longer to cover my forehead.(앞머리는 이마를 가리게 더 길게 내려주세요)' 앞머리는 영어로 bangs 라고 합니다. 그 외에는 이 문장에 낯선 단어 없죠?
옆머리는 어떻게 할까요? 보통 남자 분들이 이발소나 미용실에 가면 머리의 길이 외에는 따로 하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남자들이 특히 원하는 스타일이 별로 없잖아요, 그죠? 머리를 자른다고 하면 미용사가 묻는 말이 'How short do you want your hair?(길이를 어떻게 해드릴까요)'입니다. 못 알아들을까 두려워 미용실 못 가지 마시고 이렇게 묻는 말을 미리 알아 두고 대비해 가시면 영어가 더 잘 됩니다.
그렇게 물어 오면 얼마나 짧은 길이를 원하는지를 옆머리 길이로 설명 하면 됩니다. 선택은 두 가지, 'above the ears(귀 위로 짧게)' 아니면 'below the ears(귀를 덮을만할 정도로 길게)' 둘 중에 한가지로 말하시면 됩니다. 불안하시면 'a little bit(조금만)'이라는 말을 붙이셔서 너무 짧거나 길게 자를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 하시는 게 좋지요.
제가 여기 가르쳐 드리는 말들은 아주 기본이니까 일단 그렇게 기본 스타일을 정하신 뒤, 더 복잡한 스타일을 원하시면 헤어스타일 잡지를 가리키면서 'I'd like this(이렇게 해주세요)'하세요. 영어 한 마디도 못하고 미용실 들어가자마자 배시시 웃으면서 손가락만 가리키기는 너무 민망하잖아요? 그래도 영어 한 마디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킵시다. 'I'd like this'는 '이게 좋으네요'라는 뜻으로 미용실 뿐 아니라 어딜 가나 쓸 수 있는 말이에요. 식당가서 메뉴판을 가리킬 때도, 어디 가서 물건을 고를 때도 검지 하나에다 이 문장 한 마디 알면 대충 다 통하죠 뭐.
이렇게 내가 살면서 실제로 써 먹을 수 있는 말들이 바로 살아 있는 영어입니다. CNN 쳐다보면서 '나는 언제쯤이나 저런 영어를 할 수 있을까?' 기대도 하지 마세요. 미국 사람들 중에 CNN 앵커나 기자들처럼 말하는 사람들 없습니다. 여러분은 늘 세계 정치와 경제에 대해서만 논하면서 사세요? 아니죠? 밥 먹고, 일하러 가고, 재미난 텔레비전 얘기하고, 머리 자르러 가고 보통 사람들이 살면서 보통으로 하는 얘기 그걸 영어로 배우세요.
예약 안했어도 받아 주나요?
Do you take walk-ins?
머리 자르러 왔는데요.
I'd like a hair cut.
파마하러 왔는데요.
I'd like a perm.
뒷머리는 좀 층을 내서 쳐 주세요.
Can you make layers in the back?
앞머리는 이마를 가리게 더 길게 내려 주세요.
Leave my bangs longer to cover my forehead.
길이를 얼마나 짧게 해드릴까요?
How short do you want your hair?
귀 위로 좀 올라갈 정도로 짧게요, (아니면) 귀를 살짝 덮을 정도로요.
A little bit above the ears (or) a little bit below the ears.
김은정
* 이 글은 김은정 씨가 쓴 <굿바이 영어 울렁증>(로그인 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경희대 영어교육과 졸업.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Stony Brook에서 TESOL 석사 학위 취득. <굿바이 영어 울렁증> 저자. 전 미주리주립대 ESL 강사. 현재 U.T. Arlington ESL 강사. Texas Wesleyan University 심리학과 교수인 남편과 이름이 '아들'인 아들 그리고 딸 조아와 Fort Worth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