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 목사를 괴물로 키워버린 미국 보수 언론

'코란 화형식'을 통해 주목해야 점 두 가지

2010-09-13     박태인

'코란 화형식'으로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테리 존스 목사의 기행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테리 존슨 목사는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이후부터, '이슬람은 악(Isralm is of the Devil)'이라는 슬로건으로 교회를 운영해왔으며 수년 전부터 9월 11일에 맞춰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수년째 태워왔다. 하지만 그의 이 극단적인 행동은 많은 언론으로부터 계속해서 외면을 당했다.

미국 정부가 테리 존슨 목사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그에게 몸소 전화해 방화 행위를 중단하라고 설득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그리고 이 부분은 표현 및 종교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미국 헌법의 덕택(?)이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사건 또한, 최근 논란이 되었던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 건립될 이슬람 문화 센터 논란처럼 미디어가 만들어낸 선정적이며 공허한 선거용 논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슈가 다른 안티 이슬람 이슈와 조금 더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이슈를 통해 이득을 얻으려는 미국 언론의 노골성이다. 테리 존슨은 올해에만 코란을 태우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작년에도, 그리고 재작년에도 거듭 코란을 태웠지만 그 어떤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다. 언론이 다루고 싶었지만 다룰 수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한 특이한 목사의 행위를 선정적으로 보도하고픈 욕구보다 보도 후 닥칠 후폭풍에 대한 부담이 더 컸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폭스 뉴스>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만들어낸 안티 이슬람 프레임이 전국 미디어를 뒤덮게 되고, 그 환경에 그것에 익숙해지자 독자들은 '코란 방화'라는 타 종교에 대한 엄청난 모욕 행위도 안티 이슬람 분위기 내에서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하나의 해프닝으로만 인식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이슈의 선정성이 이 안에 담겨 있는 종교적 민감성을 뒤덮어 버렸다.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을 보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두려웠던 종교적 리스크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즉 보도의 대가가 급격히 줄고, 이슈의 선정성은 늘어나 더 많은 독자들이 뉴스를 클릭을 하게 되니 언론으로서는 이보다 더 나은 장사가 있을 수 있겠는가? 언론에게 있어서 테리 존슨과 같은 극단주의자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영화 또는 상상 속에서만 있을법한 행위를 라이브 비디오로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인데 상업 언론이 이를 외면할 리는 없다. 상업주의에 기반을 둔 현재 언론 시스템은 항상 그들을 위한 괴물들을 필요로 한다.

박태인 씨는?

미주리주립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다. 트위터(@TellYouMore)를 통해 세계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그는 고재열 기자(<시사IN>)가 운영하는 <독설닷컴>(www.dogsul.com)의 해외특파원이기도 하다.


* 이 글은 박태인 씨의 개인 블로그(http://blog.joins.com/media/index.asp?uid=parktaeinn)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