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보다 머슴이 좋다'
머슴론 세미나 연 빌립보교회 송영선 목사 인터뷰
▲ 빌립보교회 담임목사인 송영선 목사. | ||
메릴랜드에 있는 빌립보교회 담임인 송영선 목사 방에는 예수님이 제자의 발을 씻겨주는 그림이 걸려 있다. 빌립보교회의 핵심 키워드인 '머슴'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빌립보교회는 송영선 목사가 개척한 교회다. 17년 전인 1993년 창고를 빌려 예배를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5월 교회를 건축해 이사 왔다.
송영선 목사는 개척 초기부터 머슴을 강조했다. 송 목사에 따르면 머슴은 종보다 더 낮은 개념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섬기러 오셨는데, 지금 교회나 목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송 목사는 목사들이 스스로 주의 종이라고 하면서 너무 높아졌다고 얘기했다. 종은 그냥 종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교인들은 목사에게 '주의 종님'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송 목사는 머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빌립보교회는 머슴론을 어떻게 현실에서 적용할까. 목사와 교인 사이가 상하관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걸 목사와 교인이 나눠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가 모든 걸 하지 않는다. 물론 주일 설교나 성만찬 집례는 목사가 한다. 송 목사는 이걸 목사가 하는 이유로 전문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육, 친교, 성경공부 등등 그 외에 일은 교인들과 함께한다. 물론 간섭도 하지 않는다. 교인들을 믿고 맡겨놓을 뿐이다. 송영선 목사 스스로 '난 참 편한 목사다'는 고백을 할 정도다.
그러기 위해 교인들과 함께 제자훈련을 한다. 송 목사는 빌립보교회 제자훈련이 다른 교회 제자훈련과 다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교회 제자훈련을 평가할 수는 없다.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빌립보교회 제자훈련은 교인들을 예배 구경꾼으로 만들지 않는다. 삶의 변화가 확실히 오는 것을 느낀다. 그게 우리 교회 장점이다."
송 목사는 특히 한국 교회에서 목사, 장로, 집사, 교인 순으로 계급화 되어 있는 이유가 유교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신교는 평등의 개념이 강하고, 유교는 상하개념이 많은데 한국은 유교의 사상을 많이 이어받았다는 애기다. 교회가 복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더욱 유교적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송 목사는 사실 개신교에서 크고자 하면 다른 사람을 머슴처럼 섬기면 된다고 했다.
▲ 빌립보교회는 1993년부터 머슴교회세미나를 했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그동안의 열매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 ||
송 목사는 한국 교회 목사들이나 교인들이 머슴이 되려고 발버둥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게 개독교라 불리울 정도로 위상이 떨어진 한국 교회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송 목사는 그동안 기본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가 욕을 먹는 것이라며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이 현 상황에서 제일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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