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뢰아 출신 목사가 본 인터콥 최바울 대표의 [세계영적도해]

"최바울 대표의 '하나님의 사정론'은 베뢰아의 '하나님의 의도론'과 흡사"

2011-01-15     허홍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계영적도해:Global Spiritual Mapping>라는 책의 저자인 인터콥 최바울(본명 최한우) 대표는 필자가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서울성락교회(담임 김기동 목사)에서 부목사로 재직할 당시 대학부에서 교회를 열심히 섬기던 청년이었다. 1992년 나는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그 후로는 최바울 목사를 만난 적이 없지만, 최근 책을 통해 그의 근황을 알게 되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김기동 목사는 장로교 고신(1991년), 합동(1991년), 통합(1992년), 합신, 기성, 기침(1987년)으로부터 각각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필자는 1972년 중학교 시절에 부모님과 함께 성락교회에 등록하여 1999년 완전히 베뢰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때까지 약 27년 동안 베뢰아에 몸담았었다. 또한 1976년 베뢰아 제1기가 태동될 당시부터 베뢰아 행정 담당 전도사로 재직했으며, 1985년 군종장교로 전역하고 다시 성락교회로 돌아와 1992년까지 베뢰아 아카데미  담당목사를 했다.

   
 
  ▲ <베뢰아 원강>  
 
1976년 이후 베뢰아는 한국 교회의 이단 정죄에 맞서 스스로 많은 수정을 거듭하면서 오늘날 소위 '베뢰아 신학'을 정립해오던 중 <베뢰아 원강>이란 최종 강의록을 출간하였다. <베뢰아 원강>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성경을 보는 안경, 제2부는 ‘하나님의 의도’, 제3부는 ‘복음중재론’이다. 이 중에 베뢰아의 핵심 사상이 ‘하나님의 의도’인데 최바울 목사가 사용한 ‘하나님의 사정’이란 말은 ‘하나님의 의도’에서 가져온 것으로 사료된다.  베뢰아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의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님의 의도’란 영원 전부터 홀로 자존하시는 하나님이 구상하시고 계획하신 후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들 안에서 성취된 하나님의 뜻을 한 폭의 그림으로 보는 것이다. 하나님의 의도는 크게 ‘아들의 보좌 상속’, ‘마귀 진멸’, ‘인간 구원’이라는 3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각각 ‘제1의 의도’, ‘제2의 의도’, ‘제3의 의도’라 칭한다. ‘제1의 의도’는 하나님과 아들의 관계, ‘제2의 의도’는 하나님과 마귀의 관계, ‘제3의 의도’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로 요약되며, 이 모든 것은 아들 안에서 성취된다. 아들이 없이는 한 가지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진 것이 없으니, 예수의 공생애 자체가 ‘하나님의 의도’이다. 이와 같이 3중 구조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의도’는 하나님이 지으신 세 하늘과 각각 밀접한 관련을 맺고 진행된다.

필자는 최바울 목사의 인격과 사역을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으며 또한 그럴만한 자격도 없다. 다만 최바울 목사가 그의 책에서 다룬 ‘하나님의 사정’이란 부분이 베뢰아에서 말하는 소위 ‘하나님의 의도’라는 부분과 일치한다는 것을 김기동 목사의 베뢰아 강의와 저서를 근거로 말하고자 한다.

우선 김기동 목사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마귀가 도전했을 때 당장 하나님이 멸하시면 될 텐데 왜 그렇게 오랫동안 묵인했느냐'고 하지만 하나님은 반역하는 천사를 인정해서 묵인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불법을 합법으로 처리하시려고 한 것입니다."(1985년, 마귀론, p.62)

"죄짓고 오는 인간에게 상까지 주시겠다는 것은 인간이 마귀를 멸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을 위한 사전의 안내자였기 때문입니다."(1985년, 마귀론 상, p.78)

   
 
  ▲ <마귀론>  
 
김기동 목사는 <베뢰아 원강>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한다.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시는 길을 위해 예비된 자입니다”(p.578) … 우주는 마귀를 멸하기 위해 창조하신 것이고, 인간은 마귀를 멸하기 위해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안내하는 안내자로서 지으신 것이다(p.578). … 인간은 하나님의 일에, 곧 마귀의 일을 멸하는 도구로 쓰임을 받았습니다.”(p.751)

“그러므로 이때까지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시는 일을 위해 인간이 쓰인 것입니다”(p.766) “음부는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을 상속받기 위해 거쳐 들어가시는 곳으로 지어졌습니다. 주님은 죽기까지 복종하시려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p.611)

“예수께서 자기의 일을 하시기 전에는 절대로 인류를 구원한 사실이 없습니다”(p.767) “인간이 마귀를 멸하려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도구가 되었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습니다”(p.767)

“그리고 그가 하늘로 가시면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도왔으니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그가 계신 곳에 데리고 가겠다고 하셨습니다”(p.767)

다음은 최바울 대표가 쓴 <세계영적도해> 중에서 베뢰아의 '하나님의 의도'와 유사한 내용들이다.

“사단은 가장 간교한 육체인 뱀의 모습을 입고 인간계에 들어왔고, 하나님은 하나님을 닮은 가장 고귀한 육체를 입고 들어왔다는 사실이 분명 아주 근본적인 천국의 비밀을 말해주리라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Page 10)

"마침내 깨달은 것은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신 것과 뱀이 접근해서 아담을 꼬이는 것을 보고도 침묵하고 바라만 보셔야만 했던 것 사이에 깊은 내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왜 육체를 입고 이 땅에 오셔야만 했는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Page 34)

   
 
  ▲ 최바울 대표가 쓴 <세계영적도해>.  
 
"인간을 창조하기 전부터 하나님의 사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정! 그렇습니다. 이 우주 창조 이전에 하늘에서 하나님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전능하신 창조주 우주의 왕 하나님께 사정이 있었다는 것은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Page 35)

“하나님의 역사는 처음부터 파라독스로 일관합니다. 에덴의 사건도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진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수준으로 ‘하나님 왜 그렇게 이상하게 하셨나요’라고 주장하거나 반박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정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심정을 가져야 합니다.”(Page 36)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인간을 창조하셨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이면서 동시에 동역자입니다. …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사단을 정죄하셨으며…” (Page 38)

"주님은 사단을 정죄하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하늘에서 범죄한 사단을 영원히 저주하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에덴에서 한 것입니다. 사단은 처음부터 하나님께 대적한 범죄한 천사이고 저주받아 마땅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는 사단을 고소하였고, 하나님은 합법적으로 사단을 정죄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의 사정이 풀어지는 것입니다." (Page 39)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사단을 정죄하셨으며 마침내 하나님께서 직접 이 땅에 오셔서 정죄된 사단의 정사와 권세를 꺾으셨습니다. 사단의 머리를 재기불능으로 상하게 하신 것입니다." (Page 46, Page 34)

"하나님은 아담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으셨습니다. 죄의 결과는 그에게 있겠지만 죄의 원천적 책임을 묻고 있지는 않으십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책임을 물으셨다면 아담과 하와도 같이 저주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죄의 결과에 대해서만 말씀하셨습니다." (Page 41)

이상과 같이 김기동 목사가 주장하고 있는 ‘하나님의 의도’를 정리하여 보았는데 최바울 목사가 쓴 <세계영적도해>의 제1장 ‘하나님의 사정’이 베뢰아의 주장과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최바울 목사가 이 시점에서 모든 사실을 솔직히 시인하고 과감히 용서를 구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더욱 능력 있고 거룩한 도구로 쓰임을 받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베뢰아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의도’에 대한 해석

 

"‘하나님의 의도’ 가운데 ‘제1의 의도’는 ‘아들의 우편보좌 상속’(빌 2:5-11)이다. <제1의 의도>는 그 목적 자체가 아들이 하늘 보좌에 오르는 것이므로 아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들이 하늘 보좌를 상속하는 것은 인간, 천사, 하늘도 지음을 받지 않은 영원 전에 작정된 것이며, 이것은 타락한 천사인 마귀를 멸하는 일이나, 범죄한 인간을 구원하는 일보다 선재(先在)하는 하나님의 뜻이다. 

 <제1의 의도>는 하나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그 초점이 있으며, 그 관계는 ‘사랑과 순종’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공간적으로는 셋째 하늘(영계 하늘, 천사들의 하늘, 신들의 하늘)과 관련되어 있다. 하나님은 아들을 사랑하사 그를 후사로 세우시고 유업으로 주시려고 하늘(셋째 하늘)을 지으셨는데(히 1:2), 아들은 하늘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근원이신 아버지 앞에서 죽음을 맛보는 존재로 자신을 낮추셨다. 그런데 성자 하나님은 이렇게 겸손한 아들의 모습을 보고 아들에게 다시 살 수 있는 계명을 주셨는데 요한복음 10:17-18절과 빌립보서 2:5-8절이 그 증거이다. 

따라서 예수의 죽음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희생적 죽음의 차원 이전에 아버지의 계명으로 주어진 것이며, 인간이 지음 받기 이전, 아니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 오직 아들이 말씀으로 하나님과 함께 계실 때 아버지께서 예비하신 하늘을 상속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미 계명으로 주어졌다. 

‘하나님의 의도’ 가운데 ‘제2의 의도’는 마귀 진멸이다. 영원 전에는 천사도 마귀도 없고 하나님만 홀로 계셨는데, 어느 날 하나님은 아들을 후사로 세우시고 그를 위하여 하늘을 지으셨으며, 아들이 하늘에 들어갈 때 그를 수종 들도록 천사들을 지어 하늘에 두셨다.  그런데 갑자기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에 들어가기도 전에 천사장 중 하나인 루시퍼가 여호와의 이름을 맡고 있는 ‘여호와의 사자’를 대적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때 천사장이 대적한 상대는 ‘여호와의 사자’라는 천사였지만, 그는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을 위임받아 하나님의 권한으로 일하던 천사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적은 곧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대적이요 하나님께 대한 대적을 의미했다. 

만일 루시퍼가 하나님을 직접 대적했더라면 소멸하시는 하나님에 의해 즉시 심판 받았을 것이나 그가 대적한 것은 여호와의 사자였고, 하늘의 주인이시며 심판의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의 아들이 아직 하늘에 들어가시기 전이었으므로, 아들이 죽음을 맛보시고 하늘에 들어가시는 길에 합법적으로 심판하실 때까지 가두어 둘 필요성이 생겼다. 이 가두어 두는 곳이 바로 흑암, 우주, 음부이다.  

이런 과정에서 하늘을 혼란케 한 천사들과 의의 천사들 간에 전쟁이 일어났고, 그 결과 타락한 천사장 루시퍼(사단)와 그를 따르는 하늘의 천사들 중 삼분의 일이 천사들의 하늘인 셋째 하늘에서 쫓겨나 둘째 하늘에 갇혔다.  둘째 하늘에 갇힌 사단은 제한적인 권세를 부여받았는데 이때부터 사단은 ‘흑암 권세자’, ‘음부의 권세자’, ‘어둠의 주관자’가 되었고, 하나님이 흑암 가운데 궁창을 만드신 후부터는 ‘공중 권세 잡은 자’가 되었다. 사단은 하나님의 아들이 오시는 길을 예비하는 존재로 지음 받은 아담을 꾀어 범죄케함으로써 아담에게 주어진 권세를 빼앗았으며, 이때부터 사단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이간하는 ‘마귀’가 되었다.

마침내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하나님의 아들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후사로 작정한 우편보좌를 상속받기 위한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기 위하여 세상에 나타났다. 이때 아담을 꾀어 범죄케한 마귀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았지만 그가 죽음과 부활을 경험함으로써 마귀가 불법자라는 것을 온 천하에 드러났으며 이때 동시에 하늘에서 하나님을 대적한 사단에 대한 합법적인 심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오시는 것은 본래 아버지 앞에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과정이었는데, 천사의 타락이 발생하자 하늘 보좌 상속을 위한 자신의 죽음에 마귀를 심판하기 위한 목적을 첨가하셨다. 예수는 그냥 죽으실 수도 있었으나, 마귀를 심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셨고, 이것은 하나님을 대적한 사단에 대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사건이었다. 

‘하나님의 의도’ 가운데 ‘제3의 의도’는 인간 구원이다. 예수는 천사와 인간 등 피조물이 지음받기 이전에 하나님만 홀로 계실 때, 사람으로 오셔서 죽음을 맛보시고 하늘에 들어가시기로 이미 작정되어 있었다. 본래 인간은 하나님의 아들이 죽음을 맛보기 위해 오시는 통로로 예비 된 존재로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그 모양대로 지음 받았는데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으로 오시기도 전에, 하늘에서 타락한 천사인 마귀의 유혹을 받은 인간이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먹음으로써 그만 영이 죽고 말았다.  그 결과 아담에게 속한 모든 인간은 원죄 아래 영이 죽은 채로 태어나게 되었으며, 이에 성부 하나님은 인간을 긍휼히 여기시어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이 인간에게 은혜가 되게 하셨다.  이것이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이다. 

아들의 하늘 보좌 상속이나 마귀진멸, 인간구원은 하나님의 뜻이므로 아들의 공생애를 통해 이미 성취되었는데 이중에 아들의 보좌 상속이나 마귀 진멸은 인간의 의지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구원은 개인의 의지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개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자신의 의지로 예수를 믿고 영접하는 자에게만 구원이 은혜로 주어진다. 예수는 어떠한 형태로든 죽음과 부활을 경험함으로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낮추신 후 하늘에 들어가시면 되는데, 자신의 죽음이 인간에게 은혜가 되게 하기 위해 피 흘리며 고난 받는 죽음을 맞으셨다고 한다.

창세기 3장 22절에 나오는 ‘선(善과) 악(惡)은 “죽음과 부활”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 중 하나같이”라는 말을 “우리 중 예수와 같이”라는 뜻이다.  선악과를 먹은 순간 인간은 영원 전에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기로 작정된 예수처럼 선과 악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구원은 영원 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며 불과 2000년 전에 결정된 것이다."

허홍선 목사 / 뉴욕평강침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