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면?

[미주뉴스앤조이아카데미] 이진석 목사의 '21세기형 한인 교회 선교 (1)'

2011-10-15     윤영석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

이진석 목사(뉴호프커뮤니티교회)는 '묘항현령(猫項懸鈴)’이란 고사성어로  '선교와 목회'라는 주제를 환기시켰다. 9월 26일부터 "21세기형 한인 교회 선교"를 주제로 뉴저지 새하늘교회(Sae Ha Neul Church, 방홍석 목사)에서 열린 미주뉴스앤조이아카데미의 공개강좌는 “대형 교회들이 주도하는 일반적인 선교와 목회가 아니라 어떤 교회나 할 수 있는, 특히 '아슬한 작은 교회가 냉정한 현장에서 일궈가는 선교와 전도'에 대해 이야기”로 시작됐다.

   
 
  ▲ 미주뉴스앤조이아카데미의 공개강좌를 맡은 이진석 목사. ⓒ <미주뉴스앤조이>  
 
"나를 쥐로 생각하면 방울을 달다가 죽는다. 결국 쥐로서 방울을 단다는 것은 고양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이다.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이 질문을  접근해야 한다. 나를 쥐가 아니라 주인으로 바라봐야 한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볼 때 나는 쥐가 아니라 주인이다. 그래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다." (이진석)

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선교에 대한 인식 변화로 연결

저녁 8시 30분에 시작된 공개강좌에는 10여 명의 목회자와 평신도가 참석했다. 비교적 작은 모임이었지만 강사를 맡은 이진석 목사와 참석자들 간의 소통이 잘 이뤄졌다. 이진석 목사는 한재경 목사의 "개척 5년 만에 교회 간판을 떼면서"(관련기사)를 참석자들에게 나눠주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재정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있는 작은 개척 교회들도 이끌 수 있는 21세기형 선교 방향을 제시했다.

   
 
  ▲ 이진석 목사가 자신의 선교 경험을 참석자들과 나누고 있다. ⓒ <미주뉴스앤조이>  
 
이진석 목사는 새로운 선교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소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 곧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40대 초반 건강, 가족, 교회를 잃어버렸던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새롭게 발견한 소명을 나눴다.

"어떻게 보면 '반응'만 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내면의 소리를 들을 여유가 없었다···내가 하나님 보고 도와달라는 기도 안에서 주인은 나였다. 시녀가 주인을 도와주는 것 아닌가. 이후에 나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을 내가 따라가야 한다고 깨닫기 시작했다. 작은 시작 가운데 하나님의 손길에 주목하게 된다. 그 작은 사건을 통해서 문이 열리는 길이 나오더라.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안 하게 됐다.  먹고 남은 작은 부스러기들을 담다보니 열두 광주리나 모이게 되었다.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이진석)

제국주의 선교 모델에서 성경적 선교 모델로의 전환은 필연적

그렇다면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발견한 소명이 이끄는 선교는 무엇인가. 이진석 목사는 기존 제국주의 모델의 선교 방식에서 성경적 모델로 전환이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에 따르면, 제국주의 모델은 "정치·경제적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피라미드 구조에서 선교의 기본 동인"을 찾는다.

"우월 집단이 미개 집단을 선도하는 사회진화론적 사상적 논거가 명분이기 때문이다. 또 문화적인 억압과 동화를 통한 종속 구조가 선교의 기본 틀을 구성하고 하달적 전도와 일방적 소통이 당연시된다. 중심에서 주변을 지배하고 중앙에서 저변으로 파장이 확산된다. 그러므로 당연히 계층과 계급의 분리 및 지배 구조가 강화된다." (이진석)

   
 
  ▲ 이진석 목사, "제국주의 선교 모델에서 성경적 선교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 <미주뉴스앤조이>  
 
이진석 목사는 "교회가 크고 힘이 있는 것이 선교의 필요 조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국주의 모델은 "교회의 숫적 성장에 대한 강박증을 유발하며 작은 교회는 커져야 하고 큰 교회는 더 커져야하는 악순환을 양산할 뿐이다. 그래서 아무도 그리스도의 몸으로 교회를 돌보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성경적 선교 모델은 오직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때 발견하는 소명 없이 불가능하다. 이진석 목사는 성경적 선교 모델은 선교의 "당위적 명제"이고 "필연적 조건"이라고 역설했다.

"(제국주의 선교 모델에서 성경적 선교 모델로의 전환은) 희망 사항이 아니라 이렇게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생명적 전제이다. 이 생명의 시작은 부르시는 소명에서 발원되고 그것의 도달점이 사명이다." (이진석)

이진석 목사는 오는 10월 20일 강의에서 성경적 선교 모델을 구체화한 '사도행전형 선교 모델'과 '21세기형 선교'에 관해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