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 "모든 것 덮는 사랑" 강조하며 복귀

6개월 자숙 마치고 첫 주일예배 설교…"책망보다 사랑이 사람을 바꿔"

2013-09-23     김은실

   
 
 

▲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6개월 간의 자숙 기간을 마치고 주일 설교를 했다. 오 목사는 설교에서 허물과 잘못을 덮는 사랑을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해 6개월간 설교를 중지하고 자숙했던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돌아왔다. 오 목사는 9월 18일부터 교회에 출근해 9월 21일 새벽 기도에서는 인사를, 9월 22일 주일예배에서는 설교를 전했다. 오 목사는 인사와 설교, 주보에 쓴 편지에서 사랑을 강조했다. 사랑의교회의 가치는 사랑으로 결정되니, 모든 것을 덮는 큰 사랑을 실천하여 교회 이름값을 하자는 것이다. 사임 요구나 검찰 고발 같은 자세한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정현 목사는 부족한 담임목사를 용서하고 지난 6개월은 강물에 흘려보내자면서, 날 선 비판보다 사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신이 30여 년 목회하는 동안 겪어 보니 사람을 바꾸는 것은 책망이나 도덕, 기준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은 100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용서하지 않지만 예수는 부족한 사람도 사랑한다며 예수의 사랑을 구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들은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 예배는 오정현 목사를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수의 교인이 오 목사에게 박수를 보냈다. 몇몇은 울기도 했다. 주일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 사랑의교회 마당에는 오정현 목사의 복귀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사랑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오 목사는 고난을 겪은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의 잘못된 관행처럼 내려오던 잘못된 갈등의 고리를 끊고 안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로가 하는 대표 기도부터 오 목사가 예배 도중에 하는 발언까지, 분쟁과 갈등은 마귀가 일으키는 것이니 이를 물리쳐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설교 후 이어진 성찬식에서는 장로들과 오 목사가 나란히 서서 손을 잡았다. 장로와 교인이 모두 하나가 되어 영적 공동체로 똘똘 뭉치자는 말도 나왔다.

예배는 오정현 목사를 반기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교회와 일부 교인이 우려한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 목사가 강단에 오르면 교인들이 손뼉을 쳤고 오 목사는 손과 고개를 저으며 박수를 멈춰 달라는 몸짓을 보냈다. 지난 6개월이 가장 힘들었다던 오 목사는 여유를 되찾고 편안한 모습으로 예배를 마지막까지 이끌었다. 교인들은 박수를 보내고 아멘을 외치며 예배했다.

그러나 잠잠한 가운데서도 갈등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교인 한 명이 교회 정문 앞에서 담임목사의 거짓 철학을 따를 수 없다고 쓰인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교회로 가는 골목에는 몇몇 교인이 사임을 요구하는 현수막들이 걸고 현수막 주변에서도 오 목사를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반면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복귀를 환영하는 전단을 돌렸다.
   
 
  ▲ 예배는 오정현 목사를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수의 교인이 오 목사에게 박수를 보냈다. 몇몇은 울기도 했다. 주일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오정현 목사는 앞으로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설교와 제자 훈련 등 교회 사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교회 소모임 지도자들을 상대로 교회 현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오 목사의 복귀를 반대해 온 안수집사회는 매주 돌리던 소식지를 돌리지 않고 조용히 예배를 지켜봤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김은실 기자 / 한국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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