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이 아니라 곁에 있고 싶어서

[뉴스 M]이 여러분 곁으로 좀 더 다가갑니다.

2014-06-26     김기대

프랑스의 석학 레지 드브레의 저서 <지식인의 종말> 에는 ‘성직을 대신한 언론계를 위하여’라는 짧은 글이 있습니다. 드브레는 젊은 나이에 프랑스에서 철학교수 자격을 취득했지만 보장된 자리를 뒤로 하고 남미로 떠나 체 게바라의 게릴라 부대에 참여합니다. 게바라가 사망하던 1967년 볼리비아 정부군에 체포되어 30년형을 언도받은 그는 프랑스 정부의 사면 요구로 석방된 후 1970년 프랑스로 돌아와서 학자의 길을 다시 걷게 됩니다.  몸사리는 지식인이든, 거룩한 채 하는 종교인이든, 제 사명을 상실한 언론이든 지식인으로서 혁명이라는 실천의 장에 참여했던 드브레의 글  앞에서는 작아지고 맙니다.

교회가 본래의 사명을 잃었을 때 언론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언론 역시 교회처럼 권력이 되어 타락해 버린 현실을 질타하는 글이 바로 위에 소개한 제목의 글입니다.

프랑스 사회를 향한 그의 지적은 한국사회에도 울림이 있게 다가옵니다. 교회가 본래의 사명을 망각한 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언론은 성직자가 되어 옳고 그름을 제 마음대로 예단하고 권력에 대한 언론 사주의 이해관계가 마치 사회 전체의 나갈 방향인 것처럼 호도하는 현실을 우리 모두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성직 이상의 권력을 획득한 보수 언론은 국가를 주무르는 힘의 소유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교회가 본래성을 잃은 자리에서 교회가 본래의 자리로 찾을 수 있도록 <미주뉴스앤조이>는 여러 힘든 과정 속에서도 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직이 되지 않으려고, 진리의 표준이라는 도그마에 빠지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길을 걸어 왔습니다.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 속에서 함께 분노하고 감동의 기사와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다만 분노하는 중에 대안 제시는 있었는지, 기뻐하는 중에 기쁨의 나눔은 있었는지, 슬픔 중에 위로는 있었는지 솔직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됩니다.

이제< 미주뉴스앤조이>가 <뉴스 M>으로 제호를 바꾸고 새롭게 시작합니다. 그동안 격려해 주신 여러분의 격려를 자양분 삼아, 따끔한 질책을 쓴 약 삼아 다시 출범하는 <뉴스 M>에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제호를 바꾸면서 부족한 제가 편집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최근 엄기호의 <단속사회>에서 지적했듯이 현대 사회는 편을 만들려는 노력만 있지 누군가의 곁에 있으려는 노력들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뉴스M>은 <미주뉴스앤조이>가 그랬듯이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공정한 소식만을 전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 곁에서 함께 대안을 찾고 감동을 나누는 신문이 되겠습니다.

<뉴스 M>은 미주 한인 사회 교회에 관계된 기사뿐 아니라 학술, 문화 비평, 레저, 시사 까지 그 영역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정보가 아니라 좋은 소식(Good News)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특히 독자들의 좋은 글들을 통하여 함께 기쁨을 나누는 공간이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여 주셨던 것 이상으로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이 있을 것을 믿으면서 편집장 인사의 글을 대신합니다.

김기대 Ph.D / 편집장, <뉴스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