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이 불러온 후유증 적지않아

시애틀한인장로교회, 김범기 목사와 합병 결의

2015-04-25     양재영
   
▲ 시애틀한인장로교회 예배전경(사진출처:시애틀한인장로교회 홈페이지)

시애틀한인장로교회가 지난 19일(주일) 시애틀명성교회로부터 분리해 나온 김범기 목사 측과 합병을 하기로 최종 결의했다.

지난해 말부터 담임목사가 공석이었던 시애틀한인장로교회는 합병을 안건으로 열린 공동의회에서 약 85%의 찬성으로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오는 5월 17일(주일) 교회합병을 알리는 공식 출범예배를 갖기로 했다.

시애틀한인장로교회는 해외한인장로회(이하 KPCA) 소속으로 작년말부터 KPCA 강요한 목사가 임시담임을 맡아왔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시애틀한인장로교회는 그동안 교회 내부적 갈등으로 감소해왔던 교인수를 늘릴 수 있게 되었으며, 공석이었던 담임목사 자리에 김범기 목사를 청빙함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인해 시애틀 교계 내에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고,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기 목사는 작년 11월경부터 이야기되어 온 시애틀한인장로교회와의 합병 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절차와 과정을 무리하게 진행, 노회와 교인들로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김 목사는 자신의 모교회인 시애틀형제교회와 소속 노회로부터 ‘은혜로운 결별’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교단의 절차를 따를 것을 권고 받았지만, 미국장로교의 3월 동성애 결정 이후 노회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공동의회를 개최, 교단탈퇴를 결정하는 등 무리수를 두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시애틀명성교회의 한 교인은 “노회가 그동안 자격이 되지 않는 김 목사를 위해 1년간 수련과정을 제공했고, 안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많은 노력과 혜택을 베풀었음에도 김 목사는 결국 교회를 분리해 나갔다”며 “우리교회로부터 불과 1.2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시애틀한인장로교회와 합병은 목회자로서 올바른 처사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목사가 그렇게 서둘러 나가는 바람에 몇 명 남지 않은 시애틀명성교회 교인들은 부활절 예배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며 합병이란 명목 때문에 교회와 노회에 대한 배려가 없었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애틀명성교회는 현재 5명 정도의 교인이 남은 상태로 노회로부터 행정당회가 파송되는 등 행정전권위원회(AC)를 구성한 상태이다.

한편, 시애틀한인장로교회의 합병 결정 소식을 접한 KPCA 한 관계자는 김범기 목사가 미국장로교(PCUSA)에서 면직된 것을 언급하며 “면직(dismiss)이 정확히 교단에서 면직된 것인지, 안수 자체가 취소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김 목사가 졸업한 퍼시픽신학교가 KPCA 멤버로 가입할 수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단 합병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오는 5월 출범예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며 “하지만 김 목사가 시애틀한인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KPCA 멤버에 가입해야 하며, 가입여부와 가입하기 위한 교육과정 등은 추후 면밀히 논의해야할 사안이다”고 언급했다.

시애틀명성교회의 김범기 목사는 지난달 3월 29일 공동의회를 통해 교단탈퇴를 결정함으로서 교회건물에 연연하지 않고 ‘동성애’를 인정하는 교단을 탈퇴했다며 ‘의로운 행동’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동성애 이슈는 더 큰 교회와의 합병을 위한 도구였다는 반대여론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어왔다.

선한목자장로교회나 이번 시애틀명성교회 사태의 추후 향방은 미국장로교의 ‘동성애’ 이슈에 대한 한인교회의 현주소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