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 고태형 목사와 목회관계 종결 선언

당회는 행정전권위원회 권한 무시로 갈등 고조

2015-05-20     양재영
   
▲ 샌 가브리엘 노회가 15일 선한목자장로교회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샌가브리엘 노회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장로교(PCUSA) 샌 가브리엘 노회는 5월 11일 부로 고태형 목사와 선한목자장로교회의 목회관계 종결을 선언했다.

‘동성애 이슈’로 인해 지난 3년 간 교단탈퇴를 위한 ‘은혜로운 결별’을 둘러싸고 협상과 논쟁이 지속되어왔던 교회와 노회가 행정전권위원회(AC) 구성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벌여오다 결국 ‘은혜롭지 못한 결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고태형 목사는 지난 3월 29일 미국장로교 관할권포기 선언을 했으며, 당회 역시 고 목사와 함께 교단 탈퇴를 선언했다. 샌 가브리엘 노회는 이에 대해 “고태형 목사에게 파기선언을 철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며 접수를 연기했는데, 고 목사가 파기선언을 철회하지 않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당회(교회) 역시 탈퇴를 선언했지만 교단 헌법 상 관계해소는 오직 노회만이 할 수 있기에 인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노회의 목회위원회(COM)는 지난 13일(수) 이동우 목사를 선한목자장로교회 당회장으로 임명했으며, 이동우 목사는 14일(목) 당회를 소집, 당회서기에게 당회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요구했으나 당회서기는 이를 거부하였으며, 당회소집에 대해서도 거부할 것임을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샌 가브리엘 노회는 “당회가 고태형 목사 관할권포기 수리와 새로운 설교자 공급, 당회장 임명 권한 등을 거부하고 있다”며 “행정전권위원회의 권한을 무시하며 드려지는 예배를 방해하지는 않겠지만 이 상황을 긍휼함과 정의로움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간구한다”고 전했다.

   
▲ 샌 가브리엘 노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서(샌가브리엘 노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대해 고태형 목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성명서를 통해 ‘파기선언’을 철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연기를 했다는 노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3월 29일 탈퇴 선언이후 교단총무의 대화 제의에 ‘은혜로운 결별’과 관련한 대화를 약속한다면 못할 이유 없다고 했으나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고 목사는 “노회가 교회를 돕기 위해 존재한다면서도 마치 교회가 분쟁이 있는 것처럼 만들어 일방적으로 행정전권위원회를 구성, 당회를 해산하고 담임목사를 파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노회에서 7명의 전권위원 중 5명을 한인으로 구성하는 등 이번 사태가 마치 한국 사람들의 갈등처럼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선한목자장로교회는 샌 가브리엘 소속 교회 중 ‘동성애 이슈’로 교단탈퇴를 추진한 다섯 번 째 교회로, 세 곳의 백인교회와 한 곳의 영어권 중국교회와 달리 ‘은혜로운 결별원칙’이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선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차별을 언급하는 등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고태형 목사는 “교회가 노회와 잔류파를 돕기 위해 제시한 128만불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작년에 교회와 약속한 ‘은혜로운 결별’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화의 창구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전했다.

선한목자장로교회는 지난 3월 29일 교단탈퇴를 선언한 이후 ‘교회가 복음주의장로교언약회(ECO) 멤버가 되는 문제’에 대한 서명을 받았으며, 지난 17일(주일)까지 총 883명이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교단잔류를 주장하는 33인 소수파들의 ‘교단탈퇴가 가시화되면 상당수의 교인들이 교단에 잔류할 것이다’라는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여서 향후 사태의 진행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태형 목사의 관할권 포기 수용과 당회의 행정전권위원회 권한 무시 등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선한목자장로교회 사태가 향후 교회 건물 등의 재산권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찾아갈 지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