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래서 기독교가 싫다'

"왜 기독교를 싫어하냐"는 물음에 네티즌 500명 답하다

2010-02-25     김세진·윤희윤

2월 초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반기련)이 서울 시내 네 개 버스에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는 문구의 광고를 실었다. 한 달을 계약했지만 버스 회사는 4일 만에 광고를 내렸다. 기독교인들이 버스 회사에 전화하고, 심지어 일부 목사들이 차고지를 직접 찾아가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기독교계는 "자신에게 유리하면 취하고 불리하면 배척하는 이중 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을 받았다.

광고를 할 만큼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뉴스앤조이>가 네티즌에게 질문했다. 다음 아고라와 "당신은 왜 기독교를 싫어하십니까?" 물었다. <서프라이즈>·한토마·디시인사이드·반기련 게시판에 글을 남겨 아고라 주소를 링크했다. "기독교는 싫지만, 이 사람은 (기독교인인데도) 이런 점은 괜찮더라"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 달라고 했다. 기독교인들에게 궁금한 점, 바라는 점도 남기면 왜곡 없이 기사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5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참여했다.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총 509개의 댓글과 50개의 답글이 달렸다. '답한다고 무엇이 바뀌나'하는 반응도 있고 비방이나 욕설도 있었지만 보다 진지한 대답이 많았다. <뉴스앤조이>가 이를 유형별로 묶었다. 분량의 한계가 있어 다 싣지 못하지만 약속대로 '왜곡 없이' 반영하려고 했다. 욕설과 특정인 이름을 삭제하고 띄어쓰기와 맞춤법만 수정한 정도다. 기독교라는 단어는 가톨릭을 포함한다는 네티즌 의견을 존중해 (댓글에 대해) 명칭을 개신교로 통일했다. 아래는 네티즌의 의견이다.

말 따로 행동 따로

(라토) 살던 곳에서 이사 갔으면 이사 간 교회로 다니시오! 목사 믿으러 다니는 거 아니라면서 일요일 되면 멀리서 차 끌고 나와 불법 주차까지 해 가면서 주민들에게 피해나 주고. 이게 이웃 사랑의 실천이고 성경대로 사는 거요?

(하늘호수) 자신들도 믿고 행하지 않는 교리로 집요하게 전도한다. 한 예로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성경 글귀가 있는 걸로 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교회 목사들은 거의 다 부자더라. ***나 큰 교회 목사들은 거의 재벌 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 않나? 자신들도 믿고 지키지 못하면서 양들을 보살피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

(도상무명) 1. 이웃을 사랑하는 게 아니고 개신교인들끼리만 사랑합니다. 2. 회개하기만 하면 죄 사함을 받아서인지 거리낌 없이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 장로) 3. 도무지 대화가 안 됩니다.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없습니다. 4. 언행 불일치의 극을 보여 줍니다. (천국은 돈과 가깝다는 걸 보여 줍니다)

사랑은 없고 욕심만 가득

(휴식같은친구) 사랑의 종교라고 하면서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계명을 개떡으로 알아요. 한국 개신교의 최대 원수인 북한에 하는 행태를 보면 그들이 예수님의 계명을 우습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헌금 강요와 불투명한 재정 사용

(shrkek) 너 같으면 좋아하겠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원죄 있다고 허구한 날 돈 내놓으라는데. 너 같으면 좋아하겠니?

(계룡산) 집사 달아 주고 봉고차 사 놓으라는 목사, 돈(헌금)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말 안 해도 알겠지. 일부분이 아니고 대부분이 그렇다.

(우라질) 금전적인 문제와 투명하지 않은 자금 집행과 더불어 면세. 신도들에게 걷는 헌금을 명목으로 걷은 돈을 어떻게 쓰는지 밝히지 않습니다. 면세니까 세무 조사받을 일도 거의 없죠. 그렇다고 기업처럼 회계 공시라도 하나요? 헌금 내는 데 봉투에 이름 적어서 내라는 이유는 또 뭡니까? 그 옛날 예수도 먹고살려고 신도들에게 동냥은 했나 보죠?

(하늘사랑)
십일조 좀 우려먹지 마. 교회 건물 지을 돈으로 시골 손바닥만 한 교회 좀 도와. 헌금 액수 가지고 사람 차별하지 마. 목사면 목회나 잘해. 정치판에 좀 끼지 말고.

(의뢰인) 한국처럼 많은 돈을 걷는 교회는 지구에 없습니다. 개신교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되고 인구도 적은 대한민국에서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가 있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세계에서 한국만큼 교회 부흥이 된 나라는 없다고 하는 데 이유는 돈입니다.

(열명길)
권력화한 집단인 교회, 대형 교회가 싫다. '십일조는 애초에 인간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으로 인간의 빚을 갚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교회, 대형 교회가 싫다.

끼리끼리, 왕따

(Gini) 대표적인 집단 이기주의. 부익부 빈익빈을 몸소 실천하시어 주일마다 번쩍번쩍하게 차려입고 예배 보러 가시지요. 좀 사는 사람은 사는 사람끼리 어울리고, 좀 없는 사람은 끼워 주지도 않지요. 끼리끼리 놀더군요. 권사, 집사, 장로 이런 명칭에 연연해 하는 모습도 좀 그렇고요. 완장 놀이 하실 일 있으신지 몰라도.

(만세) 가까이서 본 개신교인들은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교인이라면 서로 밀어주며 도와준다. 자신의 판단보다 교인이라는 이유로 서로 밀어준다. 이해 불가다. 내가 본 교인들은 매우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Gini) 예전 학창 시절 교회를 다닌 적이 있는데 집단 이기주의의 실체를 보고 말았지. 학생부 예배 때 모태 신앙으로 어릴 때부터 한 교회에서 다니는 애들끼리 똘똘 뭉쳐서 새로 들어오는 애들 왕따 시키고, 자기들끼리 새로 온 애 못 알아듣게 말하고, 교회의 교리를 일주일 몇 번씩 배우러 다니면서 교리대로 살지도 못하는 주제에 누가 누굴 가르치고 전도를 한단 말인지 정말 어이가 없군.

(친일파 제거) 개신교 인간들은 다른 종교를 무시하고 인정을 안 한다. 또 너무 이기적이다. 자기들만 안다. 하다못해 시골 동네에서도 교회 다니는 인간들만 끼리끼리 놀러 다니고 모여서 지랄한다. 교회 안 다니면 왕따당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야기 몇 마디 나눠 보면 교회 다니는 인간인지 안다.

그래도 괜찮은 개신교인

(gloomy Sunday) 개척 교회 하시면서 어려운 이웃 돕는 수많은 목사님을 모두 존경합니다. 무료 봉사하는 작은 교회들 존경합니다.

(일루) 신앙을 위한 신앙이 아니라 순리에 맞는 신앙을 가졌다 생각하는 개신교인은 김규항 씨입니다.

(느낌표) 내 친구 한 명이 강원도에서 목회자 활동을 합니다. 이 친구 십일조 안 받습니다. 헌금 받는 걸로 생활 조금 하고, 거기서 남는 돈으로 봉사 활동합니다. 이런 목회자 몇 퍼센트나 될까요?

(나락) 고등학교 때는 종교 얘기로 많이 다투고 그랬는데 결국 그 친국 신학 대학 가서 열심히 준비 중이더군요. 시골 교회 가서도 봉사 많이 하고 특히 정말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라서 그 친구 덕에 개신교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죠. 일단 그 친구는 억지 전도하지 않아서 좋았네요. 일단 와 보는 게 아니라 네가 힘들어서 너무 괴로우면 한번 와보라고.

(미소천사)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은 20대 여성입니다. 인간극장에도 나오신 분인데(이지선 씨로 생각됩니다. - 편집자 주)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게 개신교인 것 같습니다.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 다수가 개신교인이었습니다. 사촌 동생 역시 집안이 망해서 힘든 상황이었는데 신앙심으로 이기더군요. 개신교인이라서 착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내는 사람은 많이 보았습니다. 개신교인의 좋은 점은 저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세진·윤희윤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