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밖숲 왕버들과 맥문동

[이영렬 원장의 사진 이야기] 성주 성밖숲에서

2017-08-31     이영렬

 

성밖숲 / 문인수

성 밖엔 숲이 있었다.
그 언제 읍성은 허물어지고
허물어져 이미 자취 없지만
숲은 남아 지금도
사람들은 성 밖 나가는 거고,
성 밖 숲 가는 거다.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왕버들 숲엔
오래된 기억처럼 나이테처럼 고목들이
껴안은 험준한 읍성이 그대로 있다.

다시 백년, 또 백 년 후
사람들은 모르고 한마디 말 속 나무 속 들어갔다.
성 밖으로 나간다.

이 숲 그늘에 들어 여러 행사를 벌이지만 오늘도
등 굽은 나무들은 물끄러미,
아니 자세히 살펴본다.

한번 떠난 이 그 누구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성밖숲엔 해 지고 나무도 늙어 그런지
더 어두워지는 기미가,
성문 닫히는 소리가 많이 굼뜨다.

 

이영렬 사진 작가는, 좋은사진교실(Good Photo Academy)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