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백인들만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2017-09-08     신기성
드류신학대학원 채플 성가대 찬양 모습 (사진 출처: Facebook Drew Worship)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미국 기독교인중 백인 기독교인의 숫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시사 주간지 타임(The Time)은 인터넷 판에서, 최근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전체 기독교인 가운데 백인 신자 수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43% 정도인 것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인용된 미국 공공종교연구소(The 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PRRI)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계에 인종적 민족적 다양성이 점차 증가할 뿐만 아니라,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비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1976년에 전체 기독교인구의 81%를 차지했던 백인들의 비율이 거의 절반으로 하락한 것을 보면 백인들은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지난 2015년 퓨연구소(The 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백인 비율이 46%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2년 동안 가파른 하락세가 계속된 것이다.

기독교인 인구 감소 비율은 백인들 가운데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아프리카계나 스페니시계 교회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기독교계 종교인의 수는 전체 인구의 10%를 넘지 않지만, 젊은 사람들 비중이 많아서, 노년층이 다수인 기독교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응답자의 24% 정도는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것으로 대답했고, 30세 이하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정도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2016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101,43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비단 기독교 내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정치, 경제적 영향력 면에서 그동안 주류를 이뤄왔던 백인들의 기득권이 점점 약해질 전망이다. 최근 백인들의 정치 종교계에서의 세(勢)과시와 선거에서의 담합, 그리고 샬로츠빌 사태에서 드러난 폭력은 이런 위기감의 표출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보수 백인 기독교인들이 보여준 수구적인 태도는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많은 미국인들의 기대를 저버렸고, 인종차별적 대규모 집회와 폭력은, 비록 일부이지만, 그들이 건전한 신학에 기반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는 실상을 드러내었다.

미래의 미국 교회는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만의 색깔이 아닌, 세계 열방과 만국에서 이민 온 많은 사람들이, 각지 자기의 언어와 노래와 몸짓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가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겠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를 닮으려하기 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고유한 모습 그대로 예배의 자리에 나오는 것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피부 색깔과 국적과 성별과 언어와 문화 어느 것에도 구애 받거나 차별 받지 않고, 모두가 한 가족으로서의 환대를 경험하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인정받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창조된 같은 피조물로써, 비록 서로 다르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 한 하나님을 섬기는 같은 예배자 들이 되기를 소원한다.

누군가는 주류가 되어야 하고, 혹은 주류로 계속 남아 있어야 하고, 누군가는 소수와 약자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그런 문화와 전통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한 하나님의 자녀요, 사랑받는 가족이요, 함께 천국에 참여할 영원한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인종이 기독교 내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비율이 낮아진다고 해서, 기독교의 영향력이 약해진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들과 교회들이 드러나고, 파묻혔던 약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지며, 교회 내에서조차 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억눌린 역사가 세상에 밝히 드러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