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남녀 평등주의가 성폭력 원인

2018-03-22     신기성
ⓒ John Piper Facebook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여성은 신학교 교수가 될 수 없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존 파이퍼 목사가 이번에는 교회 내의 #Metoo 혹은 #ChurchToo 운동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성폭력의 원인이 남녀 평등주의에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여전히 남녀가 서로 성별에 따른 보완적인 역할이 있다는 기존 논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파이퍼 목사는 전통적으로 지켜오던 성역할과 달리, 남녀가 자신들의 능력에 따라 규정되어야 한다고 믿는 “평등주의 신화”가 #MeToo 운동을 통해 드러난 성폭력의 원인 중 하나라고도 주장했다.

관련사이트:https://www.desiringgod.org/interviews/sex-abuse-allegations-and-the-egalitarian-myth

 

지난 50년 동안의 평등주의 운동의 영향

팟캐스트 Desiring God에서 지난 16일 방송된 "성적 학대와 평등주의 신화(Sex-Abuse Allegations and the Egalitarian Myth)"에서, 그는 지난 50년 동안 일어났던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거부가 “매우 나쁜 열매를 맺는 씨앗들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이 나쁜 열매는 교회에서의 성폭력도 포함된다.

파이퍼 목사는 남녀가 공히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다고 인정은 하지만, 집에서, 교회에서, 사회에서 남녀가 서로 다른 그리고 보완적인 역할을 하도록 창조되었다고 가르친다. 또한 남자들에게는 가족들을 보호하고, 부양하고, 지도하도록 하나님께로부터 지워진 책임이 있고, 여자는 남편의 리더십에 자신을 은혜롭게 복종할 의무가 있다고 가르친다. 여자는 남편처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으므로 그와 동등하지만, 그녀의 남편을 존중하고 가사를 돌보고, 자녀를 양육하고, 그의 조력자로 섬기도록 하나님께로부터 지워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파이퍼 목사는 현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여성의 선을 위해 주어진 이 특정한 성서적 의무를 저버리고 평등주의를 따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2010년에 여성이 풀타임 직업을 갖는 것이 성서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양육과 가사 일이 중요하고 영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뱁티스트 뉴스 글로벌(Baptist News Global)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파이퍼 목사는 “교회 안에 그리고 우리 문화에 팽배한 평등주의가 여성을 보호하고 충만케 하려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수단 중의 하나를 침묵케 하고 무효화 하게 만들었다. 남자는 그들이 가졌든지 갖지 못했든지, 그들의 적성과는 상관없이 하나님이 주신 남성성을 소유했으며, 여성을 보호하고, 돌보고, 존중하는 특별한 책임을 부여 받았다”고 주장했다.

강한 남성, 유약한 여성이라는 틀 자체가 성차별적 구조이다. 여성은 보호 받아야 할 연약한 존재라는 주장 자체가 이미 여성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또한, 지난 수 세기 동안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평등주의자들이 남성과 여성의 특정한 역할과 책임이, 태생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심오한 실체 대신에, 그들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비판한다.

그가 주장하는 보완주의의 입장은 남성과 여성이 놀랍고 심오하고 심지어 신비스럽게 창조 되었지만, 각자의 책임과 짐을 지도록 다르게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남성에게는 능력 때문이 아닌, 남자이기 때문에 갖는 특별한, 하나님이 주신, 책임이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인용한 성경구절들

파이퍼 목사가 인용한 성경은 세 구절이다. 첫째, 창세가 3:6이다. 이 구절에서, 사탄이 이브를 유혹할 때, 아담은 그녀와 함께 있었다. 파이퍼 목사에 따르면,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운 질서가 무너진 것은 아담이 앞에 나서서 얘기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스스로 앞으로 나서서 리더가 되고, 사단을 상대하고, 하나님이 그에게 원하는 대로 보호자가 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는 실패했고 이후로 계속 실패해 왔다. 예수님이 오신 이유 중 하나는 아담의 실수를 극복하고 남자들에게 여성을 돌보고 보호하고 존중하는 특별한 짐, 특별한 책임을 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파이퍼 목사는 주장한다.

그가 인용하는 두 번째 구절인 골로새서 3:19에서 사도 바울은 남편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 이 말은 “너희 중 아무도 서로 괴롭게 하지 말라”라고 한 것이 아니고 오직 남편이 아내를 괴롭게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 파이퍼 목사가 주목하는 바이다. 그는 수천 년 동안 거칠고 잔인한 특징을 가진 전형적인 남성들에게 한 말이라고 강조한다.

파이퍼 목사는 이 구절과 대조되는 말씀으로 에베소서 5:22-33을 꼽는다. 이 구절을 예로 들어 예수께서 보여주신 리더십과 보호하심과 아끼심과 같은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고, 이것은 남자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남자의 능력이나 적성 때문이 아니라 남자라는 사실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교회와 그리스도가 바뀔 수 없듯이 남자와 여자도 바뀔 수 없다고 강변한다.

세 번째 구절 베드로전서 3:7은 연약한 그릇인 여자를 존중하라고 가르친다. 베드로는 남자가 강하고 여자가 약하다고 강조하며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대할 수 있을지 묻고, 답은 “존중(honor)"이라고 답한다.

파이퍼 목사가 주장하는 바는 남성이 자신들의 강함과 여성의 약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 강함으로 약한 존재를 보호하라는 책임과 짐을 알지 못해서 여성을 함부로 대하고 성폭력이 일어난다는 논리다. 하지만 강함은 육체적 힘의 정도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진실한 강함은 사람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여성을 약하고 보호 받아야 할 존재로 전제하는 것도 성차별이다.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인권을 가진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한 인격체로 보아야 한다. 남성의 보호가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남성과 똑같이 부여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이며 성령이 내주하시는 거룩한 성전으로 대우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