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초대교회 박형은 목사, 중복 설교 논란

부임후 일년동안 약 29편, 이전 설교와 유사

2018-08-28     편집부
박형은 목사 <유투브 갈무리>

[미주뉴스앤조이=편집부] 뉴저지 초대교회 박형은 목사가 부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대부분의 주일 설교를 동양선교교회 담임 시절 자신이 전했던 내용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형은 목사는 1년간의 임시목사 과정을 거친 후에 한규삼 목사를 이어 7대 담임으로 7월 22일 공동의회를 통해 위임이 확정된 바 있다. 

일년동안 29편, 이전 설교와 중복 또는 유사

지난 8월 초 <미주뉴스앤조이>에 제보되어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7년 7월 뉴저지초대교회 부임 후 임시목사 과정이었던 1년 동안의 설교가 전임 사역지에서 했던것으로 그것도 유사율이 거의 흡사한 경우만 확인된 것이 29편에 이른다.

주일 예배에서 전했던 설교의 70% 가량이 중복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주일 예배 설교만 조사한 것이다. 수요예배나 기타 다른 예배 설교는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이전 동양선교교회에서 했던 설교와 뉴저지초대교회의 설교만 비교한 것이다. 그러므로 동양선교교회 이전에 있었던 텍사스 빛내리교회 등에서 했던 설교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말로하면 1년 동안 확인된 주일 설교 29편 이외에 다른 주일 설교 및 다른 예배 설교도 이전에 했던 내용을 다시 반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중복 의혹을 받고 있는 박형은 목사의 설교는 기본적으로 설교제목, 본문말씀, 본문 해석 및 가르침, 그리고 비유, 묘사 및 예화에 있어 중복되거나 상당한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유사성을 기준으로 볼때 중복설교의 형태를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수 있다. 

첫번째는 설교의 전체적인 흐름과 가르침이 거의 같은 경우다. 중복 의혹을 받고 있는 상당수의 설교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문의 해석과 가르침 뿐만 아니라 비유와 예화등도 대다수 중복되며, 그 전개과정도 상당히 유사하게 흘러간다. 

한 예로 뉴저지초대교회 취임 감사 예배가 있었던 지난 2017년 7월 30일에 박형은 목사가 전한 ‘자랑할만한 삶’이란 설교는 동양선교교회 시절인 2016년 9월 11일 같은 본문 (빌립보서 2:12-16)으로 전한 ‘하나님의 자녀들은’이란 설교와 상당한 유사점이 발견된다. 

도입부분부터 어메이징 레이스라는 티비프로그램의 예를 통해 설교를 시작하였으며,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자녀(스타)가 되지 못하는 이유와 하나님의 스타가 되는 3요소 등의 주요 가르침은 중복되었으며, 빛을 내는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되라는 유사한 결론으로 끝을 맺기도 했다. 

설교비교 <미주뉴스앤조이>

교회의 상황에 따라 비유, 묘사, 예화 등에 있어 부분적인 수정이나 추가, 생략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설교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메세지는 여전히 유사한 수준내에 있으며, 결론 또한 대동소이한 편이었다.

교회 상황에 따른 예만 바뀐 경우로, 2월 25일 사도행전 1:8을 본문으로 전한 “가능한 선교”에서는 2015년 3월 6일 전한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의 설교에서 언급한 아프리카 선교지 방문 예를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으로 대체했다. 

지난 6월에 전한 설교 중 하나에서는 설교를 준비하다가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행사가 생각이 나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추가 언급도 나온다. 행사 자체는 입양 가족 만남이라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사랑을 실천하는 귀한 모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형태로는 본문말씀과 설교 제목과 일부 내용이 유사하지만, 본문해석과 주요 가르침이 수정된 경우이다. 의혹을 받고 있는 설교 중 소수에 해당하는 부분이지만, 설교자와 교회의 상황을 염두한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발견된다. 이들 설교에서는 본문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전개하는 과정을 새롭게 하였으며, 결론 또한 다른 강조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17일 뉴저지 초대교회 주일설교에서 전해진 ‘즐거움이 있는 곳’은 박형은 목사가 동양선교교회 당시 ‘행복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전한 메세지와 동일한 본문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설교는 본문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접근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일찍이 동양선교교회에서 전한 설교에서는 본문 중심의 전개와 함께, 다윗의 상황과 양의 비유등을 통해 행복의 조건과 비결을 설명하고 당시 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대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권면하면서 결론을 맺고 있다. 

이에 반해 뉴저지초대교회에서 같은 본문으로 전한 설교에서는 본문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최소화하고, 앞의 설교에서 발견되지 않는 다양한 본문인용, 예화, 원어 설명, 비유 등을 사용하여 성도 개인의 삶에 대해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뉴저지초대교회>

교계의 다양한 평가와 반응

이번 중복 설교 논란과 관련하여, 교계의 관계자들은 자기 표절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학문 영역에서는 교회 안팎을 불문하고 자기 표절에 대한 규정이 엄격하다. 아무리 자신의 저작물이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논문 등에 중복 게재하면 표절로 판단된다. 설교는 학문적 저술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와 교계에서 설교 표절에 관해서는 관대한 편이고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자기 표절에 관해서는 보다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형편이다. 

"영적 침체 혹은 영적 정체의 증거"

와싱톤 사귐의교회 김영봉 목사는 자기표절을 설교자의 영적 침체 혹은 영적 정체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기 것을 자기가 사용하니 다른 사람의 것을 훔치는 도둑질과는 다르지만 설교자가 영적으로 살아있다면 그럴 수 없는 일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설교는 목회자의 영적 성장과정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정의했다. 설교만큼 자신의 신앙을 깊게 해주는 것도 없다고 밝혔다. 1주일간 삶의 현장에서 씨름하는 교인들에게 들려줄 말씀을 고민하고 기도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설교자 자신이 영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데 자기 표절은 그런 과정도 없고 자신의 영적 생활이나 변화의 과정도 없다는 증거라는 뜻이다. 

지난 13-15일 열렸던 제10회 워싱턴 목회자 신학생 컨퍼런스에서 만난 한 목사는 설교 준비에 참고하려고 몇 년 전에 했던 설교를 다시 꺼내보면 그 본문에 대한 생각과 해석이 달라져 있음을 느끼곤 한다고 고백했다. 그 사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의 성장과 달라진 환경 및 회중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같은 설교를 그대로 전한다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평했다. 회중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설교란 성서의 본문만을 전달하는 작업이 아닌 컨텍스트 즉 회중의 문제를 다뤄야 하는 작업"

서울 신대 설교학 교수 김형락 목사는 설교란 성서의 본문만을 전달하는 작업이 아닌 컨텍스트 즉 회중의 문제를 다뤄야 하는 작업도 분명히 있어야 하는데 표절을 하는 목회자는 이 부분을 간과한 듯 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결국 자신의 것이라도 베낀 설교로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키우고 목회적 돌봄이 깃든 설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목회자들의 표절에 대해 문제의식이 크게 없다는 지적도 한다.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남이 얘기한 것이나 자신이 했던 것이라도 잘 포장해서 전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는 생각을 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설교 작성보다 전달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목회자들도 많이 있다. 

"한인 목회자들의 설교 횟수가 너무 많다"

김운용 장신대 설교/예배학 교수는 한국교회에 설교 표절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스펄전, 이성봉 목사처럼 “표준설교”를 작성해서 집회 인도 시 사용하는 설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성봉 목사처럼 전국을 순회하며 집회를 인도할 경우에는 “표준설교”를 작성해서 같은 설교를 전하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김교수도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설교가 매일의 만나를 준비하듯 매주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동시에 한인 목회자들의 설교 횟수가 너무 많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목회자들 중에는 자기표절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이미 했던 설교 혹은 같은 본문이더라도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거나 시간이 지나고 수정 혹은 첨가하고 싶은 부분이 생기면 다시 고쳐서 할 수도 있으므로 학술 논문처럼 엄격한 잣대로 표절 여부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을 가진 목회자들은 한 번 했던 설교를 새로운 환경이나 회중에 대한 고려 없이 그대로 전한다면 표절이라기보다는 영적인 게으름이나 영적 침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사용... 먼저 밝히는 것이 옳다"

엘에이 기독교윤리실철운동 조주현 사무국장은 비록 자기표절의 기준이 모호하고 그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지만, 최소한의 인용절차는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교계 일각에서는 박형은 목사처럼 표절이든 자기 표절이든 드러난 사람은 운이 없는 것일 뿐이라고 하기도 한다. 표절, 특히 자기 표절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자조적인 표현이다.

한편 본보는 박형은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물었지만 현재까지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