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들의 백인들을 위한 백인들에 의한 교회

‘미국 교회를 가다’ (1) 미국장로교 산마리노교회

2010-05-19     김성회

한국의 모 대학 1960년 교지에 "요즘 후배들 버릇이 없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언제나 새로운 세대는 나타나고 그 새로운 세대가 하는 일들은 못 마땅해 보이기 마련이다. 교회가 위기라는 말은 교회가 생긴 이래 계속 되어  왔다. 해결책은 달랐지만 결국 여기까지 살아남아 왔다. 개신교의 가장 유명한 구호 "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교회는 개혁 되어 왔고, 언제나 개혁 되어 갈 것이다)는 여전히 유효하다. <미주뉴스앤조이>는 미국 사회 내의 교회들을 탐방하며,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국 교회의 다양한 몸부림을 살펴보려 한다. 미국 교회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 목적이며, 특정한 선택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기자 주)

미국장로교단은 쇠퇴하고 있다. 한 때 주류 교단(Mainline Denomination)이라고 자신들을 지칭하던 수는 자꾸 줄어 이제 300만 교인을 남아 있는 정도이다. 예전의 영화를 기억하는 백인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살아남으려 하고 있을까?

Once upon a time in America...

함께 예배를 참관했던 흑인 조셉 에디슨 장로는 "내가 어렸을 때는 예배당에 가면 흑인들은 예배당 뒤에 줄 쳐진 구역에서만 예배를 드릴 수 있었는데, 60년대 인권 운동이 일어나면서 그런 차별은 없어졌다. 오늘 이 교회에 와보니 보이지 않는 줄이 쳐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유색인종이 전무한 목회 팀

산마리노커뮤니티교회의 전통이란 것은 이민 문호가 개방되기 전의 백인 중심의 교회를 뜻하는지도 모르겠다. 교회의 담임 목사는 백인 남성이고 박사학위 소지자다. 협동 목사를 맡고 있는 백인 여성은 호스피스 병원에서 원목을 역임했으며 바로 옆 부자동네인 라카냐다커뮤니티교회에서 사역을 한 경험이 있다.(미국장로교단은 보조목사(Assistant Pastor)제도를 폐지했고 모두 Associate Pastor로 부르고 있다.) 산마리노커뮤니티교회는 압도적으로 노인층이 많은데 이런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은 여성 목사의 몫이었다.

총 17명의 스태프 중 흑인은 교회 안내와 전화 교환을 맡고 있는 리셉셔니스트 한 명뿐이다. 스태프 중 목회를 맡고 있는 유색인종은 봉 브링가스 씨뿐인데, 그는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이곳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다. 결국 정식 목회자 그룹 중에는 단 한 명의 유색인종도 없는 셈이다. 유색인종이 한 명도 없는 교회는 21세기에 어울리지 않으니 장식용으로 한두 명을 끼워놓은 인상이었다.

남가주의 인종적 다양성을 생각하면 산마리노커뮤니티교회같은 백인들만의 교회는 버티기 힘들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거액의 유산을 교회 앞으로 남기는 교인들이 계속 존재하고, 백인들만의 교회를 지키기 위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헌신이 이어지는 한 산마리노커뮤니티교회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존속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