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어느 교단 지지하고 반대하나?

동성 결혼에 대한 교단별 입장 정리

2011-02-01     김성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도 동성애란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일까.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동성애란 뜨거운 감자로 미국 교회가 논란에 휩싸인 지 이미 오래다. 각 교단마다 동성애자 안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성애 문제를 놓고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싸우고 주장하기 전에 먼저 귀를 기울여보자. <미주뉴스앤조이>는 동성애 이슈에 대한 신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살펴보고, 목회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과 크리스천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차례로 들어보며 논의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독자들의 기고도 환영한다. (편집자)

미국 교회는 동성애라는 주제를 놓고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전쟁 중이다. 동성애나 동성 결혼에 대한 교단의 결정에 반발해서 교단을 탈퇴하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다. 또 지역별 노회가 아닌, 비슷한 신앙 색깔을 가진 교회끼리 비지역노회를 만들게 해달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반대 의견 외에는 별다른 목소리가 없고 동성애란 이슈가 교회에서도 논의 주제로도 등장하지 못하는 한국 교회와 상반 되는 모습이다. 미국 내의 각 종교 단체나 교단은 이 문제를 총회나 자체 사법 시스템을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왔다.

동일한 성경책을 보고 있지만 신학적 입장에 따라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나뉘는 것처럼, 동성 결혼에 대한 미국 교단들의 입장도 제각각이다.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교단은 어디이며, 반대하는 교단은 어딜까.

미국침례교회, 전미복음주의협회, 남침례교, 연합감리교 등은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동성애자를 교인으로 받아들인 교회를 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0여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는 경우(미국침례교회)도 있었다.

반면 성공회, 미국루터교, 미국장로교의 경우는 동성 결혼을 찬성한다고는 하지 않지만, 동성애자들도 이성애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점만큼은 강조하고 있었다. 성공회는 실제로 동성애자인 목회자들이 주교로 임명되는 사례도 있었다.

천주교는 동성 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유대교는 분파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까닭에 입장이 모두 달랐다. 랍비 개인의 권한을 높이 인정해주는 교단 분위기로 인해 랍비마다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동성 결혼을 전면적으로 인정하고 찬성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니테리언 만인구원론자 협회나 연합그리스도교회(UCC)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목회자들이 동성 결혼을 집전하기도 했다.

종교별, 교단별 입장은 다음과 같다. 기사에 제공된 링크는 퓨포럼의 자료를 사용했다.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의 교단들

연합감리교(UMC, United Methodist Church)는 2008년 연합감리교 교단 정책결정위원회에서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한편 연합감리교 사법위원회는 교단 소속 목회자가 동성 결혼 집전을 금지한다고 2009년 판결한 바 있다. 결국 연합감리교 소속 목회자는 동성 결혼을 집전할 수 없고, 연합감리교 교회에서 동성 결혼식을 치를 수 없다. 일부 목회자와 교회들은 이와 같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동성 결혼 거부에 대한 연합감리교 정책결정위원회의 결의안, 동성애에 대한 연합감리교 교단 입장)

미국침례교회(American Baptist Churches USA)는 2005년 "성적 행위는 결혼을 한 한 남자와 한 여자 간에 존재하도록 하나님이 만드셨다"며 "동성애는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2006년 캘리포니아, 하와이, 네바다, 애리조나 주를 포함하는 태평양남서부 지역회(regional board)는 교단 본부가 회개하지 않은 동성애자를 교인으로 받아들인 일부 교회에 대한 징계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교단을 탈퇴했다. 교단 본부는 개교회의 자치와 자유를 존중한다는 이유로 징계를 거부했다. 이와 같은 결정으로 300여 교회가 떨어져 나간 셈이다. (미국침례교연합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

남침례교(Southern Baptist Convention)는 2003년, 교단 총회를 통해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남침례교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동성 간의 결합을 반대하는 것을 넘어서 동성애를 행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복음이 가지고 있는 용서의 힘과 변화의 힘을 그들과 나눌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남침례교 총회의 동성 결혼에 대한 결의안)

전미복음주의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는 지난 2004년 동성애는 성경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1985년의 결의안을 재확인했다. 전미복음주의협회는 동성 결혼이나 동성 결합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전미복음주의협회 동성애에 대한 입장)

동성 결혼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의 교단들

성공회(Episcopal Church)가 동성 간의 결혼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은 아니지만, "동성애자들과 동성애를 수용하는 모든 연방과 주의 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2006년 표명했다. 더 나아가 2009년 성공회는 교단 총회를 통해 주교가 동성 결합(Same-sex unions)을 축복해 줄 수도 있다는 선택권을 주도록 결정을 내렸다. (성공회 2009년 총회, C056결의안)

미국루터교단(ELCA, 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은 결혼을 "남자와 여자 간의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신실한 언약"으로 정의한다. 지난 2009년 8월 미국 루터교단은 인간의 성과 관련한 문서를 채택했는데, 이 문서는 다양한 종류의 가족을 인정한다. 이런 가족의 범주에는 동성 커플도 들어간다. 교단 자체가 동성 결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바는 없으나 2009년 있었던 전체 총회 자리에서 "회중이 '평생을 단 둘이 함께 하기로 언약한 동성 관계'를 지지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루터교단 "사회적 문서: 인간의 성")

미국장로교(PCUSA, Presbyterian Church U.S.A.)는 결혼이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라는 점을 2010년 제 219차 총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대회사법전권위원회(미국장로교 최상위 사법 기구)는 동성 결합이 결혼을 의미하지 않는 이상은 목회자가 결혼식을 집전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04년 총회에서는 법무부가 동성 간의 결합이 결혼에 준하는 효력을 갖도록 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동성 결혼과 동성 결합에 대한 문답2000년 대회사법전권위원회 판결문)

동성 결혼에 찬성하고 지지하는 입장의 교단들

유니테리언 만인구원론자 협회(Unitarian Universalist Association of Congregations)는 1996년,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유니테리언 만인구원론자 협회 결의안)

연합그리스도교회(UCC, United Church of Christ)는 지난 2005년 총회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연합그리스도교회는 각 교회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교단으로 각 교회는 총회의 권고 사항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다. (연합그리스도교회 "모두를 위한 동등한 결혼의 권리" 총회 권고안)

타 종교의 동성 결혼에 대한 입장

이슬람교(Islam)권에서는 동성애는 금지되어 있으며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 등 많은 나라에서 범죄로 처벌받고 있다.

유대교(Judaism)는 내부 성향에 따라 다양하다. 개혁적인 유대교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동성 결혼을 인정한다. 랍비들은 동성 결혼을 축복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보수적 유대교 집단에서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지만, 2006년부터 랍비들에게 동성 결혼을 축복할 지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했다. 정통 유대교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으며 2006년의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그룹도 다수 존재한다.

미국 천주교(Catholicism)는 주교 회의를 통해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 동안 신뢰하는 가운데 맺는 관계"로 규정하며 동성 결혼에 반대했다. 2003년 주교 회의에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동성간 결합(Homosexual unions)은 결혼이라고 불릴 수 없다. 그 관계는 완전한 인간의 상호보완적 상태를 나타내지 않고, 출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