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교협, ‘회장 선거’ 앞두고 내부 갈등 격화

뉴욕교협 선관위, 이종명 목사 회장 후보 자격 박탈

2011-09-17     윤영석

‘교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회장 김원기 목사, 이하 뉴욕교협)이 시끄럽다. 회장 후보로 나선 이종명 목사(뉴욕강성장로교회)의 후보 자격이 박탈된 것이다. 현 교협 회장인 김원기 목사(뉴욕베데스다교회)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이종명 목사의 나이와 학력 허위 기재를 문제 삼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이종명 목사는 "이단 세력을 몰아내려는 나를 제거하기 위한 '신상털기'"라고 맞섰다.

지난 15일, 뉴욕교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대행 현영갑 목사, 이하 선관위)가 임원 입후보 심사 후 이종명 목사의 회장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부회장 후보로 나선 김종훈 목사(뉴욕예일장로교회)를 비롯한 다른 임원 후보들은 모두 서류 심사를  통과했지만회장 후보로 등록된 이종명 목사는 나이와 학력을 허위로 기재해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김원기 목사, "선관위의 수칙을 따르는 것 뿐"

김원기 목사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종명 목사가 이력서에 원래 53년생이라고 썼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서류가 없었다"며 "선관위의 수칙대로 따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교협의 정·부회장·감사 입후보 등록 공고에는 "이력서 및 모든 서류의 허위 또는 문서 위조 시 본회에서 제명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종명 목사는 이번 회장 후보 이력서에 실제 나이는53년생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이 목사가 제출한 여권 사본에는 57년생으로 기록돼 있었다. 9월 14일까지 추가 서류를 내라고 통보를 했다. 이 목사는 구청에서 발급하는 기본증명서와 제적등본을 제출했다. 이 서류에는 57년생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서류에 '정정'이라고 적힌 부분에  변경된 나이가 기재됐다. 53년생에서 57년생으로, 다시 57년생에서 53년생으로, 또 다시 53년생에서 57년생으로 세 번에 걸쳐 변경했다고 기록됐다. 그래서 이종명 목사에게 작년 부회장 후보 때 제출했던 53년생으로 기재된 여권 혹은 사본을 다시 보여달라고 했더니 '폐기했다'고 말했다." (김원기)

김 목사는 "내 요지는 최종 생년월일인 57년을 사용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모든 서류에 57년생으로 돼 있다면 교협에 관련한 서류도 57년생으로 써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미 53년생으로 기재된 작년 부회장 후보 이력서는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목사는 "만약 이번에 57년생으로 통일해서 써냈고 작년 서류에 대한 사과문을 제출했다면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김 목사는 "이종명 목사가 종교 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이하 평통)에는 57년생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왜 평통엔 57년생이라 쓰고 교협엔 53년생이라 썼나. 교협은 자기 멋대로 해도 되고 신원조회가 가능한  평통은 아니냐. 교협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 이런 사람이 교협의 회장이 될 수 있나.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들어간 것을 왜 우리가 교협을 분열시킨다고 하나." (김원기)

또한 이종명 목사가 풀러신학교 목회학 박사 학위를 명확히 기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풀러신학교도 졸업을 하지 않았는 데 졸업한 것처럼 썼다. 이종명 목사는 이력서에 "D.Min. Candidate"이나 "풀러신학교 수학 중"이 아니라 "Fuller Theological Seminary, D.Min."이라고 적었다. 입학년도만 쓰고 졸업 년도는 기재하지 않았다. 엄격히 말해 허위 기재다." (김원기)

이종명 목사, "인터콥 반대하는 자신을 막으려는 속셈"

이에 이종명 목사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금년 교협의 부회장직을 수행할 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지금 현 집행부, 김원기 목사가 회장이 되고난 후 교협 내 불화가 일어났다. 회장도 되기 전에 비리를 저질렀다. (그 비리란) 교회 주소록 출판에 있다. 원래 부회장이 출판 위원장이 주관하는 것인데 김 목사가 전 교협 회장과 손잡고 나 몰래 사인을 했다. 나는 그런 것에 질타를 했고 이것이 문제의 시발이다." (이종명)

이 목사는 또 "인터콥을 반대하는 자신이 교협 회장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가 미동부이단대책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미동부이대위원회 회장을 김원기 목사가 맡을 차례였다.  그런데 김원기 목사가 고사하고 나를 밀어 넣었다. 회장이 시켜서 사명을 가지고 했다. 신사도운동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그때 인터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문제는 김원기 목사와 송병기 목사(뉴욕목양장로교회)가 인터콥을 지지하고 나갔다. 송병기 목사의 부인은 인터콥과 단기선교도 여러 번 갔다 왔다. 인터콥의 이단성은 이미 드러난 것 아니냐···나를 회장으로 세우면 자기들(김원기 목사, 송병기 목사)이 죽게 생겼다고 생각한 것 아닌가." (이종명)

이 목사는 자기를 제명시키기 위한 선관위의 "신상 털기"라고 주장했고 자신의 생년이 세 차례 변경된 이유를 설명했다.

"회장 후보 등록 이력서에 1953년으로 기재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하반신이 마비돼서 4년 동안 학교를 못다녔다. 4년 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때 군입대 통보가 와서 57년생으로 바꿨다. 목사 안수를 받을 때 내 본래 나이를 찾으려고 원래의 나이인 53년생으로 바꿨다. 목사 안수를 받은 지 8일만에 미국에 들어오게 됐다. 그런데 목사 안수를 받기 열흘 전에 53년생으로 나이를 고쳤기 때문에 호적 정리가 안 돼서  57년생으로 찍힌 여권으로  미국에 왔다. 57년생으로 된 여권으로  영주권을 받은 후 한국에 가서 여권을 새로 발급 받았는데 여기에는 53년생으로 돼있다. 미국에 가기 전 호적의 나이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53년생으로 찍힌 여권을 가지고 시민권을 신청하려고 하니까 변호사가 이미 영주권엔 57년생으로 돼있기 때문에 57년생으로  나이를 다시 변경하라고 했다. 시민권자 여권엔 57년생으로 돼있다. 결국 호적 상의 나이를 세 번 바꿨다." (이종명)

이어 이 목사는 "선관위의 결정 후, 선관위원들이 모인 식당에서 나이 증명 서류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청에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구청 관계자의 말을 통해 (선관위에 제출한) 서류가 위조되지 않았다고 스피커폰으로 모두 들을 수 있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문제 삼은 학력 허위 기재 사실에 대해서 이 목사는 "학위를 받지 않아서 졸업 연도를 쓰지 않고 입학 연도만 썼다"고 해명했다. 이 목사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기자 회견을 열고 선관위에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억울하다. 목사의 심정으로 부끄럽다. 이것은 영리 목적이 아니라 봉사직 아니냐. 밤새도록 잠도 못 자고 기도하고 있다. 법적으로 하자는 소리도 있다. 잘못됐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에 재심 요청을 하겠다." (이종명)

김원기 목사, "이번 사안은 인터콥과 무관"

이종명 목사의 회장 후보 부적격이 인터콥과 관련됐냐는 질문에 김원기 목사는 "이번 일은 인터콥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선관위에서 인터콥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나는 인터콥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솔직히 잘 모른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 하지 않나. 교협 회장으로서 KWMA의 결정을 따르자고 했다. 인터콥을 지지하는 말이 아니다. 단지 주시하고 지도해야 한다. 그래서 목회자지도위원장을 한다고 했다. 최바울 선교사의 신학이 틀린 것은 솔직히 잘 모른다. 교회와의 관계와 같이 분명하게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도하겠다. 이번 문제는 인터콥과 전혀 상관 없다. 자기들은 이단을 퇴치하고 나는 이단을 옹호한다고 말한다. 내가 언제 이단을 옹호했나. 그저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한 심사를 하는 것뿐이다." (김원기)

한편, 이종명 목사의 재심을 받아들인 선관위의 귀추가 주목된다. 교협은 회장 후보 재등록을 오는 19일에서 23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