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 입은 목사들, 인종차별 고발하다
흑인 소년 총격 사망으로 '후드 시위' 확산…정치인까지 참여해 전국적 이슈로
이번 총격 사건은 지난 2월 26일에 발생했다. 플로리다 샌퍼드에 사는 마틴은 사건 당일 저녁 가게에 들려 음료수와 과자를 사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히스패닉계 자율방법대원 조지 짐머맨(28)은 "마약을 한 것 같다"며 "흑인이고 후드를 입었다"고 경찰에 보고한 뒤 추격 후 총격을 가했고 마틴은 사망했다. 짐머맨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으며 경찰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살상 무기의 사용을 허용하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에 따라 그를 체포하지 않았다. 비무장 청소년이 무고하게 총격을 받은 사건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자 미주 전역에서 '후드 시위'가 일어났고 많은 목회자들은 이 사건으로 다시 제기된 흑인 문제를 설교하고 나섰다.
이 사건 모두 흑인에게 범죄 이미지를 투영하는 사회 분위기와 편견이 그 원인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흑인의 범죄 성향이 높다는 '인종 프로파일링'의 논리는 흑인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민주당 바비 러쉬 하원의원은 지난 3월 28일 연방하원의사당에서 슈트 안에 후드를 입고 발언대 앞에 섰다. 그는 "인종 프로파일링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후드(hoodie)를 입었다고 모두 범죄자(hoodlum)가 아니다"고 발언하며 후드 모자와 선글라스를 썼다. 그는 '모자를 쓰고 발언할 수 없다'는 의사당 규정 위반으로 쫓겨났다.
그는 히브리서 13장 3절을 인용하며 "서로의 고통을 한 몸과 같이 나눠져야 한다"며 고통 중에 깊은 공감을 강조했다. 백인의 몸이나 흑인의 몸이 아닌 그저 한 몸으로 서로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 차별을 이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만일 짐머맨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기도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다른 결과가 나왔겠느냐"며 "당신은 무엇을 기도하고 있느냐"고 물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