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한국인 선교사 피살

CMI 소속 이엘리야, 아이티 난민 사역 중 피격

2012-09-04     임안섭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사역하던 국제대학선교협의회(CMI) 소속 이엘리야(본명 이성철) 선교사가 8월 25일 오토바이를 탄 청년 두 명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총알이 복부를 관통했다. 이 선교사는 보건소에서 응급처치를 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지만 내부 출혈을 막지 못해 결국 하루 만에 숨을 거뒀다. 유가족으로 아내 김성경 선교사와 아들 2명·딸 1명이 있다.

이 선교사는 도미니카에서 15년간 선교 사역을 했다. 이 선교사는 다른 선교사들과 산토도밍고에서 동역하다가, 2010년 아이티 대지진으로 난민이 불어난 산티아고 지역으로 사역지를 옮겼다. 이 선교사는 그곳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서점을 운영하며 아이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비량 선교를 펼쳤다. 아이티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모임도 꾸려 성경 공부를 해 왔다.

사건 당일 소모임을 마치고 이 선교사 가족이 함께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이다. 사건 현장에는 7·9살의 어린 두 아들과 아내 김 선교사도 함께 있었다. 김 선교사는 응급수술 후 남편이 사망하자 실신했고 어린 두 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 현지 선교사들이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가족을 돌보고 있다. 한편, 수술비로 약 500만 원의 병원비가 청구되어 현지 한국인 교포와 교회가 모금하고 있다.

이 선교사를 파송한 울산문수교회 박창준 목사와 유족을 포함한 일행은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듣고 바로 도미니카로 떠났다. 이들은 유가족과 함께 현지에서 9월 1일 발인·화장 예배를 드렸다.

범인들은 며칠 지나지 않아 경찰에 잡혀 조사를 받았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단순 강도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면식범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선교사들이 전했다.

한편 울산문수교회에서는 이 선교사를 위한 분향소를 마련해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8일간 교인들이 조의를 표할 수 있게 했다. 교인들은 "이 선교사님의 헌신과 수고가 하나도 헛되지 않을 것이다", "이 선교사님의 순교를 기억하겠다"며 추도 기도를 드렸다.

임안섭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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