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백' 세상에 나오다

13일 개봉, 정치적 이유로 예매율 3위에도 상영관 수 차별받아

2016-10-14     경소영

[뉴스 M = 경소영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이 13일 개봉했다. 영문 제목은 <Spy Nation>이다. ‘유우성 간첩 사건’을 토대로 박정희 정권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국가정보원의 간첩 조작 공작의 실체를 다룬 영화다. 영화는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과감하게 인터뷰하는 등 치열한 취재 과정을 통해 국가 정보기관의 민낯을 드러낸다.

영화 <자백>은 현재 예매율 3위, 극장 수는 10위다. CGV와 롯데에도 스크린을 확보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영관은 부족하고, 비인기영화 상영 시간대에 편성되어 축소 상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자백>은 개봉 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4억 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았다. 전국에서 약 2만 명이 사전 시사회에 참석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상 등 2관왕을 차지해 작품성과 영화적 완성도를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몇몇 대형 극장에서 사전 시사회를 거부했고, 체인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상영을 기피한다는 의혹이 일었다. 

제작사 측은 “초기에 상영관을 주지 않아 흥행을 차단할 의도가 의심된다. 권력 눈치보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승호 감독은 SNS에 “개봉 첫날 예매율 3위에 올랐음에도 예매율이 낮은 영화들이 몇 배나 많은 영화관을 배정받았다. 이는 차별이다”라는 의견을 올렸다. 이에 CGV와 롯데시네마는 “좌석점유율과 예매율이 더 올라가면 상영관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과거 영화사 CGV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도 예고편 조회 수가 낮다는 이유로 상영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불공정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CGV의 <다이빙벨> 상영 거부가 불공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혀 시민들에게 빈축을 샀다. 

<자백>은 <다이빙벨>이나 <천안함 프로젝트>와 같은 영화와 비교해서 상영관이 많이 열렸지만, 대형 극장의 횡포는 여전하다. 앞으로 <자백>의 관객이 늘어남에 따라 스크린 숫자가 높아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편, 영화를 제작한 최승호 감독은 MBC가 부당하게 해고한 해직 언론인이기도 하다. MBC PD수첩을 통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현재 <뉴스타파> 메인 앵커로 맹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