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2016-10-18     지유석

서울 은평구 응암동 455번지 일대는 철거작업이 한창이다. 오래된 빌라들이 빼곡이 들어선 곳인데, 재개발로 지상 24층, 지하 4층 규모의 공동주택 760세대가 살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부들은 능숙한 솜씨로 공사를 위한 가림막을 설치한다. 그런데 이들의 안전을 위한 장치는 어디에도 없다. 

철거작업이 이뤄지는 현장은 경사가 심하다. 게다가 땅바닥은 포크레인 작업으로 인해 철거잔해들이 널려 있다. 그래서 발을 잘못 헛디뎌 추락하면 큰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위험은 노동자들의 몫이고 안락함은 입주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가? 그러나 불행하게도 안전망도 없이 위태롭게 작업에 임하는 인부들의 모습은 이 나라 노동자들의 일상이다. 

[2016.10.14. 응암11구역 주택재개발공사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