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회복까지 "뉴욕의 촛불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뉴욕 동포들 4차 집회, 맨해튼 한인타운에서 열려

2016-12-10     유영

[뉴스 M (뉴욕) = 유영 기자] 뉴욕 맨해튼에 이번 겨울 첫 얼음이 얼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외투도 두꺼워졌다. 찬바람에 연신 몸이 움츠러든다. 

한인타운 입구에 모여든 한인들 옷차림도 더 두툼해졌다. 얼굴도 많이 피곤해 보인다. 한 참가자는 새벽에 있었던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여부를 보기 위해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고 한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잠들 것 같아 바로 이곳으로 왔어요. 기쁨도 나누고, 앞으로 이어질 대법원 판결까지 계속 촛불을 들 생각입니다.”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뉴욕 한인들의 촛불은 그렇게 이어졌다. 9일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어느새 100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지만, 뉴욕 뉴저지 동포들의 마음은 사그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범죄자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황교안 내각 공범이다. 즉각 사퇴하라!”
“박근혜 공동주범 새누리당 해체하라!”

집회는 탄핵으로 ‘식물 대통령’이 된 박근혜와 황교안 총리를 비롯한 내각,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구호로 시작했다. 웃으며 인사하며 탄핵 가결을 이야기하던 참가자들 표정이 바뀌었다. 진지한 얼굴과 큰 목소리로 구호를 함께 외쳤다. 

자유 발언에 나선 이들도 탄핵 가결에 기뻐하고 멈출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 발언자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규탄했다.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국정농단을 지켜본 황교안 총리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자진 사퇴해야 하지 않나요.”

탄핵으로 민낯을 다시 드러낸 <조선일보> 등 수구 언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를 보지 않지만, 오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수구 언론의 본색을 다시 드러났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사설을 통해 황교안 국무총리 체제를 옹호하고, 법치를 주장하며 헌재가 촛불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하더군요. 

이 논조를 통해 우리는 나가야 할 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바라는 것에 반대로만 가면 됩니다. 박근혜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통과할 때까지 뉴욕 뉴저지 동포들도 촛불을 계속 들고 지켜볼 것입니다.”

자유 발언을 모두 마치고, 집회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한인 타운을 행진했다. 참가자는 어느새 200여 명을 넘어섰다. 탄핵 전 3차 집회를 진행할 때와 비슷한 규모다. 좁은 인도를 행진해야 하는 터라 참가자들은 일렬로 걷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South Korea’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물어왔다. 식당에서 나온 한인들은 웃으며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도로 위 자동차는 경적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행진을 마치고 한인타운 입구로 돌아왔다. 집회 장소로 사용하는 건물 앞 가로등이 다시 켜졌다. 건물주가 집회 여는 것을 싫어해 불을 껐는데, 시위를 마친 줄 알고 다시 점등한 것이다. 환한 불빛 아래 참가자들은 다음 주에 다시 만나자고 다짐했다.

“날이 더욱 추워질 것이지만, 이번 사태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조국에 정의가 서는 날까지 우리도 동참하겠습니다. 함께 거리에서 추위를 견디며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