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가뭄 끝은 있어도 홍수 끝은 없다

2017-07-22     지유석

지난 16일 충청도 지역엔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시 병천면의 비 피해가 컸다. 병천면의 경우 외진 곳인데다 주민 대부분이 노년층이어서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 상황은 참혹 그 자체였다. 폭우로 끊긴 다리는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깎여 나간 농지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한편 마을 어귀엔 물난리로 떠내려온 토사와 각종 유실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또 몇몇 집은 지반을 드러내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마당에 쌓아놓은 비료와 이미 수확을 마친 농작물도 속절없이 떠내려갔다. 곡물창고엔 허리까지 물이 찼고, 농작물 건조기도 침수피해를 입었다. 사실상 한 해 농사는 끝장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정부가 이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충청 지역은 폭우 이전엔 심각한 가뭄에 시달렸다. 그러니 폭우로 쑥대밭이 되다시피 한 지금 상황은 더욱 기가 막힐 뿐이다. 문득 가뭄 끝은 있어도 홍수 끝은 없다는 옛말이 떠올랐다. 

[2017.07.21. 충남 천안시 병천면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