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브레아 나침반교회, '교회 분립 및 건물 매각' 부결

2019-10-04     Michael Oh

[뉴스M=마이클 오 기자] 나침반교회가 지난 6개월간 겪었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건물 매각 및 분립' 안이 부결되었다.

캘리포니아 브레아 지역의 중형 한인 교회인 나침반교회는 지난 일요일 (9월 29일) 교단 전권위원회의 감독 아래 공동의회 투표를 진행하였다. 결과는 찬성 112표, 반대 175표로 교회 건물 매각 및 분립 안이 부결되었다.

공동의회

교인들, 섣부른 분리보다는 갈등 해결에 더 노력을

교회 매각 및 분립 안은 지난 4월부터 표면화된 교회 내 갈등이 해결되지 않자 차선책으로 제시된 방법이었다.

하지만 투표 전부터 매각 및 분립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민경엽 담임 목사를 비롯한 상당수의 교인은 매각 및 분립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평신도소통위원회를 비롯한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하는 교인은 반대 의견을 내었다.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과 회복이 아닌 분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투표 전에는 찬반 양쪽 130표가량이 있으며, 결과는 10표 차이 안에서 결정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예상과 달리 전체 287표 중 175의 반대표가 나왔고, 모두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제보자는 "교회의 안정도 좋지만, 이를 위해 교회를 쪼개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예상 밖의 투표 결과에 매각 및 분립을 반대하던 교인은 안도감과 함께 기쁨을 표현하였고, 찬성을 주장하던 측은 결과를 받아들인 채 묵묵히 자리를 빠져나갔다고 한다.

나침반교회 갈등

나침반교회의 갈등은 올해 4월, 전 교인이었던 L 집사가 민경엽 목사와 갈등을 겪다가 소송을 걸면서 시작되었다. 소송 이유는 ‘명예 훼손’(민경엽 목사)과 ‘회계와 배임’ (민경엽 목사, 나침반교회)이었다. (본지 기사 참조)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자 갈등은 다수의 교인과 목사 사이로 번졌다. 교회 관계자는 소송과 중재 과정에서 민경엽 목사의 사과와 재정 의혹 해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당회는 지난 5월 3개월 안식 기간을 권고하였고, 민경엽 목사는 이에 응하여 8월 초까지 교회를 떠나 있었다. 하지만 교회는 3개월간의 휴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갈등을 회복하지 못한 채 민 목사의 복귀를 맞이하게 된다. 민경엽 목사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민 목사가 주재하는 예배를 거부하고 따로 예배를 드리게 되고, 거듭되는 갈등으로 인해 상당수의 교인은 교회를 떠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교회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속 교단 미국장로교회(PCA)는 수습위원회를 파견했으나, 교회는 당회의 요청이나 허락이 없었다는 이유로 거부하였다. 이에 교단은 전권위원회를 파견하게 되고 곧바로 교회 매각 및 분립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의 향방은?

나침반교회는 일단 차선책으로 제시된 교회 매각 및 분립을 부결시킨 상황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그동안 갈등으로 불거졌던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규명, 갈라졌던 교인의 관계 회복, 그리고 교회와 민경엽 목사와의 관계 재설정 등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권위원회의 행보가 주목된다. 전권위원회의 개입과 함께 당회는 해산되었고, 갈등 해결은 이들의 손에 맡겨졌기 때문이다.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교인들도 전권위원회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는 민경엽 목사에게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한 소감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한 계획을 문의하였으나 현재까지 응답이 없는 상태이다. 추후 답변이 오는 대로 민경엽 목사의 의견을 추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