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시내산'은 누가 발견했을까?
'진짜 시내산'은 누가 발견했을까?
  • 강희정
  • 승인 2007.10.09 0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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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나무]에 대한 비판적 서평 1

   
 
  ▲ 김승학 씨가 저술한 <떨기나무>라는 책의 앞 표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 주치의라는 범상하지 않은 경력을 가진 김승학 씨가 펴낸 <떨기나무>(두란노)라는 책이 한국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시내산으로 알려진 시나이반도의 무사산은 진짜 시내산이 아니고, 과거 미디안 땅에 해당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지역에 있는 라오즈산이 바로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진짜 시내산임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승학 씨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열두 차례 탐사에 나섰다고 한다. 저자가 탐험한 여정에서 발견한 유물, 유적들에 대한 사진 자료들을 보여주며 해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내는 성경과 고고학적인 지식은 방대하면서도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의 것이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놀라움과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폐쇄적인 종교 정책으로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며 진행된 탐사 과정은 읽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고, 400여 쪽에 달하는 얇지 않은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 론 와이어트가 자신이 세운 Gatlinburg Tennessee museum에서 1995년 찍은 모습.(사진 제공:Ark Discovery)  
 
이 책의 앞뒷면의 표지에는 “3,500년 전 출애굽의 비밀이 밝혀진다!”, “하나님은 오늘 나를 불러 3,500년 전 출애굽의 비밀을 말하게 하셨다!”는 광고 문구가 적혀 있다. 독자들은 3,500년 전의 비밀이 같은 한국 사람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마치 자기가 발견한 것 같은 자부심과 함께 경이로움을 느끼며 읽어나가게 된다.

이처럼 김승학 씨는 여러 가지 표현으로 한국인인 자신이 '진짜 시내산'에 관한 ‘비밀’을 '발견'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김승학 씨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http://www.sinaimount.com)와 그를 인터뷰한 일부 신문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볼 수 있다.

"AD 527년 시나이 반도의 한 산을 출애굽하고도 1700여 년이 지난 다음 로마 교황청에서 일방적으로 시내산으로 명명한 후 더 이상의 어떠한 노력도 기울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을 통해 시나이 반도가 아닌 미디안 땅에서 그 비밀들을 보여 주셨습니다." (김승학 씨의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 중 발췌함)

“세계에는 수많은 석학들, 유명한 고고학자들과 성경학자들이 많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우리나라와 같은 작은 나라 동쪽에 있는 한국의 저에게 지금까지 감춰져 있던 시내산을 발견하게 하신 걸까요?” (2007년 6월 29일자 <연합공보>에 실린 기사 일부)

그러나 ‘진짜 시내산’에 관한 사실은 오래 전에 다른 사람이 이미 '발견'했다. 김승학 씨는 <떨기나무> 서문에서 “1990년 초반부터 하나님은 택한 백성들을 부르셔서 수천 년을 감추어 두셨던 하나님의 산, 성산을 조금씩 나타내기 원하셨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이미 1984년에 론 와이어트(Ron Wyatt, 1933-1999)가 발견하였고, <떨기나무>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성경적 근거나 고고학적 근거 등의 상당 부분은 론 와이어트가 이미 제시한 것이다.

   
 
  ▲ 론 와이어트가 발견해낸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경로.  
 
<떨기나무>의 저자 김승학 씨는 이 탐험에 나서게 된 배경과 관련하여 서두에서 론 와이어트(김승학 씨에 따르면 론 와트)를 언급하기는 하였다. 그가 아버지로부터 입수한 론 와이어트의 비디오 테이프에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반도에서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 쪽으로 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었다. 아라비아 북서부의 홍해 횡단 기념기둥과 진짜 시내산이라는 라오즈산의 금송아지 제단도 촬영되어 있었다"(p.24)고 밝혔다.

   
 
  ▲ 론 와이어트는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홍해 횡단을 기념하여 솔로몬이 시나이반도의 누웨이바 지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해안가에 두 개의 기둥을 세웠다는 사실을 1984년에 밝혀냈다.(사진 제공:Ark Discovery International)  
 
그러나 김승학 씨는 자신의 탐사 과정에서 밝혀진 성경 고고학적 내용들을 이미 론 와이어트가 20여 년 전에 발견했으며, <떨기나무>에서 제시하고 있는 출애굽 경로라든가 라오즈산의 탐사 과정에서 그가 서술하고 있는 성경 및 고고학적인 해석들은 이미 론 와이어트가 밝혀낸 것이라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사실 <떨기나무>에서 많은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드는 방대하고 전문적인 성경 지식이나 역사 고고학적 내용들 대부분은 론 와이어트의 아이디어와 탐험의 결과들이다.

김승학 씨는 <떨기나무>에서 자신이 성경적 추론과 역사 고고학적 탐험을 통해 출애굽 경로나 라오즈산의 위치를 밝혀낸 것처럼 매우 자의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김승학 씨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반도의 누웨이바의 해안에서 홍해를 거쳐 자신이 서 있는 미디안 땅으로 건너온 것이 사실이라면, 반대편 누웨이바 해안에도 솔로몬이 세운 홍해 횡단 기념 기둥이 있어야 하며, 홍해에 수장된 애굽 군사의 흔적이 있어야 하고, 지금 자신들이 서 있는 곳이 미디안의 수르 광야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있다(p.117). (이것은 사실 론 와이어트가 발견한 것을 역으로 추론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제시한 세 가지 근거들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디안 지역이 과거에 수르 땅이었다는 성경적 근거를 인용하고, 홍해에 수장된 애굽 군사가 남긴 수장품에 대해서는 론 와이어트의 발견을 인용한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시나이반도에 있는 누웨이바 해안의 홍해 횡단 솔로몬 기념 기둥을 찾아 가서는 “출애굽 사건이 있은 지 3000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네가 솔로몬 왕이 세웠던 기념 기둥이라는 사실을 밝히려고 하나님의 명을 받아 내가 왔다”(p.234)라고 결론을 내린다. 김승학 씨는 론 와이어트가 발견한 사실을 거꾸로 찾아 나가면서 결론에 이르러서는 마치 자신이 험난한 탐험 끝에 발견한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론 와이어트가 1984년에 '진짜 시내산'임을 밝혀낸 라오즈 산의 모습. 산의 정상 부분이 마치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처럼 검게 그을려져 있다. (사진 제공:Aaron 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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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2010-11-07 23:22:44
"떨기나무" 독자입니다. 강기자의 넉두리는 마치 비신앙인의 억지주장 보다 더 터무니없습니다.책을 읽다보면 저자와 하나님의 동행 하심을 체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