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운 건 잘못' 인정, 하지만 원인은 '네 탓'
'싸운 건 잘못' 인정, 하지만 원인은 '네 탓'
  • 박지호
  • 승인 2008.12.16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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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LA 동양선교교회 공동회의 폭력 사태에 대한 양측의 입장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몰랐던 동양선교교회의 갈등의 폭탄은 12월 14일 열린 '2009년 공동회의'에서 다시 터졌다. 이번엔 폭발 소리가 워낙 컸던지, 지역 일간지는 해당 사건을 다음날 1면 톱기사로 다뤘다. 끊임없는 갈등으로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는 양측 모두 유감의 뜻을 전했지만,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강준민 목사 측은, 공동회의를 못하게 하려고 방해하고 소란을 피운 반대 측 교인들이 문제라고 주장했고, 반대 측 교인들은 지난 3년간 공동회의 때마다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고 무시해온 강준민 목사가 문제라고 말했다. 양측의 주장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강 목사 측 의견은 운영위원회 위원들과 기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요약한 것이고, 반대 측 의견은 차귀동 집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강준민 목사 측, '공동회의 진행 막으려고 난동'

= 반대 측 교인에게 의사 발언 기회를 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회의 마지막에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다. 제한된 시간에 모든 사람이 다 발언할 수 없지 않나. 작년에는 3명에게 3분씩 발언 기회를 줬다. 이번에는 경찰이 회의 중간에 발언 기회를 주라고 해서 3분 동안 발언 기회를 줬다. … 또 이번에는 (반대 측 교인들이) 애초부터 회의를 못하게 막으려고 작정했던 것 같다. 이번 공동회의는 내년 1년 동안 교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 그래서 회의를 방해해서 인사나 재정에 대한 결의가 통과되지 못하도록 시도한 것 같다.

= 공동회의를 지켜보면서 반대 측 교인들이 항의할 것을 예상하고 미리 충분히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쪽에서 난동을 부릴 것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반대 측 교인들이) 작정하고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공동회의를 어떻게든 조용한 가운데 끝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반대 측 교인들의) 격렬한 반응에 대비한 것뿐이다.

= 공동회의 중에 반대 측 교인의 얼굴을 생중계하면서 이름까지 자막으로 올리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일부 교인들을 내팽개치려는 의도 아닌가.

저 사람들을 내팽개치려고 한다는 생각은 오해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진작 고소를 했을 거다. 변호사 쪽에서도 그걸 원한다. 지금이라도 그 사람들을 고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을 품고 가자는 이유에서다. 그들이 다시 한번 회개하고 돌아오길 원한다. 사람이란 실수가 있는 거니까.

= 반대 측 교인들이 그전에 했던 일들까지 영상으로 교인들에게 보여주면서 야유를 보냈는데 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겠나.

그렇게라도 해서 난동을 막아보자는 것이 취지였다. 몇 명 때문에 늘 소란이 일었다. 이런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려서 난동을 제지하자는 의미다. 평신도들은 왜 운영위원회에서 (반대 측 교인들을) 징계하지 못하냐고 한다. 오히려 우리가 욕을 먹고 있다. 반대 측 교인들은 예배 시간에 계속 소란을 피워왔다. 그래서 성도들이 400명이나 줄었다. 예배를 지켜야겠기에 어떻게든 노력하는 거다.

= 예배를 방해했다고 했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예배 시간에 소란을 피운 것은 아니잖나.

오늘 예배를 방해했다는 것은 아니고, (회의가 중단되면) 그 다음 예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실제로 예배 시간에 방해를 많이 했다. 그래서 경찰이 우리에게 예배를 방해할 경우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관련 문서를 보여주며) 당장 체포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러지 않았다.

= 이번 공동회의에서 반대 측 교인들을 징계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운영위원회에서 처리할 거다. 운영위원회에서 징계위원회 구성 여부를 결정하고, 징계위원회가 구성되면 여기서 결정하는 대로 운영위원회가 받아들일 것이다.

반대 측 교인들, '지난 3년간 번번이 이렇게 당했다'

한편 반대 측 교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공동회의 때마다 발언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무시당해왔기 이번에는 과격한 방법을 써서라도 입장을 밝히려고 했다고 말했다.

= 공동회의가 시작할 때부터 항의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상적으로 발언하려고 요구했지만, 강 목사가 받아주지 않았다. 또 공동회의를 시작하면서 청년들 수십 명이 강단에 올라갔다. 투표 개표 위원이라는 명목이었지만, 강준민 목사를 호위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고 봤다. 그래서 우리가 '(청년들을) 내려 보내라'고 항의했고, 강 목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일이 발생했다.

= 안건이 나오기도 전에 항의한 것은 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 아닌가.

진행을 방해하기 위해서 올라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공동 총회를 3부와 4부 예배 사이에 끼어 넣어서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부터 문제다. 1,000만 불이 넘는 예산을 집행했으면서 형식적인 감사 보고조차 없었다. 지난 3년간 그랬다. 그리고 내년 지출 예산에 대한 심의나 제직 임명 절차도 형식적으로 처리했다.

= 그러면 항의부터 할 게 아니라 회의 중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 3년간 회의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수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시당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데, 이렇게라도 난동을 부리지 않으면 발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경찰이 허락을 해줘서 겨우 3분 동안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중요한 순간에 마이크를 꺼버렸다. 회의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대 의견이 있으면 다시 말하면서 토론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 그래도 욕설과 몸싸움은 너무 심한 것 같다.

이번 공동회의 현장만 보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왜 우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주차장 부지 부정 매입 사건, 당회 불법 해산, 교회 헌법 불법 개정 등의 문제를 지난 3년간 끊임없이 제기했다. 하지만 우리의 입을 틀어막았다. 우리가 소란을 부리고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었다. 우리를 비판하려면 강준민 목사가 설교 시간마다 우리를 교묘하게 마귀 새끼로 만들어 저주하는 것도 함께 비판해라. 오죽하면 50년 넘게 신앙생활해온 사람이 목사를 향해 "너도 목사냐"고 말하겠는가.

= 회의 마지막에 강준민 목사가 '질문할 사람은 질문하라'고 기회를 줬는데 왜 아무도 질문을 안 했는가.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얘기를 못 들었다. 그리고 3분 동안 발언하는 것조차 기다리지 못하고 이야기 도중에 잘랐는데,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나. 질문하라는 자체가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리고 질문과 발언은 회의 중에 하는 것이지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결정해놓은 상태에서 질문하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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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로 2008-12-17 12:29:03
이것이 강준민목사가 전하는 영성이며, 이것이 임동선목사가 만들어 놓은 교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