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팔레스타인 선교사의 편지
어느 팔레스타인 선교사의 편지
  • ◦◦◦ 선교사
  • 승인 2009.09.16 14: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 선교사가 바라본 인터콥의 문제점…팔레스타인 지역을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에서 한인 선교사들을 공격하겠다는 협박성 편지가 살포돼 현지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터콥의 중동 지역 선교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현재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 선교사가 쓴 글입니다.  (편집자 말)

(인터콥에서) 단기로 훈련받은 평신도 선교사들이 약 2주간 현장에 와서 선교 활동을 하는 데 미숙하고 준비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현지인들과 기존에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말하는 몇 가지 문제점들은 2009년 여름 8월에 본인이 섬기는 교회에서 인터콥 비전스쿨을 수료한 아무개 집사와 그의 동료들이 이곳 베들레헴 지역과 팔레스타인 여러 곳에서 선교하면서 겪은 사실을 토대로 기록한 것이며, 이들의 문제점을 한국 교회와 교단이 바로 알고 대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 봅니다.

첫째, 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의 충분하지 못한 훈련과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현지인들에게 전혀 맞지 않는 접근 방법과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아무개 집사는 어느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할 것인지 알지 못한 채로 이곳에 왔다고 했습니다. 인터콥에서 훈련받을 때 미리 알려주지 않아 필자를 이곳에서 만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교는 사전에 철저히 현장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상식인데, 평신도들이 자신이 어느 지역으로 가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교하도록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들이 현장에서 선교하는 방식 또한 위험하고 현지인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예로 현지인들을 보다 친숙하게 접근하고 교제하는 차원에서 가정을 방문하는 것은 좋지만, 밤늦은 시간까지 머물다가 심지어 현지인들에게 숙식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인터콥에서는 '침투'라고 하는데 대부분 외국인에게 호의적인 현지인들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렵고 살기 힘든 이곳 사람들의 실정을 무시한 채 숙식을 요구하는 것은 한국인들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기 쉽습니다.

인터콥 선교에 참여하는 평신도들이 선교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부담하는 비용은 약 2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선교 현장에 와서는 개인 지갑은 모두 몰수하고 차비와 비상금만 그룹별로 지급하고 나머지 비용은 현지인들에게 얻어먹든지, 재워달라고 해서 침투하는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현지인들 중에 잘못된 맘을 먹기만 하면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둘째, 이들의 선교 활동은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철저하게 배제한다는 것입니다. 선교 현장에 대한 문화 이해와 선교 전략, 그리고 사후 양육 등의 대한 개념이 없습니다. 단지 선교 참여자들의 뜨거운 열정만 불태웁니다. 이들은 여름 휴가철과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현지로 몰려옵니다.

한 번 올 때에 적게는 15명에서 많게는 30명까지 그룹으로 옵니다. 이들이 두 달간 선교 활동을 하고 간 뒤에 들려오는 좋지 못한 소문들을 현지 선교사들이 접하곤 합니다. 보다 책임 있고 사후 관리가 필요한 선교를 해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현실 때문에 오히려 현지에 남아 있는 선교사들이 뒷수습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장에서 사역하는 장기 선교사들과의 협조 체계가 아쉽습니다.

셋째, 현지 문화와 지역 정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겪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금번 여름, 40~50대 중반으로 구성된 평신도 사역 팀이 베들레헴에 들어왔습니다. 그중 일부는 '제닌'이라는 곳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경찰서에 붙잡혔다가 풀려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들이 이 지역의 특수성을 사전에 알고 갔더라면 그런 상황을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닌'이라고 하는 곳은 군사 지역이 많은 곳이며 민간인들이 접근해서는 안 되는 특수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선교팀이 이곳에서 여리고 기도라는 것을 하기 위해 주변을 반복적으로 돌며 서성였고, 이들을 수상히 여긴 현지 경찰이 이들을 붙잡아 하루 저녁 감금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교지에 대한 이런 몰이해는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모슬렘 국가에서는 점점 선교를 어렵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넷째, 현지 인터콥 지도자들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고 있지도 않고 사역하지도 않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살고 사역하면서 단기 선교팀들이 올 때마다 이곳 팔레스타인 지역에 와서 선교 활동을 합니다.

그들 사역의 연장선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장 선교사들의 사역을 돕는 것도 아닙니다. 지도자들도 잘 알지 못하고 사역하지도 않는 이곳에 와서 단기 선교팀을 이끌고 선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선교는 전략도 없고 지속성도 없는 일회성 선교로서 일종의 선교적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상 네 가지 문제점만 간략하게 기술하였습니다. 인터콥 선교의 문제점이 한국 선교의 문제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개선책을 찾고 현장 선교사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선교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선교지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실제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료 선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이 글이 인터콥과 내가 알고 있는 지인들에게 사적인 감정이 있어 기록한 것이 아님을 이해해주기 바라며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팔레스타인에서 사역하는 현지 선교사 ○○○로부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백투 예루살렘 2009-09-29 09:48:48
개념상실님 모든 종족에게 복음을 증거하라는 것은 주님의 지상명령입니다. 님이 기독교인이시라면 인간적인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말씀에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인용하신 말씀은 여기에 쓰일 말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진짜 교만한 자들은 이런 비난을 들으면서 복음 전하러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