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 능동적 협상만이 평화 보장'
'북핵 문제 해결, 능동적 협상만이 평화 보장'
  • 이승규
  • 승인 2009.09.1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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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오재식·이문숙 뉴욕 방문,…'제제만으로는 해결 안 돼'

   
 
  ▲ 오재식 선생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화만이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남북관계는 경색됐다. 이명박 정권은 6·15 선언은 물론, 10·4 선언까지 지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쪽 조문단이 남쪽을 방문했고, 미국 전 대통령 클린턴 역시 납북된 미국 여 기자의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같은 시기에 현정은 현대 회장도 방북, 김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다시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물론 북한도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지만, 미국도 정권교체 속에서 북핵에 제대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이렇게 경색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풀기 위해 한국 시민사회 인사들이 나섰다. 백낙청 선생(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명예대표), 오재식 선생(월드비전 전 회장), 이문숙 목사(교회여성연합회 총무) 등 한국 시민사회 대표단이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미국을 방문, 케리 상원의장 등 미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 나아가 동북아시아 평화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9월 17일 뉴욕을 방문, 6·15뉴욕지역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주강사로 나선 오재식 선생은 "국제 사회가 몽골보다 작은 나라인 북한을 그렇게 코너로 몰면 어떡하느냐"며 "형답게, 잘 사는 나라답게 북한을 대하면 안 되느냐"고 했다. 오 선생은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안다"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 정책도 변하니, 북한 입장에서는 헷갈릴 만도 하다"고 덧붙였다.

오 선생은 현재 차관보가 참석하는 6자회담의 위상을 장관급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관보들이 나와서 회의를 하면, 차관한테 보고하고, 차관은 장관한테 보고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 선생은 북한이 핵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군사적 목적보다, 체제 유지를 위한 마지막 교두보하고 생각하고 흥정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오 선생은 미국에 사는 교민들에게 남한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남남관계도 복잡하다며, 교민 사회만은 그걸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전혀 다른 상상력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뒤이어 발언한 이문숙 목사는 "6·15 선언이 평화 통일로 가는 이정표였다면, 10·4 선언은 평화 체제로 가는 중요한 발판이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금강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200만 명이었고, 개성공단에는 88개 기업, 3만여 명이 진출했다며, 식량지원을 제외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2조원이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서독이 동독에 지원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고, 이런 작업이 통일을 위한 소중한 발걸음이었는데, 이명박 정권은 이런 자원을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 백낙청 선생(맨 왼쪽)과 오재식 선생, 이문숙 목사(맨 오른쪽)는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 미 정부 관계자와 교민들을 만났다.  
 
이 목사는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포용정책 말고는 답이 없다고 했다. 비록 지금은 대결 국면이지만, 포기하지 말고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다지자고 했다.

백낙청 선생, 오재식 선생, 이문숙 목사는 이에 앞서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포럼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포괄적 접근을 주문했다. 이들은 "미국이나 한국이 소극적으로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포괄적인 해결을 위한 능동적인 외교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포괄적 접근이란 정전 협정 체제에 머물고 있는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식 및 평화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다.

이들은 또 "중동에서, 쿠바에서, 남아메리카에서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는 오바마 외교가 한반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유독 대북 외교에서만 대화를 보상으로 간주하는 부시 행정부의 어두운 그림자가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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