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와 권면 대신, 비전 나누는 교회'
'축사와 권면 대신, 비전 나누는 교회'
  • 이승규
  • 승인 2009.09.22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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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 이승한 목사 취임 감사 예배 해

   
 
  ▲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 초대 담임목사 이승한 목사가 서약을 하고 있다.  
 
축사와 권면 대신 비전을 나눴다. 9월 20일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 초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이승한 목사는 수많은 교회 가운데 하나가 되길 거부했다. 숫자만 보태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외부 인사가 와서 축사를 하고, 담임목사와 교인에게 권면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비전을 나누고, 그 꿈을 향해 함께 나가는 게 공동체의 덕목이라고 생각했다.

취임 감사 예배 순서를 보면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이 교회는 취임 감사 예배에서 이민 교회와 민족 도시 선교, 중국 선교, 장애인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

   
 
  ▲ 제임스 모슬리 목사는 필라델피아 캠든 지역에서 도시 선교를 하고 있다.  
 
   
 
  ▲ 중국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나눈 최한규 장로.  
 
도시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나눈 필라델피아 캠든 지역에서 도시 선교를 하고 있는 제임스 모슬리 목사(Urban Mission and Ethnic Church)는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가 파트너가 돼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캠든 지역의 젊은 친구들을 돌보는 일이다. 제임스 모슬리 목사에 따르면 캠든 지역은 미국 내에서 실업률이 제일 높고, 범죄율도 세 번째로 높은 도시다. 매주 목요일, 이 지역 청년들과 만나 성경 공부를 하고, 음식을 제공한다. 또 폭력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폭력을 쓰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최한규 장로(필라델피아 임마누엘장로교회)는 중국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 최 장로는 "이슬람 선교의 역할을 중국이 맡아야 한다"며 "한국 사람과 미국 사람들은 이슬람권에서 추방을 당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이들에게 환영을 받기 때문이다"고 했다.

비전 나누기 중간 중간 특송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 교인들은 물론, 도시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나눈 제임스 모슬리 목사의 아내, 성악을 전공한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특송이 이어졌다.

   
 
  ▲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는 장애인 선교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 뉴저지 밀알 단장인 강원호 목사가 사역을 소개하고 있다.  
 
장애인 선교도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가 주력하는 일이다. 강원호 목사(뉴저지 밀알 단장)는 "장애인 선교를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강 목사는 "장애인 선교가 비생산적이라고 말하는데, 사람의 관점으로 보니까 그렇다"며 "하나님 관점으로 이 선교를 봐 달라"고 했다.

순서에 축사와 권면은 없지만, 설교를 한 황재중 목사가 그 역할을 했다. 황 목사는 '영적 GPS'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목회자는 섬김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 부름 받았다는 점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장로 교단의 경우 유교의 영향이 남아 수직적인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리더가 됐다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세속적이다"고 했다.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며 섬기는 것이 성경적이라는 얘기다.

   
 
  ▲ 교인들은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취임 감사 예배에는 이승한 목사가 전 담임을 맡았던 뉴저지 리버사이드커뮤니티교회 교인을 비롯해 150여 명이 모였다.

'지역 교회 위한 교회 되고 싶다'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 이승한 목사 인터뷰

이승한 목사는 지역을 위한 교회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만한 소리 같지만, 교회를 위한 교회가 되고 싶다. 큰 교회는 상관없지만, 작은 교회들은 주일학교 교사도 부족하고, 교역자도 구하기 힘들다. 생각 같아서는 교사 수련회를 우리 교회가 하면 어떨까. 지역 교회 교사들이 와서 같이 배웠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작은 교회에 교사를 파송할 수도 있겠다."

이 목사는 장년 교인 300명 정도가 되면, 분가를 계획하고 있다. 예배가 나눠지고, 교인들이 서로 모르면 이미 교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다. 주일학교 교사를 위해서, 또는 주일에 한 번 하는 예배 시간을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교인들을 위해 예배를 두 번 하는 건 괜찮지만, 한 교회가 교인 1,000명을 수용하기 위해 예배를 몇 번으로 쪼개는 건 이 목사 적성에 맞지 않다.

현재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는 내규를 만들고 있다. 당회는 재정에 손을 안 대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결정은 공동의회에서 한다. 이 목사는 당회장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PCA 총회 헌법상 담임목사가 당회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 교회 운영은 팀이 한다. 팀별로 사역을 정하고, 비전을 선택하면 공동의회에서 토론을 통해 결정을 한다. 담임목사는 뭘 할까.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을 한다.

뉴잉글랜드은혜장로교회는 세 가지 비전이 있다. 도시 선교와 중국 선교, 장애인 선교다. 담임목사 취임 감사 예배 때도 되도록이면 화환을 받지 않았다. 차라리 화환 살 돈을 헌금을 해주면, 비전에 맞게 쓸 생각이었다. 이 목사는 교인들끼리만 잘 사는 교회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 목사의 비전은 이미 교인들과도 공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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