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회의 황당한 서약
어느 교회의 황당한 서약
  • 이승규
  • 승인 2009.09.25 10:4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교역자 해고, 3년 동안 50마일 이내 교회 개척과 부교역자 금지

   
 
  ▲ 교회에 달린 십자가는 많지만, 십자가의 진정한 뜻을 구현하는 교회는 적습니다.  
 
한국 <뉴스앤조이>에 최근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목동에 있는 제자교회에서 선임 부목사 4명이 교역자들의 휴대폰을 검열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들은 휴대폰에 찍힌 전화번호와 문자 메시지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합니다. 최근 교회 소식이 계속 <뉴스앤조이>에 보도가 되니까, 혹시 있을지 모를 '스파이'를 잡으려고 했답니다. 휴대폰을 보여 달라고 하는 목사나, 보여준 교역자나 똑같긴 마찬가지입니다.

이곳 뉴욕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시 세계 수도라는 뉴욕이라 지질하게 휴대폰 따위를 검사하지는 않더군요. 아주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한 한인 교회의 부교역자가 있었습니다. 이 교역자가 교회를 그만두게 됐답니다.

문제는 다음부터죠. 교회에서 이 부교역자를 부르더랍니다. 그리고 종이 한 장을 건네주면서 사인을 하라고 했답니다. 이 문서를 읽어본 부교역자는 황당했습니다. 서명 내용 중에 '앞으로 교회를 기준으로 3년 동안 50마일 이내에는 교회를 개척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던 것입니다. 교회 개척은 물론, 다른 교회 부교역자로 가는 것도 3년 50마일 이내에는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자동차 워런티도 아니고 3년 50마일이라니…. 50마일이면 뉴욕 베이사이드를 기준으로 남쪽으로는 뉴저지 브런스윅까지 가야 하고요, 동쪽으로도 한 시간 정도를 차타고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이 교역자는 황당하기도 했지만,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땅히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괜히 밉보였다, 앞으로 목회 생활만 피곤해질 뿐입니다. 피곤해지기만 하면, 어떻게든 버틸만한데 목회를 아예 못 할 수도 있거든요.

동네 구멍가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이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세상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고소를 하든지, 싸우든지 할 텐데, 교회에서는 그렇게 하지도 못 합니다. 설교 시간에는 공의와 정의를 말하면서 뒤로는 부교역자에게 말도 안 되는 행태를 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mokybear 2009-09-26 03:59:40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곳이라고 착각(?)하지 않고 영리를 위한 사업체라는 개념이 확실한 사람이 교역자로 활동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