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인 데려간 아이티 고아들, '모두' 부모 있었다
침례교인 데려간 아이티 고아들, '모두' 부모 있었다
  • 방지은
  • 승인 2010.03.0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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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중 한 명은 불안정한 정신 상태 호소

미국 침례교 선교사들이 아이티에서 데리고 나가려던 33명의 아이들 중에는 고아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AP통신>은 실트론 슬럼가에 살고 있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자신들과 함께 살아왔었음을 확인시켜 줬다고 전했다.

실트론 슬럼가에 사는 데실린(27)은 3개월 된 아이를 포함해 4명의 자녀를 미국 선교사들에게 보낸 이후로 불안정한 의식 상태에 빠져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무의식 상태로 누워있지만, 가끔 히스테리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유에스투데이>는 데실린의 이야기를 보도하며, 미국 선교사들이 33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도미니카 공화국 국경을 넘다 유괴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다시 한 번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부모들이 아이들의 더 나은 삶을 약속하는 선교사를 믿고 아이들을 보냈다고 밝혔다. 데실린 또한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도미니카 공화국의 새로운 고아원으로 무사히 데려갈 것을 보장해서 7살, 6살, 4살, 3개월 된 아이까지 네 명의 아이들을 맡겼다.

   
 
  ▲ 데실린은 3개월 된 아이를 포함해 4명의 자녀를 미국 선교사들에게 보낸 이후로 불안정한 의식 상태에 빠져 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사진 출처 : 유에스투데이 홈페이지)  
 
그러나 미국 선교사들의 말은 이들과 대치된다. 현재 수감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미국 선교사 로라 실스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데려온 아이들은 고아이거나 먼 친척들로부터 데려온 아이들'이라며 부모가 있다는 사실과 유괴 혐의를 부정했다.

실스비는 지난 여름부터 도미니카공화국 Cabarete 해변 리조트 근처에 고아원 설립을 추진해 온 선교사다. 그러던 중 아이티 지진이 발생했고, 그녀는 아이다호·텍사스·캔자스 주에서 선교단을 모집해 서둘러 '구조 선교단'을 조직했다. 그리고 지진 후의 혼란 속에서 적절한 허가 서류 없이 33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도미니카 공화국 국경을 넘다 유괴 혐의로 체포되었다.

실스비를 도와 고아원 설립을 추진하던 아이티인 세인빌 목사는 실트론의 슬럼가에서 13명의 아이들을 데려온 장본인이다. 그는 조사에서 "실스비가 하고 있던 일은 입양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만나거나 상황이 바뀌면 아이들을 데려갈 수 있는 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아이티 고아원에 있는 38만 명 아이들 절반 이상이 고아가 아니란 것을 모르고 일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는 지진 발생 전 조차도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며 "난 잘못한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고아들이 성노예로 팔리거나 숙식과 수업을 제공받는 대가로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아이티 정부는 지진 발생 전 승인했던 입양 건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데실린의 남편(40)은 "누군가 아이들이 절대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알려준 이후로 이런 상태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는 잠에서 깨어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데려 오겠다"고 말했다. 현재 데실린의 남편은 호주인이 운영하는 고아원에 맡겨져 있는 아이들을 방문해 만나고 있다. 데실린의 남편은 "아내가 아파서 내가 아이들을 데려올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전했다.

경찰 지휘관은 아이들을 다시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안심시켰지만, 사회복지부는 아직 33명의 아이들을 부모에게 돌려보낼지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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