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내밀 땐 언제고 이제와 취재 거부라니
돈 봉투 내밀 땐 언제고 이제와 취재 거부라니
  • 방지은
  • 승인 2010.05.15 0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후기] 두날개 훈련장에서 정도영 기자의 투정

"여기 내 자린데."

퉁명스런 반말이 다소 귀에 거슬렸지만 자리를 잘못 잡은 탓을 하며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자리를 옮겼다. 제일 뒷좌석에 자리를 잡으려는데 "밖에서 좀 보지"라며 30초 전 자기 자리 운운하던 다른 기독교 언론사 기자인 정도영 목사가 나를 불러냈다.

뉴욕신광교회에서 열리는 두날개 6단계 재생산훈련 취재 차 방문한 5월 12일. 기자를 불러낸 정 기자는 다짜고짜 조경윤 목사와의 인터뷰 기사에 대해서 따졌다. 목사라는 타이틀이 하다 더 있어서인지 시작부터 반말로 일관했다.

“그 '목사교' 발언 말야, 누가 한 거야. 조경윤 목사가 한 거야? 아니면 요새 새롭게 부상한다는 거 알고 방 기자가 한 번 튀어보려 갖다 붙인 거야? 조 목사는 자기가 한 거 아니라던 데. 녹취 확인해 줄 수는 있어? 내가 그렇게 좀 더 취재하고 기사 쓰라고 말했었는데, 하늘문교회 김은국 목사 얘기는 들어보고 쓴 거야? 어떻게 조경윤 목사랑 김성곤 목사 인터뷰를 붙여놔? 그게 말야, 동네 면장하고 저기 윗사람하고 비교해놓은 꼴 밖에 더 돼?”

다른 언론사 기자에게 기사 작성 방향까지 정해주고, 취재원 녹취까지 확인해달라는 이 어이없는 상황에 그만 들어가 보겠다며 자리를 떴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는 기자를 뒤따라오며 정 기자가 한 마디 덧붙였다. “들어가서 인터넷 하지마. 방 기자가 여기 두날개 취재와 있는 자체가 언해피해.”

1분 여 지났을까. 정 기자는 다시 기자 옆으로 오더니 “내가 인터넷 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만 나가주지. 여기 더 이상 어떤 기자의 취재도 허락하지 않겠어. 녹음, 사진 촬영, 취재 전부 다 안 돼. 정 필요하면 행사 끝나고 자료 줄게”라며 기자를 내몰았다.

“다른 언론사 기자가 다른 매체 기자 취재 못하게 쫓아내는 건 무슨 경우냐?”고 기자는 대답했다. 정 기자는 “나 이거 두날개 사무총장 자격으로 얘기하는 거야. 나가달라고. 취재 안 돼. 기자는 다 안 돼. 그리고 내가 인터넷, 채팅하지 말라고 했잖아.”라며 계속 나가 줄 것을 강요했다. “저 앞에 앉아 취재하고 있는 다른 기자 분은 안 보이나? 기자들 취재 다 안 된다면서 누군 취재 하고 있고, 누군 쫓겨나고. 공평해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미주뉴스앤조이> 취재 거부하는 건가”라고 기자는 대응했다.

기자는 이 상황을 채팅을 통해 편집장에게 보고하고 있었고, 잠시 편집장과 정 기자의 전화 연결이 이루어졌다. 편집장의 거센 반발에 정 기자는 이제 인터넷을 들먹이며 시비를 걸었다. “내가 채팅 안 된다고 했잖아, 인터넷 하지 말라고. 박지호 기자가 어떻게 알았어? 채팅했다며. 내가 인터넷 쓰지 말라고 했잖아.”

결국 기자를 포함해 다른 기자까지 취재를 중단하고 밖으로 나왔다. 취재 거부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기자는 “방 기자가 모르나 본데, 우리가 처음 컨퍼런스 개최할 때 기자들 초청해가지고. 다른 미주뉴스앤조이 기자도 왔어. 물어보라고. 그때 어떤 기자가 물었다고. 다른 행사는 끝나면 행사 자료도 다 배부하는데 두날개는 왜 없냐고. 왜 녹음도 못하게 하냐고. 그거에 대해 우리가 다 설명했다고. 그거 모르고 온건 방 기자 선임이 잘못한 거지. 듣고 왔으면 이럴 일 없었잖아”라고 대답했다.

"그럼 왜 지난 번 5단계 취재 왔을 때 얘기 안 했나? 그땐 오히려 취재 잘 부탁한다고 사례비 봉투까지 내밀었잖나."

지난 3월 두날개 5단계 군사훈련을 취재하던 4일 동안 취재 안 된단 얘기는 들은 바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인터넷은 잘 되냐고, 충전하려면 저기 콘센트 있는 앞자리 가서 앉아도 좋다고 말을 건네고, 취재도 잘 먹어가며 해야 한다고 기자 끼니 걱정까지 하던 사람이 정 기자였다. 밤 11시가 되도록 자리를 지키던 기자에게 취재 잘 했냐고 너무 늦지 않았냐고 걱정까지 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원칙을 따지며 취재 불가를 외쳤다.

확인 차, 이미 다른 인터넷 매체에 올라온 두날개 6단계 행사 보도는 무엇을 뜻하냐 묻는 기자에게 정 기자는 “거긴 몇 월 몇 일 무슨 행사 있었다는 간략 기사니까. 사진 몇 장 올라가는 게 다잖아. 분석 기사가 아니잖아”라고 대답했다.

결국, 핵심은 <미주뉴스앤조이>의 분석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였다. 기자는 두날개 측을 대변해서 <미주뉴스앤조이> 분석의 펜날에 감정이 상했고, 그래서 기자의 취재를 거부한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던 것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