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기자'와 '사이비 목사' 감별법
'사이비 기자'와 '사이비 목사' 감별법
  • 진민용
  • 승인 2010.07.09 02: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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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을 잃어버린 기자와 목사는 '사이비'에 불과하다

지난 5월 말에 부산에서는 모 환경 신문이라는 이름의 신문사 기자라며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폐기물 처리 과정을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하면서 돈을 갈취한 사이비 기자들이 검찰에 붙잡혔습니다. 검찰이 압수한 이들의 명함에는 <00신문>, <00포커스>, <00매거진> 등 하나의 명함에 이름도 잘 모르는 온갖 언론사를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정작 자신들이 쓴 기사는 하나도 없었고, 단지 기자증과 명함만 가지고 다니면서 돈을 요구하는 등 불법을 행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충북 지역에서는 기자를 사칭하고 다니면서 유부녀들을 유혹해 성관계를 맺고 돈을 갈취하는 등 가정을 파괴하던 기자가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사이비 기자들의 만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옛날에는 기자가 되기가 어려웠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비롯한 온갖 매체들이 생기면서 기자들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다"고 했습니다. 속된말로 '개나 소나 기자가 되는' 시대라는 말입니다.

   
 
  ▲ 요즘은 정부에서 보도증을 발급하지 않는다. 사이비일수록 '보도' 또는 'PRESS'라는 글씨가 크게 적힌 완장이나 비표 같은 걸 눈에 띄게 갖고 다니기도 한다. (사진 제공 '지역에서본 세상 블로그')  
 
사이비 기자 감별법

인터넷 언론인 <미디어오늘>은 지난 2001년 5월 24일 사설에서 사이비 기자들의 특징을 △권력과 금력에 결탁한 자 △언론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자 △촌지와 향응을 탐닉하는 자 △편파·왜곡 보도를 일삼는 자 △진실·정의·양심에 위배된 기사를 작성하는 자로 규정했습니다.

또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렇게 정의합니다.

"회사가 발급한 기자증(사원증)에 70년대 프레스카드(보도증)나 정보기관의 신분증처럼 빨간줄이 사선으로 그어져 있고 '보도'라는 글씨가 크게 적혀 있는 경우도 사이비 언론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 신분증에 '문화체육관광부'라는 글자와 등록 번호 등을 눈에 띄게 인쇄하여 마치 정부에서 발급한 것처럼 보인다면 더 이상하다. 요즘은 정부에서 보도증을 발급하지 않는다. 사이비일수록 '보도' 또는 'PRESS'라는 글씨가 크게 적힌 완장이나 비표 같은 걸 눈에 띄게 갖고 다니기도 한다. 심지어 교통경찰이나 쓰는 경광봉이나 경광등을 갖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김주완 김훤주 지역에서 본 세상)

한마디로 '기자'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망각하거나,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서 어떤 '이득'을 취하려는 자를 사이비 기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급증하는 인터넷 언론과 지역 신문들이 운영난을 겪으면서 기자의 월급도 못 주는 형편에 이르게 되자, '밥벌이'로 내몰리는 것입니다.

무자격 언론사가 무자격 기자를 낳는 꼴입니다. 더 이상의 '국민의 알 권리'나 '기자윤리강령' 따위는 해당 사항에서 제외됩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늘어나고 정직한 '기자'들에게까지 피해가 가게 됩니다.

필자 또한 지방 언론사에서 일하면서 기자들에게 '사명감'만은 잃지 않도록 수시로 주입을 시키지 않으면 그야말로 박봉에 시달리는 기자들이 '사이비'가 되는 건 한순간입니다. 늘 자신의 '사명'에 채찍질을 해야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도 그것마저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에 '기자'라는 직업은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4년 동안 대학을 다녀서 어렵게 입사한 언론사에 자신의 평생을 묻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기자 노릇은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친구와 동기들은 자가용 타고 다닐 때 자신은 땀 흘려 가며 취재 수첩 들고 뛰어다녀야 하는 일이니까요.

사이비 기자보다 위험한 '사이비 목사'

필자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하려는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사이비 기자를 거론하면서 느낀 점은 사이비 기자와 사이비 목사가 어쩌면 그리 닮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앞서 <미디어오늘>이 정의한 사이비 기자의 면면에 '기자' 대신 '목사'만 넣으면 딱 어울리는 모양새가 나옵니다.

"△권력과 금력에 결탁한 자 △언론(교회)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자 △촌지와 향응을 탐닉하는 자 △편파·왜곡 보도(설교)를 일삼는 자 △진실·정의·양심에 위배된 기사를 작성하는 (목회를 하는) 자."

어떻습니까. 기자와 목사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요. 또 목사는 '영적 사명'이고 기자는 '세상의 사명'이라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목사는 '세상의 기준'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으로 자신의 사명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사이비' 목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은?

사실 사이비 기자는 국내 대형 언론사에도 버젓이 활동하고 있고, 최근 모 방송사 관계자는 돈을 받고 방송을 해 준 사실이 발각돼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기의 소속과는 무관하게 그 '기자'의 양심이 사이비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이비 목사 또한 교단이 크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교단이 문제가 아닙니다. 목사의 신앙, 그리고 그 목사의 가치 추구에 따라 그가 '사이비'인지 아닌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국내 최대 교단의 이름을 달고도 사이비 노릇을 하는 목사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사이비' 목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대게 이런 경우에는 '진실한' 목사가 아닌 것만은 확실합니다.

1. 지나치게 간판을 강조한다.

목사가 사이비로 변질되는 첫 과정이 바로 '권력 탐욕'입니다. 대개 '학벌', '00학위', 또는 '00부흥사 연합회 총회장', '00세계선교회', '00국제' 등의 간판이 화려합니다. 알고 보면 대부분 학력은 무인가 신학교거나 '수료'가 많고, 주로 '세계'니 '국제'니 따위의 말들을 붙여서 정체가 불분명한 단체들을 만들고 다니기를 좋아합니다. 진실성은 없고 오로지 권위나 권력을 한 명의 교인보다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2. 욕설과 반말이 자연스럽다.

어쩌면 권력의 맛을 본 목사라면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미 그 자신의 내면에는 '목사=섬김의종'이라는 자세는 없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반말이거나 강단에서 욕설이나 거드름을 피우기 일쑵니다. 그 목사의 태도를 보면 인간성을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의 종이 말씀을 대언하므로 때로는 분노도 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분노'와 '욕설'은 엄연히 다릅니다.

3. 헌금과 음식에 집착한다.

외국의 속담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돈을 훔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음식에 집착하는 목사는 반드시 다른 것(돈, 여자)에도 집착한다"고 말입니다. 인간의 '탐욕'이라는 것은 같은 뿌리를 갖고 있습니다. 음식을 탐하는 사람은 육체를 탐하고 돈을 탐합니다. 목사가 올바른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뿌리를 제거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돈을 강요하거나 집착하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합니다.

4. '기적', '능력', '영권' 등 지나치게 초자연적 현상에 집착한다.

성경에서 초자연적인 사례는 아주 특별한 경우였습니다만, 사이비성이 있는 목사의 경우는 자신이 원하면 언제라도 이런 '초자연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던지면서 성령을 받으라거나, 성령이 임했다면서 사람을 쓰러뜨리거나, '웃음 사역'이니 '치유 사역' 등으로 사람의 감정을 극도로 흥분시키는 행위들을 마치 '성령'의 사역처럼 하는 경우입니다. 문제는 이런 '성령' 사역 전문가들이 대부분 '돈'에 아주 민감하다는 사실입니다. 절대 공짜로 이런 사역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사역'들은 '돈벌이'의 한 수단이거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이 표현도 참 어이없지만)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자랑거리로 유명세를 타 보려는 수작에 불과합니다.

5. 도무지 성경을 연구하지 않는다.

사이비들의 특징이 '기본'에 충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자의 기본은 '취재와 기사'입니다. 목사의 기본은 '성경'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집중하고 성경을 가르치며, 성경을 연구하는 기본이 없다면 이것은 '주인의 지시를 무시한 종'입니다. 도대체 성경이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모른 채 무슨 목회를 하며, 어떤 설교를 한단 말입니까. 또 어처구니없는 해석으로 성경의 본질을 흐려 버리는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거나, 도저히 성경 본문의 뜻이 아닌 (어쩌면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몇 구절 뽑아서 거기에 온갖 이상한 해석을 붙여서 '아멘'을 강요하는 따위의 설교로 하나님의 말씀을 훼방하는 경우입니다.

6. 재정 운용과 행정이 철저히 폐쇄적이다.

교회는 재정 운용과 행정이 투명해야 합니다. 그것은 교회라서가 아니라 '단체'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개인 재산이 아니라 '단체'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재산이라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또 행정적인 절차와 처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사이비'들은 도무지 투명하지 못합니다. 뭔가 '구린내'가 나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급 기관의 관리 감독을 무시할 뿐 아니라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하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절대적인 권위를 주장합니다. 교회가 이렇다면 이는 심각한 '사이비'성을 의심케 합니다.

7. 부도덕의 생활화

이 기사를 정리하는 와중에 경기도의 모 목사가 아내를 토막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가 자수한 사건이 발생했네요. 끔찍한 살인을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목회자로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자수를 했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이비'라는 것보다는 살인자로 규정하는 게 옳겠습니다만, '사이비'들의 경우도 이런 '도덕 불감증'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생활 전반에 걸쳐서 도덕적인 기준도 없거니와 상식과 개념이 일반인의 수준과는 다릅니다. 금전 관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주변에 추종하는 여자 문제가 끊이지 않고, 금전 거래도 늘 대충 넘어가려 합니다. 이럴 때 이들이 내세우는 건 항상 '은혜롭게'입니다. 전형적인 사이비 또는 사기꾼의 형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습니다.

좋은 목사 찾기보다 가짜 목사 가려내야 할 지경

앞의 기준이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이비 목사만 있는 게 아니라 '사이비 장로'도 있을 것이고, '사이비 집사'도 있겠지요. 그러나 한국 교회의 갱신은 반드시 '목사'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교인은 목사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습니다. 어떤 단체가 매주 한 번씩 한 사람의 연설을 수십 년 동안 듣는데 그 영향을 받지 않겠으며, 그 사상에 물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국방부가 대북 방송을 한다고 하자 북한이 초긴장 대응을 하는 것 아닙니까.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설교'를 듣게 되면 그 사상도 자연스럽게 물들게 되는 것이고, 따라서 목사의 왜곡된 가치관이나 사이비성에 노출된 교인과 교회는 그야말로 '사이비 집단'으로 변질되는 수밖에 없겠지요.

우스갯소리로 "길에서 부딪히는 둘 중에 하나는 목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은 목사가 넘쳐 납니다. 과거에는 '좋은 목사'를 찾았지만, 이제는 '사이비 목사'를 걸러 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래저래 힘든 신앙생활로 버티며 살아가는 애꿎은 교인들은 이단과 싸우랴, 경제 위기에도 헌금하랴, 거기에다 사이비 목사 가려내랴 '무거운 짐'만 잔뜩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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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면서 2010-08-04 10:39:34
얼마 전 뉴욕의 제법 큰 교회를 찾아 갔더니 잘 알려진 기자가 목사님과 대담하고 있었다. 그 교회를 찾아 간 목적은 그 교회는 찾아 오는 기자를 잘 대접하는 것으로 소문났기 때문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머리가 반은 하얀 그 기자님이 측은해 보였다. 제사보다 젯밥을 찾는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쓸쓸한 느낌을 가졌다. 기독교 뉴스를 취급하는 어느 싸이트 기자도 돈 되는 일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회의를 갖게 된다. 교회가 그렇고, 교회 관계 싸이트가 그렇고, 모두 돈맥을 찾아 떠나가는 돈 광부가 아닌가....

캐나다김목 2010-07-16 23:13:16
저도 목회자이지만 많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