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열린 도시목회세미나 첫째 날 성석환 목사(한국 도시공동체연구소 소장)는 '지역교회운동(Local Church Movement)'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결국 '지역 교회(Local church)'를 넘어 '지역공동체 교회(Local community church)'로 거듭나자는 것인데 어떻게 가능할까.
도시목회세미나에 강사 중 한 명인 박상규 목사(커피밀 본부장)는 창조적 도시 목회를 위한 대안으로 교회 카페를 제안하며, 그 적용 사례로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밀을 소개했다. 커피밀은 2008년 10월, 디딤돌교회(윤선주 목사)가 '동네 카페'를 지향하며 만든 창조적 교회 카페 모델이다. '윤리적 소비', '커뮤니티 세우기', '나눔과 섬김'이라는 핵심가치를 실현하며 한국 사회의 신뢰를 얻었고, 2008년 시작한 커피밀은 현재 전국에 23곳(5곳 오픈 예정)에 가맹점을 세우고 해외 지사까지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다음은 박상규 목사의 강의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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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밀을 통해 창조적 교회 카페 모델을 소개하고 있는 박상규 목사. | ||
기존의 교회의 카페는 전도를 위한 수단이나 교인들을 위한 사랑방 정도의 기능에 머물렀다. 지역 주민들을 교회로 끌어오기 위해 미끼를 던지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커피밀은 교회와 지역사회가 소통과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관공서 등과 연계해서 '벼룩시장'과 같은 공익사업이나 문화 교실이나 커피밀 콘서트 등의 지역사회 문화 활동도 가능하다. 공공 가맹점을 개설하거나 직원을 채용해야 하니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총 수익금 중 10%를 사회에 환원
교회 카페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로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방법이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고, 시민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교회의 사회적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다.
커피밀은 커피를 소비하는 것과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연결했다. "당신이 마시는 커피 한 잔(Coffee)이 가난한 이웃의 한 끼 식사(meal)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광고 문구가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를 추구하는 커피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커피밀은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의 GOOD_BUY 캠페인에 참여한다.
커피밀에서 소비하는 커피는 제3세계 커피 생산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보탬이 되기도 한다. 보통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 한잔에 대한 대가로 현지 생산 농가가 약 10원을 받는다면 한국의 소비자는 3,000∼4,000원을 지불한다. 결국 커피 값의 대부분은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대기업이 가져가는데 그 중간의 이익을 커피 농가에 직접 지불하게 다는 것이다. 또 커피밀은 영업 이익의 10%를 제3세계의 빈곤 국가의 아동들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장애인 복지 기관과 협력하며 소외 계층을 지원한다.
창의적 전략으로 선교사역에 기여
교회 카페는 비즈니스 미션에 있어 중요한 현장이자 지속가능한 선교를 보장하는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커피 재배 지역은 적도를 중심으로 남위 25도에서 북위 25도 사이에 몰려 있다. 열대, 아열대 지역에 속하는 벨트 모양처럼 위치하고 있다고 하여 커피벨트(Coffee Belt), 혹은 커피존(Coffee Zone)이라고 한다. 커피벨트는 세계의 빈곤국 중 대다수가 몰려 있고, 선교사가 많이 파송된 지역 중 하나다.
현지 생산자가 커피 생두를 생산하면, 비즈니스 선교사가 생산자를 관리하고 주문과 발송 품질관리를 담당한다. 커피밀이 생두를 받아서 가공하고 원두커피를 유통한다. 소비자는 커피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눔과 선교에 기여하게 되고, 이익이 발생하면 선교사의 안정적 신분 보장과 선교 접촉점과 선교 비용을 창출할 수 있다. 원주민 생산자들은 헐값에 커피를 사들여 폭리를 취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생계를 꾸릴 수 있다.
창조적 교회 카페는 어떻게 만들 수 있나? 
▲ LA도시공동체연구소와 파사데나장로교회가 주최하고 <미주뉴스앤조이>와 CWMM 여성 사역 선교 센터가 후원한 이번 도시 목회 세미나에는 1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목적과 이유를 분명해야 한다. 교회 카페도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연장이다. 교회 카페의 목적과 이유를 분명히 하고 교회의 구성원들이 그에 공감하고 동의했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교회 카페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된다. 전문성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전문성을 대형 프렌차이즈나 아웃소싱의 문제로 여기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이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교회와 지역만의 독특한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서비스의 내용과 상품의 질, 다양한 콘텐트가 있어야 하고, 기계나 설비, 인테리어 등도 포함된다. 전문가의 컨설팅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카페를 누가 어떻게 관리하고 그 수익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전담하는 부서를 조직하여 위임한다. 카페 운영 및 관리에 독립성을 보장하고, 카페 운영에 대한 내규를 만들어 엄수해야 한다.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카페는 대중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한국의 여러 교회 카페들이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외면당했다. 이태리산 최고급 커피를 쓴 A 교회나, 호텔급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B 교회, 전문 바리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C 교회 들은 지역사회에서 환영 받지 못했다. 훌륭한 인테리어에 뛰어난 커피 맛을 만들 수 있겠지만 대중화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역사회의 대중들의 입맛과는 거리가 멀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를 전도의 장의로 여기는 교회도 있다. 찬송가 수준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커다란 십자가가 달려 있다. 지역주민은 오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눈높이를 맞춘 기독교 문화의 소중한 재해석해서 창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 공간에 맞는 치열한 고민과 재해석된 콘텐츠를 통해서 지역주민들을 인도해야 한다.
교회 카페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적법성이다. 카페와 관련된 의외로 많은 교회들이 본의 아닌 불법을 범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로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가격책정에 대해 많은 교회들이 고민하고 있다. 정당한 가격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로 상술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업자들의 교묘한 상술의 피해를 받는 국내외 교회들이 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