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교회 공동체가 왜 아름다운지 아십니까? 바로 우리들만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정해놓고 지키기 때문입니다.예를 들어 교회 처음 가시는 분들, 새신자 등록을 자꾸 하라고 부목사님이 붙잡는데, 사실 다닐지 안 다닐지 정하지도 않았고 전화번호 남겨 놓고 나오면 전화 올까 두렵습니다. 그런데 그냥 나오자니 뒤가 땡깁니다. 새신자 등록 안 한다고 쇠고랑 안 찹니다. 경찰 출동 안 합니다. 하지만 지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겁니다. 제가 지금 딱 정해 드리겠습니다. 4주 동안 출석하시면 새신자 등록 하시는 겁니다. 딴 말 없기예요. 단, 3주를 나왔을 경우는 부목사님도 자꾸 등록하라고 재촉하시기 없기예요. 그렇게 정했습니다.

자, 본격적인 주제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미주뉴스앤조이> 독자들로부터 사연이 밀려 오는데요, 그 중 하나 읽어 드리겠습니다.

"맨해튼에 사는 윤바울입니다.  요즘 신문에 보니 목사님들이 정치를 하시겠다고 정당을 만든다고 하시던데요. 우리 교회 목사님은 예전에 설교하실 때 로마서 13장을 성경 본문으로 읽어주시며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면 안된다'고 하셨는데, 어떤 분 말씀이 맞는거죠? 목사님은 정치를 하시면 안되나요? 기독교라는 이념으로 정당을 만들 수 있나요? 정치에 참여하려면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나요?"

자, 이거 애매합니다. 요즘 교회 친교실에서 이것 가지고 말씀들 많이 하실 거예요. 제가 이제 정해드립니다. 물론 목사님이 선거 운동원 등록 안 하고 강대상에서 "이번 선거에서는 기호 1번 애정남 후보를 찍어 주세요"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나서 주일 설교라고 웹사이트에 올리면 안 되요. 선관위에서 증거 수집해서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합니다. 이 경우는 쇠고랑 찰 수도 있고, 경찰 출동할 수도 있습니다.

	▲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중 한 장면. (출처 : KBS 웹사이트 갈무리)

먼저 첫 번째, 정치인 되시면 선물 받을 때 조심하셔야 됩니다. 교인한테 벤틀리 받는 거 안 됩니다.  벤틀리만 안 되는 거 아니고, 벤츠도 안 되고 BMW도 안 되는 거예요. 교회에서 목회할 때는 교인이  3억 짜리 벤틀리 선물로 주면 받고 욕 먹으면 끝나지만, 정치인으로 변신했는데 이런 거 받으면 끝나는 거예요. "1년만 타고 돌려줄 생각이었다", 이런 거 없는 거예요.

국회의원이 1년간 받을 수 있는 후원 한도액이 선거 기간 아니면 1억 5,000만 원입니다. 벤틀리 한 대만 받아도 이건 훌쩍 넘어요. 한 사람한테 받을 수 있는 한도액도 2,000만 원이예요. "우리 목사님 정치하시느라 고생하시는데 내가 승용차라도 바꿔 드려야지"하시면 두 분 다 같이 쇠고랑 차도 딴 말 할 수 없는 겁니다.

지역구 유권자 가정 가서 촌지 받을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심방 아니예요. 의원 총회 가서 거마비 받을 생각도 포기하세요. 다 자기 돈으로 회의 다닙니다. 24시간 언론과 시민 단체가 따라다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회의원 되면 가지고 있는 재산도 가족을 포함해 싹 공개 당합니다. 잘 생각해보셔야 해요.

두 번째, 당원 충성도 확인해보겠다고 "빤스 내려라. 나랑 한 번 자자"고 하면 안 됩니다. 상대방이 거절했다고 "너는 똥이다"하는 것도 절대 안 되요. 교인하고 당원하고는 다릅니다. 당원들도 국회의원한테 충성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렇게까지 막무가내는 아닙니다.정당 지지자들은 콩고물을 보고 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적 신념이 맞기 때문에 일하는 겁니다. 사람을 비전으로 끌어야지 윽박지르면 안 됩니다.

교회는 예수인 척 하는 목사들 있고, 그거에 속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안 통합니다. 빤스 내리라고 한다고 목사님을 대통령으로 착각할 사람 없어요. 성추행으로 쇠고랑 찹니다. 거기는 막아줄 당회도 없어요.

세 번째, 국회의원 되시면 헌금 대신 정치 후원금 들어오는데, 장로들 없다고 재정부장이랑 둘이서만 회계 처리하시면 안 되요. 다 들통납니다. 이젠 국회의원이 몇 월 몇 일 어디서 얼마어치 밥을 먹었는지도 다 나오는 세상이예요. 목사가 알아서 성스럽게 썼다고 둘러대는 거 안 됩니다.돈 문제 알려고 들면 은혜롭지 못하다고 수사관한테 말해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유권자 중 한 사람이라도 맘에 안 들면 선관위에 고발 조치 들어갑니다. 선관위에서 합당하다고 판단하면 검찰에 넘깁니다. 검찰에 넘기고 나면 교인들 데리고 검찰청 앞에 가서 시위한다고 달라지는 거 없습니다.

네 번째, 선거 유세하러 다니다가 절에 들어갈 일 생깁니다. 길 가다 스님들 만나게 되요. 한 표 달라고 인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애매합니다. 무조건 인사하셔야 해요. 국회의원 선거 3표 차로 떨어진 후보도 있습니다. 목사님 생각과 달리 종교'만' 보고 투표하는 사람 드뭅니다. 일단 가서 무조건 인사하세요.

그런데 인사하고 나서 "예수천국 불신지옥"하시면 안 됩니다. 선거 운동 중인 것 잊지 마세요. "스님들은 쓸데 없는 짓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하셔도 안 되요. 한 표 한 표가 소중합니다. 그런 거 한다고 좋아하는 유권자도 없어요.

종교 지도자가 정치하지 말란 법 없습니다. 예수님도 바리새인 까고, 예루살렘 가서도 절대 고개 안 숙이고 그랬어요. 정치해도 됩니다. 문제는 교회가 그만큼 준비가 됐는지가 '애매하다'는 겁니다.

공금 32억 원씩 횡령해서 그 돈으로 불륜 무마비도 쓰고 부인 명의 아파트 사도 멀쩡하게 12만 명이나 교회에 출석합니다. 그런 교회  자식에게 그냥 물려줘도 말 없습니다.  교인이 선물했다고 3억 짜리 벤틀리 타도 "주님의 은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교인들이 많아요.

이렇게 공인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분들끼리만 모여서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게 문제예요. 좋은 목사님도 많습니다. 정치하시면 가난한 사람 위해서 발 벗고 나서실 신앙인들이세요. 이번 기독자유민주당에 거론된 목사님들의 에피소드만 가지고도 애정남 한 편이 나왔잖아요. 누가 누구라고 설명 안 해도 다 아시겠죠?

그래도 난 예수 믿는 정당이라니까 찍고 싶다는 분들 계실꺼예요. 제가 기독자유민주당 10대 행동 강령을 보여드릴께요. 그냥 긁어온 겁니다. 진짜예요. 읽어보시면 애매할 게 없습니다. 기독교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정당이니 당연히 당수는 예수님이 되어야 할 텐데 강령에는 예수가 등장을 안 합니다. 한 번 보실까요?

자 보세요, 쭉 한 번 읽어보세요. ▲친북•종북•좌파척결 ▲좌파정권탄생반대 반국가•반사회•반기업 행위 척결 ▲지역갈등해소법제정 ▲교육제도개선및 대학 등록금 0% 대책 ▲FBI 같은수사기관 도입, 강력한 법치 확립 ▲인터넷아이디실명제 도입 ▲북한 정권과 북한 동포분리 대응법 제정 ▲수쿠크법, 동성애법, 자연보호법 저지 ▲향락산업 근절 위해 100조원 조성 및 대졸자 창업자금 대여 ▲ 국민인식 개선 등입니다.

아무리 읽어봐도 예수는 없어요. 10대 강령에 예수가 하고 싶었던 말은 없고, 반공 투사들이 하고 싶었던 말만 있어요. 애매할 거 없습니다. 이건 기독교 정당이 아니라 보수 반공 정당인데 목사님들이 껴 계신 거예요.

게다가 기독교 보수 정당이라는데 이름은 Christian Liberal  Democratic Party라며 리버럴(자유주의)을 넣었어요. 자유민주주의는 Liberal Democracy입니다. 아마 스펠링이 비슷해서 쓰신 모양인데, 정당 중 리버럴 정당은 좌파 정당입니다. 신앙적으로도 리버럴, 자유주의 이런 말은 우리 기독자유민주당 목사님들에게는 불경한 말 아니겠습니까? 애시당초 기독민주당이라고 하려다가 민주당이랑 이름이 비슷하다고 자유를 넣으셨데요. 정당 이름에 철학도 없는 당입니다.

내년 4월이면 총선이 또 있습니다. 그 사람이 장로인지 목사인지 보기 전에 이웃을 위하는 사람인가 먼저 보시면 헷갈릴 거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