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MB가 좌파인가
반MB가 좌파인가
  • 김용민
  • 승인 2012.01.03 17: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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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 지지 여부로 이념을 구분하는 철학 부재의 사회

지하철 출구에서 커피 깡통을 놓고 올라가는 사람이 있었다. 붙잡고 야단쳤다. 버스 정류장이 무질서로 가득했다. 이를 정리해 목적지별로 줄 서게 했다. 화장실에서 흡연하는 이가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가 채증했다. 세 사례에 나오는 중·고교 선도부장 같은 원칙주의자는 누구일까. 박수택 <에스비에스>(SBS) 논설위원이다.

박 위원은 정치인이 밥 사는 자리라도 반드시 자기 먹은 몫을 결제해 이목을 끌었다. 1997년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으면서는 기자 각자가 돈을 내고 도시락을 주문하는 식의 규범을 세워 청렴의 구조화를 꿈꾸기도 했다. 훗날 유야무야됐지만. 이와 관련해, 박 위원은 2005년 11월 <기자협회보>에 다음의 글을 남겼다. “외부에서 기자는 ‘빈 배와 마른 입술’만 가지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접대는 우리 언론인들의 비판 정신의 예봉을 무디게 한다.” 원칙주의와 도덕성이 특정 이념의 전유물은 아니나, 보수의 필수 덕목임은 분명하다.

박 위원은 2003년부터 환경전문기자로 일하며 대기업의 환경 쓰레기는 물론 어린이 장난감의 환경호르몬 등을 주제로 한 각종 사회문제들을 제기했다. 물론 큰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그리고 환경언론대상을 받은 기록이 있다. 이러는 본인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계부를 갖고 다니며 연비 절감에 앞장선 이력을 남겼다. ‘천혜의 자연을 수호해야 한다’ 이런 지론까지. 그는 명징한 보수다.

하지만 박 위원은 2010년 1월 인사발령 후 취재 현장을 떠나게 됐다. “간부 자리 관심없다. 은퇴할 때까지 현장 기자로 남겠다”던 뜻은 바래졌다. 주변에서는 박 위원이 4대강 사업의 환경 파괴와 예산 낭비, 경제성 과장, 정부의 엉터리 해명을 집중 제기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한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박 위원을 근거도 맥락도 없이 좌파 인사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책에 반대하면 좌파라는 이야기일까.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한 보수 논객인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도 최근 뭇매를 맞고 있다.

보수신문 <동아일보>는 1일치에서 “(이 교수가) 좌파들과 어깨동무하고 엠비를 공격하는 데 앞장섰다”고 비난했다. 4대강, 천안함, ‘피디수첩’, 비비케이(BBK) 문제와 관련해 엠비를 비판한 행적을 문제 삼으며 말이다. 이 교수에 의해 물갈이 대상으로 꼽힌 정치인들도 이런 ‘전력’을 트집 잡아 비판에 가세한다. 이 교수 주장에 반보수적 관념이 녹아 있는지 여부는 관심사가 아니다. 이 교수 역시 ‘좌파’로 내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1898, 문명의 전환>(정선태 등 지음)은 개화기 이전과 이후 보수의 다른 양상을 대조한다. 요컨대 이 나라의 보수가 개화기 이전만 해도 성리학이라는 가치를 신봉했다면, 열강의 침탈과 사대부의 몰락 이후에는 사상의 빈곤 속에 기회주의에 기댔다는 지적이다. 힘이 있으면 일본이든 미국이든 붙고, 자기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유지해준다면 독재와 장사치와도 결탁하는 이러한 맛 간 보수가 동서고금 어디에 또 있다는 말인가. 철학의 부재다. 이러니 이명박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이념을 구분하지 않는가.

한나라당이 심판의 칼날을 피하려 몸부림이다. ‘비상대책’, ‘혁신’, ‘공천혁명’ 등 상투적인 어휘가 귀에 쟁쟁하다. 개혁의 시발점은 자기반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명박 시대에 대한 냉엄한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 아울러 보수의 정체성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보수를 표방하면서도 진짜 보수를 경원시하고 또 진짜 보수에게 외면당하는 현실은 한참 잘못된 것이다.

김용민 / 시사평론가

* 한국 <한겨레>에 실린 글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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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mbfuck 2012-01-29 13:48:21
좌파든 우파든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보통 사람이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달고 사는 김씨는 그리스도인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자이다. 이 자의 같은 글이 계속 올라오는 것은 뉴조의 질을 말한다. 분별력을 상실한 시대이다.

smokybear 2012-01-06 09:32:35
우리나라는 우파가 없다보니 개념 우파가 좌파소리를 듣는 황당한 상황이 반복되나봅니다. 우파가 아니면서도 우파인척 하는 이상한 세력들을 먼저 처리해야 개념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송원희 2012-01-05 16: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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