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요금 폭탄’, 불만보다 대책 시급
‘전기 요금 폭탄’, 불만보다 대책 시급
  • 전현진
  • 승인 2012.05.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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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특수성 무시한 제도?…환경연대, ‘전기 십일조’ 등 에너지 아끼는 습관 제시

한국전력공사가 올해부터 시행한 '최대수요전력 기준 초과사용부가금 제도'로 일부 교회가 평소보다 많은 전기 요금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전기 사용 행태를 교회가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과사용부가금 제도는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10시~12시, 17시~19시)에 순간최대전력이 계약 전력을 초과하면 250%의 부가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한전 관계자는 5월 15일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설비 개선으로 계약 전력을 정확히 계량할 수 있게 돼 전기 요금을 정상화한 것이다"며 "계약 전력 초과 사용은 요일에 관계없이 순간 최대 전력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회만 예외로 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교계에선 교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며, '전기료 폭탄 피하려면 주일예배를 드리지 말라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일요일 전기 사용이 집중되는 교회는 주일에 계약 전력을 초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평일 전기 사용량에 관계없이 예배 당일 초과 전력 사용에 대한 부가금을 계속해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사용자들이 계약 전력 증설을 약정하고 이를 9월까지 이행하면 그동안 발생한 초과사용부가금을 면제할 것이라고 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요일 하루 사용되는 전력 사용량을 기준으로 계약 전력을 증설하기에는 그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것이 교계의 여론이다.

그렇다고 기독교 안에서는 불만만 쏟아내는 건 아니다. 별 생각 없이 전기를 써온 것을 돌아보고, 에너지를 아끼는 교회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대안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성수 목사는 "초과사용부가금 제도를 미리 알지 못해 당황스러워 하는 교회가 많다"면서도 "제도 자체에 반대하기보다,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 실장은 "전기 요금에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교회의 전기 사용 실태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에 쓰는 전기가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고 있는지,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며 "전기 사용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국에서, 교회가 앞장서 전기 사용을 줄여 창조 세계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환경운동연대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300명 이상 교인이 출석하는 교회 9곳의 연평균 전기 사용량은 7만 700kWh로, 일반 가정 연평균 전기 사용량 3600kWh의 20배에 달한다. 또 네온사인 십자가는 매 시간 1.5kWh의 전기가 사용되며, 한 달 사용량이 일반 가정 월평균 전기 사용량보다 많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냉·난방 설비 작동을 줄이고 실내 온도에 맞는 적절한 복장 착용하기 △교회 실내 등 및 네온사인 십자가를 LED로 교체하기 △실내 적정 온도 유지하기 △사용하지 않는 전기 플러그 뽑기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시간 전기 사용 자제하기 △환경 주일 지키기 △평균 전기 사용량의 십분의 일을 아끼는 전기 사용 십일조하기 등을 제안했다.

* 이 기사는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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