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목회로 교회 위기 극복하자'
'영성 목회로 교회 위기 극복하자'
  • 이승규
  • 승인 2009.08.1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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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둘째 날, 김영봉 목사 주제 강의

▲ 김영봉 목사는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목회자에게 가장 많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09년 7월 한국에 있는 주간지 <시사저널>이 19세 이상인 1,000명에게 직업의 신뢰도를 물었다. 개신교 목사는 33개 직업군 중 25위에 해당했다. 신부는 11위, 승려는 18위. 목사의 신뢰도만 낮은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한국 교회를 말이 많고, 일방적이고, 독선과 배타성이 있고, 무례하고, 이기적이고, 위선적이며, 이중적이고, 판단과 정죄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의 정숙희 기자가 쓴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났을까?>란 책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정 기자는 책에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목회자의 자질 문제, 지나친 헌금 강요, 교회의 대형화, 목회자의 전권과 전횡, 교회의 금권주의, 불투명한 재정 운영 등을 꼽았다.

<미주뉴스앤조이>가 주최한 제 1회 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주강사로 나선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교회 현실을 설명하며 "세상에서 가장 값진 진주가 모조품 취급을 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현실이 이렇게 된 것에는 목회자의 책임이 절대적으로 크다는 게 김 목사의 생각이다. 신학적 반성과 목사 개인의 반성, 목회 관행에 대한 반성 등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대안으로 영성 목회를 제안했다. 김 목사는 영성 목회의 신학적 기초를 세계관, 인간론, 구원론, 교회론, 성직론으로 설명했다.

"기독교 신앙의 관심은 물질세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하나님나라를 살아 그 세계를 초월하는 것이다." (세계관)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생령이다. 죄를 극복해 하나님의 형상을 찾아 생령으로 회복하는 길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열렸다."(구원론)
"구원은 개인의 사건이며, 동시에 하나님나라 사건이다. 영혼만이 아니라, 전인에 관계된다."(구원론)
"교회의 본질은 사귐에 있다. 하나님의 사귐과 그 사귐에 기초한 교우들 사이의 사귐. 교회는 종착역이 아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 교인 각 개인으로서 혹은 교회로서 세상의 변화를 위해 섬겨야 한다."(교회론)
"교회의 가장 우선적인 책임은 진정한 교회가 되는 것이다."(교회론)
"목사는 영적 여정에 있어 향도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길을 가는 사람이다. 향도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목사는 가장 진지하고 치열한 영성 생활을 해야 한다."(성직론)

▲ 신학생들은 강의가 끝난 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김 목사는 영성 목회란 위와 같은 신학적 바탕에 근거해 행하는 목회라고 말했다. 목회의 자원과 방법, 목적을 영성에서 찾으라는 얘기다. 영성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의 영성이다. 그는 목회자는 영성 생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최상의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목회자가 분주한 것은 가장 큰 직무유기라는 게 김 목사의 생각이다.

영성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까. 김 목사는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두고, 결코 양보하지 말라고 했다. 성령의 활동에 나 자신을 꾸준히 노출하라는 얘기다. 깊은 영성 생활을 하게 되면 영성이 깊고 풍요로워지며, 신앙 인격이 형성되고, 건전한 신학이 형성된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하지만 영성 생활이 부족하면 비신앙적 수단을 사용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일할 가능성이 커지고, 교권에 호소하려는 유혹에 이끌리고, 낮아지기를 꺼려하며, 탈진되기 쉽고, 분노와 불만을 품고 일하기 쉽다.

김 목사는 영성 생활을 잘하기 위해 새벽기도를 끌어안고, 목회의 모든 활동(설교 준비, 심방, 회의 등)이 일이 되게 하지 말고 예배가 되게 하라고 했다. 또 목회 활동에 있어 초점을 잃지 않도록 힘쓰라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영성 목회는 목회자 혼자 힘써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평신도 역시 영성 목회를 해야 하는데, 자신을 도상의 존재로 여기고 영성 생활을 지속적으로 힘쓰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만큼 교회를 사랑해 아낌없이 헌신하지만, 가정과 직장에서도 하나님의 소명을 분별해 행하기 위해 힘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적 훈련을 통해 스스로 영적 성장을 꾀하면서 목회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목회자의 파트너가 되라고 했다. 질문하고 사유하고 성찰하고 기도하며 연구하는 구도적 삶도 영성적 평신도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김 목사는 영성 목회 장점으로 목회의 초점, 교회의 본질을 더 철저히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성서적 비전에 더 가까운 게 영성 목회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목회자가 먼저 영성 생활에 정진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영성 목회를 또 하나의 방법론으로 여기는 것에는 경계하며 자신의 존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목회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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