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규로 따지면 P 씨는 시무장로도, 휴무장로도 될 수 없다. 그런데 당회는 교회 내규를 무시하고, P 씨에 대한 투표를 했다. 법대로 하자고 했던 일부 교인들이 출교와 정직 등의 징계를 당했다.
김상근 목사를 비롯해 모든 당회원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사이, 박 장로는 외롭게 당회에서 바른 소리를 냈다. 안수집사들이 옳은 일을 하는데, 장로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난 11월 16일 대뉴욕지구한인교협의회(교협·회장 신현택 목사) 실행위원회가 열린 뉴욕베데스다교회(김원기 목사)에서 징계를 받은 교인들의 시위에 동참한 이유다.
박남식 장로는 징계 교인들과 뜻을 같이 하는 것을 넘어서, 현재 당회 업무를 거부한 상태다. 교단 헌법에는 장로가 당회 직무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는 나와 있지 않다. 일종의 시위인 셈이다. 하지만 박 장로는 이렇게 해서라도 징계 교인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당회가 정상이 되면 복귀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로는 김상근 목사는 부모의 심정이 부족하다고 했다. 자식이 부모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집에서 내쫓을 수 있느냐는 얘기다. 박 장로는 목사와 장로가 싸우면 목사가 져야 하고, 장로와 평신도가 싸우면 장로가 져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화음을 연출해야 하는 게 목사가 할 일인데, 포용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인을 출교했다고 했다.
박 장로는 징계 교인들이 든든한교회를 10년에서 20년을 다닌 사람들인데, 함부로 출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들이 이단 사상을 주장했거나, 간음을 했거나, 교회를 분리하려는 일을 했다면 당연히 출교도 감수해야 하지만, 그저 법대로 하자고 했는데, 출교를 당한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했다.또 담임목사가 징계 교인들의 교회 출입을 막기 위해 경찰을 부르거나, 주보에 징계 교인들과 교제를 하지 말라고 광고를 내는 것도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교회 안에 자신의 뜻과 다른 목소리가 있으면 조율을 하는 게 우선이지, 사형에 해당하는 출교를 함부로 남발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장로는 이제 징계 교인들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옳은 말했다고 덜컥 출교하는 교회가 아니라, 든든한교회라는 이름처럼 교인들이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