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뉴욕장로교회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탈 많은 뉴욕장로교회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 유영
  • 승인 2016.09.0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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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회에서 장로 사망, 담임목사 청빙은 무효, 장로들 재신임 물으려 공동의회 열어

뉴욕장로교회가 담임목사 문제로 혼란함을 겪는 것도 벌써 10년이 되었다. 혼란한 교회 상황은 여성 교인과의 불륜을 저지른 2대 담임목사의 부도덕함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담임목사의 사임 과정과 복귀 등으로 홍역을 치렀고, 어렵게 3대 담임목사를 청빙했다. 

새로 부임한 목사는 신사도 운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결국 목사의 이단성이 교회 문제로 불거졌고,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교인과 반대하는 교인이 나뉘었다. 교회는 다시 혼란에 빠졌고, 목사는 사임했다. 

3년간 공백을 거쳐 4대 담임목사를 청빙했다. 하지만 혼란한 상황에서 장로들 사이에 있었던 불화가 불씨는 여전했다. 이단적 신사도 운동에 참여했다고 지적받는 장로들과 이들의 신앙을 지적한 장로들 사이에 여전한 신경전이 있었다. 4대 담임목사는 그들의 묵인 아래 쫓겨나듯 사임해야 했다. 

이 사이 교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경험했다. 교회를 떠난 이도 많았다. 400명이 넘는 교인이 장로 재신임을 묻자며 공동의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불신과 분쟁이 이어졌고,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인 채로 다시 1년의 시간이 흘렀다. 

1년 동안 공석이었던 담임목사 청빙을 두고, 뉴욕장로교회에서는 다시 풍파가 일고 있다.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공동의회의 새로운 국면

5대 담임 청빙 과정은 교회가 이전과 다른 혼란함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이전까지 일치된 모습을 보였던 당회 장로들과 은퇴 장로들 사이에 불협화음을 교인들이 확인했다. 그것도 담임목사 청빙을 결정하는 공동의회에서 말이다. 

공동의회가 열린 것은 지난 8월 7일, 11시 예배를 마친 후였다. 이날 공동의회는 남미에서 한인 교회 목회자로 사역하는 A 목사를 단독 담임 후보로 올리고 투표하기로 했다. 문제는 A 목사 검증을 원하는 교인들과 은퇴 장로들이 발언권을 요구하면서 일어났다. 사회자가 발언권을 주지 않은 것이다. 

공동의회 사회를 맡은 성호영 목사는 "당회 요구로 발언권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은퇴 장로들은 모두 사회자에게 나가 항의했다. 당시 상황을 본 한 집사는 이렇게 술회했다. 

"지난 담임목사 사임을 두고 공동의회가 열렸을 때와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발언권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가려는 교인을 집사들이 막고, 마이크도 방송실에서 내리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은퇴 장로들이 앞으로 나갈 때는 아무도 막는 사람이 없었다. 마이크도 내려가지 않았다. 목사 사임에는 당회에 동조하는 은퇴 장로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당회에 반대하는 은퇴 장로가 많다고 교인들은 받아들였다." 

발언권을 얻지 못한 장로들의 항의는 거셌다. 이들은 담임목사 후보자가 사역하는 교회에 다녀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했다. 기본적 점검이고 검증 절차였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장로들은 발언권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교회 관계자는 "청빙위원장이었던 장로가 공동의회 전에 남미에 방문했다.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다녀와야 했다. 당시 상황을 들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담임 후보자를 만나지 못하도록 무언가 작동한 것 같다고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담임목사 후보와 관련한 정보가 당회에서 말하는 것과 다르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공동의회는 담임 후보자를 찾아가 확인한 이야기를 끝내 들을 수 없었다. 서기 장로는 공동의회에서 말하지 못하도록 한 건 "남미 방문이 개인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회는 교회가 결정하는 일에 개인 의견이 더해지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전직 청빙위원장도 개인 자격으로 다녀왔다고 밝혔다"고 했다. 

은퇴 장로의 사망

8월 7일에 열린 공동의회는 극도의 혼란함을 보였다. 그리고 사망 사고가 일어났다. 발언권 제한에 항의한 한 은퇴 장로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고 C 장로는 다른 은퇴 장로들과 발언권을 요구하며 사회자에게 항의하러 나갔다가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답답함을 호소하다 자리에서 쓰러졌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교회는 이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 교회에서 회의 중 인명 사고가 일어난 것이 처음이기도 했지만, 교인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은 것과 사건 후 당회의 태도에 실망한 것이다. 교인들은 당회가 고 C 장로의 사망을 두고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 했다. 책임 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책임 지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심지어 사과도 하지 않아 더욱 실망했다. 

이 사건으로 교인들은 의견 개진도 못하게 막은 당회를 의심했다. 담임목사 문제로 10년 동안 혼란 속에 있었던 교인들이 후보자 검증을 요구한 것인데, 이러한 요구를 불법으로 규정하려고 한 당회를 이상하게 여겼다. 몇 교인들은 뉴욕장로교회가 앓아온 고질적인 문제, 사람에 휘둘리는 교회를 떠올렸다. 한 교인은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현재 서기 장로가 교인들 동의 없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려고 한다. 실제 남미에 다녀오기 전에 청빙위원회를 없앴다고 들었다. 그야말로 전횡이라고 본다. 이 일은 그저 서기 장로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서기 장로는 B 은퇴 장로의 막강한 영향력을 대변했다. 뉴욕장로교회 교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이들이 교인들 모르게 무언가 꾸미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빙 무효와 장로 재신임

당회는 그동안 진행했던 청빙을 무효로 한다고 지난 8월 14일 주보에 공지했다. 청빙위원회도 새롭게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반응을 접한 교인들은 새 담임목사 청빙보다 먼저 당회를 검증해야 한다며, 행동에 나섰다. 

교인들은 장로 재신임을 묻기 위해 공동의회를 요구하자고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현재 당회는 고 C 장로 사망 사건에 일언반구하지 않는다. 교인들은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아무도 나서서 사과하지 않는 모습이 교회에 덕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4대 담임목사를 사퇴하게 한 이유였던 교세가 부흥하지 못한 책임도 물었다. 현재 당회가 직전 담임목사를 사퇴하게 했을 때, 교인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를 들이댔다. 하지만 이들이 시무한 지난 2년 동안 교인 수는 계속 줄었다. 현재 출석 교인은 597명으로 파악된다. 2년 전인 914명에서 급감했다. 

지난 8월 7일 뉴욕장로교회 공동의회는 혼란했다. 발언권을 주지 않는 사회자와 발언권을 요구하는 은퇴 장로들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미주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교회 건물 보수 공사 예산과 집행을 두고 제직회 승인 없이 당회 독단으로 강행한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준비위는 "3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인데, 당회가 결정하고 교회에 헌금해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제직들은 이러한 재정을 사용할 때는 제직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이뿐 아니라 건물 보수 공사를 두고 한 서기 장로의 지난 발언도 문제였다. 그는 지난 7월 3일, 보수 공사 광고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지 아니 할지라도 당회는 진행하겠다"고 모든 예배 시간에 발언했다. 장로 재신임 서명을 받은 '뉴장 바로세우기 준비위원회'(준비위)는 전단을 통해 이 사건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서기 장로의 말은 예배 중 하나님을 모독하는 망령된 언사다. 스스로 반드시 하나님께 자복하고 회개해야 할 뿐 아니라, 교회는 이번 기회에 공동의회를 통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준비위는 지난 8월 14일과 28일 두 주간 서명을 받았다. 최종 서명 인원은 376명, 출석 교인 절반 이상이 장로 재신임 투표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명 원본을 당회에 제출했고, 공동의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바르게 세울 마지막 기회" 

당회는 지난 4일 주보와 예배 광고 시간을 통해 '공동의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준비위가 요구해서 당회를 여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밝혔다. 이들의 행동이 비성경적이며, 장로회 정치의 근본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회 질서를 파괴하고 분열과 혼란을 가중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당회가 밝힌 임시 공동의회 개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당회는 자진해서 당회원 전원이 신임을 받음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부적절한 서명 운동이 우리 뉴욕장로교회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뉴욕장로교회의 46년 전통에 큰 오점이 기록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당회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임시 공동의회를 결의했다." 

서기 장로는 공동의회의 이유가 된 여러 내용은 공동의회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노코멘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청빙 과정에 있었던 여러 구설은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이라고 답했다. 교회에서 생산되는 소문이 대체로 사실 확인이 가능하지 않은 소문이라고 반박했다. 

"청빙위에 관한 이야기, 청빙 과정에서 개입이 있었다는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소문은 모두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문이야 말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보수 공사와 관련한 내용도 안타깝다. 

예산과 집행을 두고 당회가 제직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당회가 제직회 밑에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 교회 내규에도 맞지 않는다. 부동산 매매 등 막대한 재정을 두고는 공동의회를 거쳐야 하지만, 보수 공사 예산에 제직회 결의가 필요하다는 건 잘못된 주장이다." 

교인들은 공동의회 개최를 반기는 분위기다. 사람이 교회의 머리가 되려고 움직이는 일들을 막아설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2대 담임목사 시절부터 이어진 잘못된 관행과 생각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륜 문제로 사임한 2대 담임목사 시절에는 당회가 군대 조직 문화 같았다.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구조였다. 목사에게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을 담임목사가 세뇌했는지 모른다. 당시에 장로였던 은퇴한 사람이 지금도 여러 결정에 영향력을 끼쳐 교회를 좌우하려고 한다. 그동안 담임목사만 바뀌었지 사람이 교회의 머리가 되려는 잘못된 문화와 생각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재신임을 통해 변화가 오기를 기대한다." 

다른 교인은 담임목사 문제로 힘들었던 지난 10년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한다. 

"지난 10년간 무엇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교회에 아파하며 떠났다. 심지어 사람이 죽었는데도 사과 한 마디 없다. 성도가 지녀야 할 책임보다 교회를 좌우하는 자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아닐까 의심이 든다. 생명과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여야 하는데 말이다. 이 시기를 허투루 보내면 교회다운 교회로 회복할 순간을 놓칠 것 같다. 어쩌면 뉴욕장로교회가 교회로 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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