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여성 목회자 차별하는 한미 노회 설립 반대!"
"2세·여성 목회자 차별하는 한미 노회 설립 반대!"
  • 김성회
  • 승인 2010.07.09 20:4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한인 여성 목사들 나서서 한미 노회 설립안 반대해 눈길

한국 교회의 교단 총회는 '선거'와 '싸움'으로 요약된다. 감투를 위한 무차별적 금품 살포와 정치적 공세가 세속 정치판 못잖다. 교단의 중요한 현안과 신학적 과제를 다루는 총회가 정치적 이해 추구의 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미국 교회는 어떨까. <미주뉴스앤조이>는 미국 주류 교단(mainline denomination) 중 하나인 미국장로교(PCUSA)의 교단 총회 현장을 찾아 어떤 주제를, 어떻게 처리해가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7월 2일부터 10일까지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리는 총회 현장에 김성회 기자가 참석해 미국장로교의 총회 현장을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 주)


"한미 노회는 여성 목회자와 2세 목회자를 지속적으로 차별해왔다. 여성 목회자로서 한인 교회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성들이 보호받을 수 없는 한미 노회의 설립에 반대한다."

남부 애틀랜타 대회 산하에 한미 노회(한인 교회만로만 구성된 노회)를 새로 만드는 안이 올라오자, 여성 한인 목회자인 테레사 조 목사(샌프란시스코 노회)는 빨간 피켓을 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장로교 총회장에 상정된 한미 노회 설립안에 한인 1.5세, 2세 여성 목사들이 나서서 강하게 반대해 눈길을 끌었다. '차별'이라는 민감한 단어가 등장하자 장내는 술렁거렸다. 이에 다른 대의원들까지 동조하며 한미 노회 설립안을 반대표를 던져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찬성 125, 반대 514, 기권 7)

▲ 총회장 전경.
한미 노회 설립안을 제출한 측에서는 통과를 낙관했다. 남부 애틀랜타 대회가 만장일치로 노회 설립을 승인했고, 총회 산하 치리기관 위원회도 찬성 43대 반대 2의 압도적인 표차로 총회에 안건을 상정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남부 애틀랜타 대회소속의 한인 목사가 찬성 입장에서 발언을 했지만 대응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대 의견을 말하는 대의원들은 모두 2세들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며 논리적으로 대의원을 설득했고, 한미 노회를 찬성하는 쪽은 써온 글을 읽으며 한인 교회가 수적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대의원을 설득했다.

"한미 노회 생기면 여성 목회자들에게도 더 좋을 텐데…"

▲ 김상영 목사.(조지아한인장로교회 담임)
지난 1년간 노회와 대회를 오가며 한미 노회 설립을 준비해온 김상영 목사(조지아한인장로교회 담임)는 "벌써 4개의 한미 노회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대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하고 치리기관 위원회도 압도적인 차로 통과했는데, 현장에서 2세 여성 목사들이 반대를 심하게 해서 실패했다"며 한인 여성 목회자들을 탓했다. 

김 목사는 여성 목사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그래도 한인 교회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고 되물었다. 지역에서 한인 노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김 목사는 "총회장에서 한국 사람들끼리 싸운 것이 매우 아쉬웠다"고 했다.

"6년 동안 노회에 가봤지만 영어의 문제 때문에 같이 가고자 하는 장로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장로교단 소속으로 더 역할을 해보고자 노회를 제안한 것이었는데 (부결돼서) 무척 아쉽다. 한미 노회가 만들어지고 교회가 성장하면 여성 목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하지만 한미 노회 설립 이유에 한인 교회의 성장이라는 현실적인 이유 외에도 '동성애자 안수 여부 문제'도 결부되어 있었다. 김 목사는 "동성애자 안수 결정 권한이 노회로 넘어오기 때문에 성경적으로 어긋나는 안수를 막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며 동성애자 안수 문제가 노회 설립의 이유 중 하나였음을 숨기지 않았다.

여성, 2세를 위해서 한인 교회도 지역 노회에 머물러야

사회정의 위원회의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미국장로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테레사 조 목사(샌프란시스코 노회)는 차세대 리더십을 키우는 일에도 관심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한인 교회는 여성 차별뿐 아니라 2세, 3세 등 차세대 리더십을 키우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 지역 노회에 머무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2세 목회자들이 한인 교회에 자리를 구하려고 하면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채용이 되지 않는다. 2세 여성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훨씬 적다. 교단의 정책과 어긋난다."

일부에서는 동성애자의 안수에 반대하는 또 하나의 노회 설립을 반대하기 위해 (한인들의 동성애 반대는 교단 안에서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반대표를 던진 대의원들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런 이슈는 알지 못했고 전혀 관계없다"고 조 목사는 말했다.

내셔날캐피탈 노회 부회장인 예나 황 목사도 "한인 교회는 한국어를 못하는 2세와 3세를 차별했고, 여성 장로의 안수나 여성 목사의 안수를 매우 꺼려한다. 지역 노회에 머물면서 PCUSA와 하나가 되는 것이 교회의 발전에 도움 되는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애틀랜타 한미 노회의 결성에 대한 찬성 반대 토론이 종결됐고 바로 표결에 들어가서 안건은 80%의 압도적인 차이로 부결됐다. 표결이 끝나고 정회가 선포된 후 흥분한 한미 노회 지지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던 목사에게 심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노회의 설립 조건이 대회 산하 12개 교회에서 10개로 축소돼서 한미 노회 설립안이 가능했다. 한미 노회는 지역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통과됐으면 앨라배마, 인디애나 등의 한인 교회도 가입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총회의 거부권 행사로 한미 노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5개의 지역의 동향이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돕 2010-12-05 12:27:25
나도 동감합니다. 자기들이 노회 안에서 목소리를 못내니까.. 자기들끼리 노회 만들자는 것인데.. 참 웃기지도 않습니다. 완전 패거리 만들어서 마음에 안드는 목사는 내 쫓아 버리고... 그동안 미국노회에서 받은 것이 있으면...이제는 좀 갚아야 할텐데...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나그네 2010-12-05 12:11:43
한인 노회가 설립 되지 않은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본다. 미국 목사들 앞에서 다투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짓들을 막는 방법은 미국 노회로 끌어 들이는 것이다. 노회 안에서 자리 싸움하는 것도 덕이 되지 않는다. 부끄러운 일이다. 돈 내는 큰 교회 중심의 한인 노회는 해체가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