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허락하는 미국 사회 풍토 때문에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들이 전사했다며 미군들의 장례식장에서 "하나님, 죽은 병사들에 대해 감사드립니다(Thanks God for dead soldiers)"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등의 돌출 행동으로 세간의 이목을 끄는 웨스트보로침례교회 교인들이 이번에는 엘리자베스 에드워드 씨의 장례식에서 "하나님, 유방암을 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2004년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에드워드 씨(61)가 지난 12월 7일 지병인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장례식에 1만 2,000여 명의 추모객들이 고인의 가는 길을 함께 애도했다.이 자리에는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들이 있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였다'며 '미국에서 나가라'는 주장에서 '오바마가 무신론자다'는 피켓까지 논쟁이 될 만한 문구를 적은 피켓을 장례식장에서 들고 나타나는 웨스트보로침례교회 교인들이었다. 이들의 돌출적인 행동은 결국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재판이 벌어지고 있다.
웨스트보로침례교회가 이 같은 돌출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웨스트보로침례교회 측은 성명서를 통해 "엘리자베스 씨가 방송국과의 인터뷰 중에 교통사고로 죽은 아들 이야기를 하며 '나의 하나님이 내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말하며 하나님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처럼 행세했다"고 시위를 계획했다고 했다.
실제로 웨스트보로침례교회 교인들을 자극한 주제는 하나 더 있었다. 존 에드워드 전 연방 상원 의원은 지난 2007년 한 인터뷰에서 "내 아내는 동성 결혼 이슈에 대해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에드워드 씨의 입장을 웨스트보로침례교회 교인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날 이들은 "동성애는 죄악이다", "하나님, 유방암을 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나, 엘리자베스 씨를 지지하는 다수의 지지자들에게 묻혀버렸다.엘리자베스 씨는 남편이었던 존 에드워드를 상원 의원과 대통령 후보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었으나 유방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존 에드워드 전 상원 의원은 그런 아내와 함께 역경을 헤쳐 가는 모습으로 큰 지지를 받았었으나 혼외정사로 딸까지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비난을 샀었다. 반면 엘리자베스 씨는 고난을 딛고 끝까지 병마와 싸우며 자서전을 내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메시지를 전하려 끝까지 노력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