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의원부터 앨라배마 주지사까지
황우여 의원부터 앨라배마 주지사까지
  • 김성회
  • 승인 2011.01.20 18: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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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치인들의 종교별 분포 살펴보기

최근 한국에선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애중회(법조계 개신교 신자 모임)'에 참석해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14명의 대법관 중 5명의 임기가 2011년에 끝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타 종교계와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황우여 의원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크리스천들이 하는 식의 덕담을 한 것"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출처 : 황우여 의원 웹사이트)
한국에선 황 의원의 종교 발언으로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앨라배마 주지사로 당선된 로버트 밴틀리(공화당) 주지사. 밴틀리 주지사는 취임식 후 거행된 예배에서 "여기 참석하신 분들 중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사람들은 나의 형제자매지만, 만약 예수를 믿지 않는다면 당신은 나의 형제자매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밴틀리 주지사는 취임식 직후 덱스터에비뉴침례교회(Dexter Avenue King Memorial Baptist Church: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목회를 했던 교회)에서 "나는 모든 사람들의 주지사다. 내가 공화당 소속으로 선출됐지만 주지사로서는 색맹(정당 구분을 안 하겠다는 뜻)으로 살겠다"는 발언 직후에 이와 같이 말했다. <버밍햄뉴스>는 밴틀리 주지사가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형제자매다. 우리가 만약 갈은 아버지(하나님) 아래서 크지 않았다면, 당신과 나는 형제자매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형제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발언에 여러 단체가 반발을 하고 나섰다. 미국인무신론자회(American Atheists)의 데이브 실버맨 회장은 즉각 성명을 내고 "벤틀리 주지사는 앨라배마 주 주민들에게 종교를 기준으로 편을 가를 것을 강요하고 있다. 밴틀리 주지사의 말대로 하면 앨라배마 주의 주민들 중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만 앨라배마 주 최고위 공무원(주지사)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주지사는 선거로 뽑히는 것이지 주민 중 기독교인의 비율로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미국인무신론자회에 따르면 앨라배마 주에 사는 주민 중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의 숫자는 30만 명이다.

미국 내 정치권, 법조계의 종교별 분포 현황

▲ 로버트 밴틀리 앨라배마 주지사. (출처 : 로버트 밴틀리 웹사이트)
미국 법조계와 정치권 사람들은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을까. 미 연방대법원 판사들은 종교별 인구 분포와 전혀 상관없는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미연방대법원은 9명의 판사로 구성되어 있다. 2009년 2명이던 개신교인이 모두 은퇴하고 공석을 천주교인과 유대교인이 메워 현재는 6명의 천주교 신자와 3명의 유대교 신자로 구성되어 개신교인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미연방대법원이 구성된 이래 복무했던 판사들을 종교별로 구분해보면 개신교 82명(장로교 19, 성공회 35), 천주교 12명, 유대교 7명, 유니테리언 10명, 비기독교 1명이었다. 전반적으로는 개신교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유대교 2명, 천주교 3명, 성공회 2명, 기타 개신교(장로교가 아닌 개신교) 2명으로 구성비가 바뀌었다 2010년 마지막 남은 개신교 신자였던 존 스티븐 판사가 은퇴하고, 그 자리에 오바마 대통령이 일레나 케이건 판사(유대교)를 지명하면서 천주교 6명, 유대교 3명이 됐다.

미 의회, 개신교 의원이 전체 56.8%

미국인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미 연방 상·하원 의원(총 535명)들은 어떨까. 일반인의 종교별 분포와 비교해보자. 퓨포럼과 의회 조사 전문 기관인 CQ Roll Call의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 의원은 304명으로 전체의 56.8%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인 중 개신교의 비율은 51.3%로 크게 다르지 않다. 천주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의원: 29.2%, 미국 성인: 23.9%). 결국 미 연방 상·하원 의원 중 86%가 기독교인이다. 개신교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침례교(68명)였고, 감리교(51명), 장로교(45명), 성공회(4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재침례파나 순복음교인은 없었다.

하지만 유대교의 경우는 의원 중 39명으로 7.3%의 비율을 보여, 미국 성인 중 유대교인은 1.7%에 불과한 것에 비해서는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종교가 없다고 대답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16%가 종교가 없다고 대답했고, 6명의 의원들은 종교를 밝히길 거부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18대 국회의원 299명 중 개신교 의원은 118명으로 전체의 39.5%를 차지했고 천주교 78명(26.1%), 불교 54명(18.1%)이 뒤를 이었다. 종교가 없다고 대답한 의원도 43명이었다. 천주교와 개신교를 합칠 경우 비율은 65.6%로 뛰어오른다.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종교 인구 비율은 53.6%이며, 비종교인은 46.4%이다. 전체 인구 중 종교별 인구 비율을 보면 불교가 26.3%로 가장 높고 개신교가 18.6%, 천주교가 7%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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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두기 2011-01-21 23:16:43
황의원의 발언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모임에서 한 말인데 왜들 참견입니까? 기독교인들이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세상의 모든 위정자들과 지도자들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입니다. 기독교 모임에서 한 덕담이고 그들 들으라고 한 말도 아니니 사과할 필요가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앨라바마 주지사가 교회에서 한 말은 비신자들이 들으면 좀 기분나쁠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