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 최유진
  • 승인 2011.04.18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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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조용기 목사 약속 이행 촉구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종운·백종국·오세택·정은숙)가 4월 12일 오후 4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용기 목사는 2007년 개혁연대와의 면담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관련 재단에 친·인척 중용을 배제하고, 3년 후에는 대표이사직 은퇴를 약속했었다. 하지만 약속 기한인 5월 14일이 한 달 정도 남아 있는데, 여전히 친·인척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조 목사의 대표이사 은퇴에 관한 언급은 없는 상태다.

   
 
 

▲ 개혁연대는 4월 12일 오후 4시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조용기 목사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유영

 
 

개혁연대 경과보고에 따르면, 2007년 면담 이후 조 목사는 어느 정도 약속을 이행했다. 2008년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모든 재산을 순복음선교회에 편입시켰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이영훈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웠으며, 지성전을 독립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그러나 2010년 9월 순복음선교회 이사로 차남 조민제 씨가 취임하면서 조 목사는 친·인척 배제에 관한 약속을 어기기 시작했다. 부인 김성혜 씨도 순복음선교회 및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이사로 선출되고, 조 목사 자신도 <국민일보> 발행인 겸 회장에 취임했다. 그 외에도 김성혜 씨는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회장과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예목사로 취임했으며, 장남 조희준 씨도 사랑과행복나눔 재단 대표 사무국장과 엘림복지회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개혁연대에 보냈던 공문. (자료 제공 개혁연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친·인척 등용 문제는 과거부터 지속되어 왔다. 정운형 목사(개혁연대 집행위원장)는 2007년 조 목사와의 면담 및 내용에 대해 "2007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대한 문제 제기가 교회 안팎으로 많이 있었고,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관련 단체의 요직을 조 목사의 친·인척들이 맡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친·인척 등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교회 재산이 조 목사 가족의 것처럼 사유화되는 것이다. 정 목사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용기 목사) 가족 중 한 명이 '목사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재산 정리를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가. 조 목사의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자리와 재산 싸움 때문에 한국교회 이미지는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장로들이 다수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님께 드리는 공개 서신

"목사님,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관련 기관 친·인척 중용 배제와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 사임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는 지난 2월 24일 보내 드린 '조용기 원로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드리는 질의서'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하였기에 유감과 우려를 표합니다. 개혁연대는 조 목사님과 귀 가족들의 명예, 나아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한국교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2007년 5월 16일 보내 주신 공문(문서번호: 순가홍 제2007-08호, 제목: 개혁연대 '조용기 목사' 면담 내용의 건)을 통해 약속한 바를 반드시 이행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1.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관련 기관의 요직에 친·인척을 배제하십시오

조 목사님께서는 보내 주신 공문을 통해 "최근 외부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교회와 재단 법인 내부의 친·인척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였으므로, 차제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독립될 지성전, 그리고 (재)순복음선교회에 친·인척 중용을 배제한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는 '교회가 더욱 건강히 세워져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고, 저희도 이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최근 이 약속을 어기고 계시기에 유감입니다. 이미 보내드린 질의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말씀 드렸듯이, 최근 아내 김성혜, 장남 조희준, 차남 조민제 씨를 각 재단 이사 및 요직에 재기용함으로써 약속을 깨셨습니다. 특히 최근 교회 내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는 김성혜 씨를 교회 내규와 교단 헌법상 아무런 근거도 없는 자리인 명예목사로 세우신 결정은 대단히 잘못된 판단입니다. 이러한 인사는 건전한 교회 운영을 방해하고, 친·인척들의 교회 재산 침탈을 야기하기에 심히 위험합니다.

교회 및 관련 기관의 재산은 절대로 조 목사님 가족의 소유가 아닙니다. 친·인척들의 교회 재산 침탈로 인해 조 목사님과 귀 교회가 겪었던 숱한 고통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가족을 위한 과도한 배려는 결국 조 목사님의 명예를 더럽히고, 교회의 건강한 발전을 거스르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죄악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약속대로 친·인척들이 교회 및 관련 기관 요직에서 물러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 2011년 5월 14일 이내에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십시오

조 목사님께서는 보내 주신 공문을 통해 "200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직을 은퇴한 이후, 순복음선교회에서 파송된 선교 사업 등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위하여 부득이 (재)순복음선교회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되, 그 시한을 최장 3년으로 둘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이는 '후임 이영훈 목사의 안정적 목회'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하셨고, 저희 또한 동의합니다. 원로목사로 추대되신 날이 2008년 5월 14일이므로, 은퇴 후 3년 시점은 2011년 5월 14일입니다. 이날이 바로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약속하신 시한입니다. 오늘로부터 약 한 달 남았습니다.

개혁연대가 순복음선교회를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 목사님께서는 은퇴 후 후임에게 목회를 맡기고 간섭하지 않겠다고 여러 자리에서 수차례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조 목사님께서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을 지키고 계시는 한, 자율적인 목회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잘 아시는바,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20개 제자 교회들, 그리고 관련 단체들의 재산과 운영의 중심입니다. 순복음선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20개 제자 교회들의 재산을 관할합니다. 또한 각 제자 교회들의 헌금 중 20%는 순복음선교회로 귀속됩니다. 순복음선교회 산하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각 제자 교회들에 소속된 성도들의 헌금과 봉사는 관련 기관인 국민일보, 한세대학교, 사랑과행복나눔, 엘림복지회, 굿피플인터내셔널 등의 운영에 중심 역할을 합니다. 결국 교회 및 관련 기관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힘은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에게 있습니다. 조 목사님께서 자리를 떠나지 않는 한 자율적인 목회 운영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또한 관련 기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친·인척들의 교회 재산 침탈과 이로 인한 각종 의혹들도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건강한 발전과, 조 목사님의 명예로운 퇴진을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4년 전 하신 약속을 지키셔야만 합니다. 친·인척들을 사퇴시키고, 조 목사님도 순복음선교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십시오. 만일 2011년 5월 14일 토요일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으신다면, 저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해 불의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조 목사님,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목사님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합니다.


2011년 4월 12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 백종국, 오세택, 정은숙

대표이사 사퇴에 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방인성 목사(개혁연대 집행위원)는 "2007년 조 목사가 대표이사 사임에 관해 '당장은 담임목사 사임과 함께 대표이사 은퇴는 어렵다. 적어도 3년은 행정 절차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5월 14일이 되면 약속한 3년이 된다. 그러나 최근 조 목사의 친·인척 중용 등 행보를 보면 공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 목사가 개혁연대와의 약속을 왜 이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운형 목사는 "한국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이 조 목사를 롤 모델로 보고 있다. 단순히 설교나 영성을 넘어 그의 행보는 한국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고 했다. 

정 목사는 '조용기 목사님,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라는 서한을 낭독하고 기자회견을 끝냈다. 아래는 서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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