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교인도 과세를 추진하겠다"고 말해 목회자 납세 논쟁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가 정부 계획에 반대를 표명했다. (관련 기사 : 목회자들 이제 세금 제대로 내나) 홍재철 대표회장은 3월 23일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종교인의 세금 납부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종교인 과세에 소극적이었다. 종교인이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면 받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3월 19일 박 장관이 세금 징수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여기에 한기총은 "현행대로 낼 사람은 내고 안 내는 사람은 놔두라"고 받아쳤다. 홍 대표회장은 "지금은 예민한 시기"라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종교인 과세를 주장한 정부의 의도를 의심했다.
홍 대표회장은 원칙적으로 목회자 납세에 반대한다. 목회자는 근로자가 아니라 봉사하는 사람이므로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것. 교인이 세금을 내고 헌금하는데, 헌금에서 다시 세금을 떼면 이중과세라는 주장도 했다. 손석희 아나운서는 "기부를 받는 시민 단체도 세금을 내고, 돈을 내는 사람이 다시 세금을 내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이 낸다"며 반박했다. 홍 대표회장은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납세 반대 논리인 '목회자의 경제적 어려움'도 언급됐다. 홍 대표회장은 "목회자의 80%가 세금을 낼 형편이 못 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손 아나운서는 "면세점 이하의 목회자들은 소득 신고를 하면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불투명한 재정으로 비판받는 교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 지적에 대해서도 홍 대표회장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15분가량 이어진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논쟁은 이뤄지지 않았다. 홍 대표회장은 계속해 이중과세나 목회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만 되풀이할 뿐, 진행자의 반론에 반박하지 못했다. 오히려 진행자에게 충고를 들었다. 홍 대표회장이 "목회자들이 평생 봉사와 헌신하며 가난하게 산다"고 하소연하자, 손 아나운서는 "그런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일침했다.
김은실 / 한국 <뉴스앤조이>기자
* 이 기사는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