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 "분쟁은 내 부덕 탓…나를 탓하라"
강준민 목사, "분쟁은 내 부덕 탓…나를 탓하라"
  • 박지호
  • 승인 2009.11.09 03: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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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주일예배 때 입 열어…심경 묻자 '죄송하단 말밖에'

   
 
  ▲ 강 목사는 11월 8일 주일예배 때 마지막 인사를 하며 입장을 밝혔다.  
 
동양선교교회 강준민 목사가 사임을 선언했다. 교인들도 예상치 못했던 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LA 지역 언론들도 연일 강 목사의 사퇴 소식을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강 목사는 11월 8일 주일예배 때 마지막 인사를 하며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강 목사는 "제 부덕으로 교회가 화평하지 못하고 분쟁을 겪어야 했다"고 사죄했다. 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누구도 탓하지 말고 나를 탓하라"며 갈등의 책임을 본인에게 돌렸다.  

강 목사는 7일(사퇴 선언 다음 날) 새벽예배 설교를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물러났다. 이날 주일예배 설교는 석태운 목사(세리토스동양선교교회)가 대신했다. 강 목사는 설교 이후 잠깐 등장해 2분 분량의 고별사만 낭독했다. 강 목사가 강단에 서자 교인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박수가 30초가 넘게 이어지며 끊이질 않자, 강 목사가 몇 번이나 손을 내저으며 진정시켰다. 

사임의 배경과 이유에 대해 설왕설래 말이 많았지만, 강 목사는 "기도하던 중에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래 전부터 지도력의 한계를 느끼며 사임을 고려해왔다"며 갑자기 결정한 일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어 강 목사는 교인들과 임동선 원로목사와 당회원들을 차례차례 언급하며 용서를 구했다. 성도들에게는 "저의 부족으로 상처와 아픔을 갖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임동선 원로목사에 대해서는 "이 시대 바울과 같은 분"이라며 "동양선교교회를 세우시고 헌신한 목사님과 가족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 목사는 "당회 장로님들과 온 성도들이 한 마음이 되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과 부흥이 있길 기도한다"며 인사를 마무리했다. 예배 후 강 목사는 교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교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다. 교인들과 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강 목사에게, 교인들은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고 소리치며 다시 박수를 보냈다. 

강 목사에게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서 묻자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 교인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강준민 목사.  
 
다음은 강 목사 발언 전문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제가 아끼고 사랑하며 섬겼던 동양선교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 사임은 제가 기도하던 중에 스스로 결정한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지도력의 한계를 느끼며 사임을 고려해왔습니다. 기도하던 중에 사임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사랑하고 섬겨준 장로님들, 믿음으로 기도해주신 권사님들, 모든 집사님과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제일 먼저 성도님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제 부덕으로 교회가 화평하지 못하고 분쟁을 겪어야 했습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누구도 탓하지 마시고 저를 탓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 분 한 분을 대하면 누구나 다 좋은 분들입니다. 사랑의 추억을 만든 분들입니다. 그런데 저의 부족으로 상처와 아픔을 갖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둘째, 원로 목사님을 잘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임동선 목사님은 이 시대 바울과 같은 분입니다. 목사님을 통해서 선교의 헌신, 복음의 열정, 진리를 사수하기 원하시는 참 좋은 헌신을 배웠습니다. 동양선교교회를 세우시고 헌신해온 목사님과 온 가족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셋째, 덕이 부족해서 당회 장로님들과 어른들을 잘 섬기지 못했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제가 떠난 후에 당회 장로님들과 온 성도들이 한 마음이 되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과 부흥이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이민자들에게 복음을 통해 소망을 주는 동양선교교회로 우뚝 서기를 기도드립니다.

지난 8년 동안 성도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 번 성도님들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축복이 성도님들의 가정과 온 가족에 넘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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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okybear 2009-11-11 07:21:39
적어도 떠날때 모습은 목회자다운, 기독요인 다운 면모가 보입니다. 아쉽기만 합니다.

maxman 2009-11-11 05:47:29
진실로 원하는 교인의 자세는 무었일까? 항상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초심의 마음으로 모든일을 대한다면 좀더 순수하고 따뜻해 지지 않을까? 가진것을 지키고자 얼마나 많은 욕을 보였는가..

코람데오 2009-11-10 12:20:33
정해진 시간이나 시기가 너무 늦어서 다시 돌이킬 수 없어, 기회를 놓치고 일이 지나간 뒤에 때늦은 탄식을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