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회자도 '교회 세습'하나요?
미국 목회자도 '교회 세습'하나요?
  • 방지은
  • 승인 2010.03.17 13: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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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목회자에게 묻다' (3) '교회 세습'에 대해서

한때 한국의 대형 교회에서 '교회 세습'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미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지만, '교회 세습' 논쟁도 뜨거웠다. 세습은 "교회가 목회자에 의해 세워지고, 유지될 수 있다는 심각한 신학적 오류가 낳은 결과"라는 비판에, "세습이야말로 가장 성서적인 것"이라고 맞선다.

미국 교회에도 교회 세습이 있을까. <미주뉴스앤조이>가 미국 목회자 10명에게 물었다. 미국 교회도 세습을 하는지, 교회 세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은 노진산 목사(뉴욕 리빙페이스커뮤니티교회)가 했고, 10명 중 8명의 목회자가 답변을 했다.

교회 세습에 대부분 부정적

응답자 대부분 교회 세습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다. 세습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 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아들이 목회자의 길을 가더라도 다른 교회에서 사역의 길을 걷도록 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랜스 루이스 목사(the Presbyterian Church)는 "개인적으로 교회가 기업처럼 세습을 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 내 아들이 목회를 한다면 다른 교회로 가도록 할 것이다"고 대답했다. 팀 라이스 목사(Trinity Presbyterian Church)는 "교회 세습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들이 사역의 부름을 받는다 해도 나와 함께는 아니다. 나는 교회 세습에 대한 질책과 견제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흑인 대형 교회는 세습 잦아

미국 교회에서도 교회 세습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흑인 대형 교회나 교단에 소속 되지 않은 교회들 중에서 세습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랜스 루이스 목사(the Presbyterian Church)는 "흑인 대형 교회는 대부분 세습을 하고 있다. 대형 교회가 한 가족이 운영하는 소형 제국과 닮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일부 흑인 교회의 세습 행태를 비판했다.

교회 세습 문제는 미국 교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런 바흐 목사는 세습이 미국 내 많은 교회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교회의 경우  이런 일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익명의 목사는 "한국의 봉건적인 구조에서는 세습이라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으나 미국의 실정은 다르다"며, "교회에서는 사역자에게 새로운 직책을 줄 때에 그가 목회자의 가족인 경우 편의를 봐주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회자에 의한 상명하달식 구조가 아닌 장로와 교회 성도들의 이해와 승인 속에 차세대 리더십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설문조사 내용 전문이다.

랜스 루이스 목사(the Presbyterian Church)

미국 흑인 대형 교회는 대부분 세습을 하고 있다. 대형 교회가 한 가족이 운영하는 소형 제국과 닮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습 체제를 따르는 목사 대부분은 아내를 동료 목회자로 고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들이 아버지의 목회자 직위를 계승하는 것도 찬성하지 않는다. 만약 아들이 진실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목회자의) 자질을 갖추었다면, 한 도시의 다른 교회나 다른 도시의 교회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팀 라이스 목사(Trinity Presbyterian Church)

나는 세습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 아들이 (목회자) 사역의 부름을 받는다면 다른 교회로 가도록 권장할 것이다. 자매 교회들 중 한 곳으로 부름을 받는다 해도 나와 함께는 아닐 것이다. 세습은 미국 문화에서 특히, 교회와 관련해 굉장히 민감한 이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교회 세습에 대한 견제가 계속 되었으면 한다.

익명

아론의 전례를 보면, 그는 제사장 직위를 아들에게 넘겨주었지만 그다지 특별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는 목사들이 교회를 누구에게 넘겨줄 것인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사실이 불편하다. 오히려 당회나 회중(혹은 공동의회)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랍 레베르트 목사(Missionary & pastoral ministry)

세습은 미국 문화에 있어서 이질적인 것이다. 아버지 사역의 선례를 따르는 아들은 대개 자신의 장점 및 재능에 기초해 사역의 기회를 찾는다.

앨런 바흐 목사(Coordinator for Church Planting Center in Redeemer Presbyterian Church)

세습은 미국 내 많은 교회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교회의 경우 이런 일이 많이 생기는데  이 결과 리더십이 흔들리거나,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목사는 세습을 해서는 안 된다.

하워드 챈 목사(Queens Herald Church)

내 생각에는 교회 구성원들이 목회자의 아들이 교회를 이어 받기를 원하고 그것을 공식 통로를 통해 결정한다면 세습에 그다지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목회자 본인이 교회 세습을 밀어붙이는 것은 건강한 교회의 모습도 아니고 교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만약 세습이 그렇게 이루어진다면,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날 것이다.

38년간 목회 활동을 해온 익명의 목사

내가 여태껏 섬겨 왔던 모든 교회에서는 사역자에게 새로운 직책을 줄 때에 그가 목회자의 가족인 경우 편의를 봐주는 경우는 없었다. 나의 개인적인 확신은 교황이나 주교에 의한 상명하달식 구조가 아닌 다수의 장로들이 교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장로들이 교회 성도들의 이해와 승인 속에 차세대 리더십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상명하달식의 후계자 결정에 반대하는 바이다.

성경은 연장자들(사도하지 않았거나 가족적 주교 직위가 아닌)이 지도권 승계(회중의 이해와 확인이 따르는)를 결정할 임무가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나는 상의하달식 승계 결정을 반대하는 것이다.

앨버트 원트 목사(Grace Faith Church)

목회자의 선정은 당회의 선정과 공동의회의 지지를 받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교회가 이를 행하기 위해선 정형화된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목회자는 교회의 지도자로서 성령이 모든 회중을 인도하여 예수님의 뜻대로 후임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미국에서 2세대나 3세대 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교회 미래에 대한 공동의 소유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건 아마도 성경적이라기보다는 문화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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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2010-04-06 07:29:39
미국에서 공부하지 않으셨죠? 신앙생활도 하시지 않으셨죠? 그리고 미국 목회자들과 직접 인터뷰도 하지 않으셨죠? 그럼에도 불구하구 그 넓고 다양한 미국교회를 이렇게 단순하고 간단하게 정리하신 것을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simonpark 2010-03-19 17:59:13
제가 속한 미국장로교 (PCUSA)는 엄격한 절차가 있습니다. 일단 현재의 담임목사가 떠난후에 임시 목사를 초빙하여 교회전체를 점검하고 노회의 허락 아래 청빙 위원회를 구성 합니다. 그후에 투명하고 체계적인 절차를 거치어 새 목사를 추천하여 공동회의에서 인준 합니다. 노회를 통하여 다른 노회에서의 이전을 허락 받아야 합니다. 완전한 제도는 아니지만, 교회내에서 몇사람 주도로 선정하는 것 보다 차후에 문제가 적습니다. 귀찮아서 (?) 절차르 생략하는 교단 소속 한인교회들이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세습은 글쎄요....